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의 편지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가족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고 누구보다 늦게 잔다. 일찍 일어나는 것은 남편과 아이들에게 아침을 차려 주고 도시락을 싸 주기 위해서. 늦게까지 깨어 있는 것은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비밀 일'을 하기 위해서. 일기를 쓴다. 사실은 글을 잘 쓰지 못한다. 아니, 못 쓰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 일기는 짧으니까 괜찮다. 그날, 내 가슴속에 생긴 '마음의 독'을 솔직한 말로 변환하기 위해서다. 일기를 쓰는 행위가 나에게는 '정화'다. 누군가에게 하소연할 때와 비슷한 소소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처음 일기를 쓴 것은 일 년쯤 전의 일이다. 직장 상사의 갑질 발언에 무진장 화가 나서 나도 모르게 욕을 쓴 것이 시작이다. 말은 때로 사람의 마음을 상처 입힌다. 그래서 나는 안심하고 내 속의 '독'을 계속 토해 왔다. 5월의 초록 바람이 부드럽게 옷깃을 스쳐 갔다. 향 짙은 얼그레이가 담긴 하얀 컵 안에서 나뭇가지 사이로 내린 햇빛이 살랑살랑 흔들렸다. 오픈한 지 딱 3개월 된 '파티스리 미하루'는 레어치즈케이크와 홍차 밀푀유가 일품으로, 입소문이 단번에 퍼져 가고 있다. 청초한 옷을 단정하게 입은 이오리는 이 가게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데, 고등학교 동창생과 차를 마신다고 캐주얼한 차림으로 온 나는 혼자 붕 떠 있지 않은지 불안해졌다. 수요일의 편지를 읽으면서 수요일에 편지를 보낸다는 점에 희망과 용기를 얻으며 나도 언젠가는 수요일에 편지를 보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북유럽, #수요일의편지, #모리사와아키오, #문예춘추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