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는 단정히 받쳐 입은 셔츠 위로 랩 코트 형태의 흰 유니폼을 차려입은 채 검고 긴 머리를 늘어뜨리며 고개를 숙였다. 태블릿을 응시하며 인상을 찌푸린 채였다. 그래프에는 그런 감소점이 군데군데 보였다. 건은 그런 미르를 말없이 지켜보고만 있었다. 미르는 긴장 탓인지 뻐근한 감각에 괜스레 고개를 좌우로 갸웃거리며 몸을 풀었다. 졸지에 포식자의 앞에 선 피식자의 입장이 되어버린 듯한 건은 침대에 앉은 채 가볍게 항변했다. 미르는 반응 따위 신경 쓰지도 않고 눈을 감은 뒤 중얼거림을 이어갔다. 건은 그 의중을 헤아리곤 언제나처럼 웃어 보였다. 미르는 한숨을 이어 내쉰 뒤 기대었던 창틀에서 일어나며 자리를 털었다. 건의 몸에 어린 열이 허공으로 흩어지자 건의 표정은 한층 밝아진 것 같았다. 미르는 병실을 나와 복도 벽에 기대어 서 다시 한숨을 쉬었다. 미르는 부속 병원의 로비를 건너 바로 옆 건물로 향했다. 지금의 이론으로는 특이적인 감소를 설명할 수 없었다. 어느덧 안내 음성과 동시에 엘리베이터의 입구가 양쪽으로 열렸다. 미르는 복도를 걸어 자신의 자리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 미르는 그 논문의 제목을 보지 않고도 외울 수 있었다. 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을 보면서 미르라는 인물은 참 착하고 건은 아파서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모든 사람에게 힐링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북유럽, #모든사람에대한이론, #이하진, #열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