화녕가
이영희 지음 / 델피노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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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범의 볼기짝에서 피 묻은 살점이 튀어 오르는 것 같다. 멍석에 말려 있으니 보일 리가 만무한데 11살 인서에게는 정말 그렇게 보였다. 하지만 주인댁 도련님인 인서에게는 그걸 말릴 힘이 없었다. 연지곤지 칠한 사내가 여인보다 고운 목소리로 가락을 뽑아내고 있었다. 이제 광대들도 전통 창가와 마당놀이가 아닌 신 유행가와 신파극을 선보이는 시절이었다. 같이 오던 아범이 어쩌려고 이러시냐고 어서 가시자 몇 번이나 재촉했지만 인서의 발걸음은 홀려 버렸다. 그러니까 이 사단은 모두 인서의 탓이었다. 지금 인서가 나서는 것은 기름을 들이붓는 일이라는 것을, 인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고작 고개를 비틀어 눈을 감고 광경을 외면해 보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인서는 곧 그마저도 끝까지 하지를 못했다. 능라 비단 스치는 소리를 내면서 서씨 부인이 다가온 탓이었다. 서씨 부인이 손수 인서의 고개를 돌려놓았다. 인서가 기억하는 처음부터 서씨 부인은 정이 없는 사람이었다. 아니 인서에게 유독 한겨울 얼음판이었다. 서씨 부인이 인예에게는 다정히 손을 내밀었다. 인예가 인서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술띠를 틀어쥐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화녕가를 읽고 느낀점은 일제강점기에 노래를 부르면서 했다는게 믿기지가 않고 감동적이었고 머리에 꽃장식을 한 표지를 보니 그 시절과 잘어울린다고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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