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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 : 옥구슬 민나 ㅣ 림LIM 젊은 작가 소설집 3
김여름 외 지음, 김다솔 해설 / 열림원 / 2024년 5월
평점 :
나의 장례미사가 있는 날이다. 직각의 빛은 하나의 울타리처럼 보인다. 나는 죽었다. 나는 죽었고, 성당 안의 사람들은 모두 나의 안식을 위해 모였다. 그들의 기도는 내게 들리지 않는다. 봉사자들이 삼나무로 짠 관과 나의 영정사진, 촛불과 생화를 운반한다. 너무도 경건한 분위기에 어쩐지 하품이 나오려 한다. 죽음이란 이상한 종류의 깨달음을 준다. 나는 이곳에 조금 더 머무르기로 했다. 나는 여전히 루가 좋아하는 예술가들의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고, 귀신이 되어 이름도 모르는 프랑스 감독의 영화를 훔쳐본다. 귀신이라는 건 무엇이든 훔쳐볼 수 있다는 것을 뜻했다. 그럼 나는 그들을 쫓아가 어깨에 올라타거나, 목에 매달린 채로 하루를 보냈다. 인간은 안쓰러운 존재였다. 이제 내게는 삶에 대한 어떤 책임도 남아 있지 않다. 나는 히로세 유코의 포스터를 보며, 나의 기일이 히로세 유코의 신작 개봉일과 약 일주일 정도의 간격을 두고 있음을 기억해낸다. 그러나 나는 히로세 유코의 신작을 끝내 보지 못한 채 죽었다. 슬슬 실내에만 있는 것이 지겨워질 때면 청계천을 걷는다. 림:옥구슬 민나를 읽으면서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고, 젊은작가소설집이라 여러작가들의 소설들을 읽게되어서 즐거웠고 재미도 있었다. 그리고 귀신이 되어 돌아다닌다는게 보이지는 않지만 특이하기도 했고 슬프기도 하고 글을 잘썼다고 생각했다.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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