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 그린 - 버지니아 울프 단편집
버지니아 울프 지음, 민지현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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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뾰족한 유리손가락이 바닥을 향해 매달렸다. 손가락을 타고 흘러내린 빛이 방울방울 떨어져 초록 웅덩이를 이룬다. 하루 종일 열 가닥 빛의 손가락에서 대리석 바닥으로 초록이 똑똑 흘러내렸다. 앵무새의 초록 깃털, 째지는 울음소리, 야자나무의 칼날 같은 잎도 초록이다. 초록색 바늘이 햇빛에 반짝인다. 그러나 단단한 유리가 떨군 빛방울은 대리석에 고여 사막의 모래 위를 부유한다. 낙타가 휘청이며 그사이를 걷는다. 대리석 빛 웅덩이 가장자리에 골풀이 자라고, 이내 잡초에 뒤덮인다. 하얀 꽃이 군데군데 피었다. 그 위를 개구리가 뛰넘고, 밤이면 별들이 깨지지 않은 제 모습을 드러낸다. 블루-들창코 귀물이 수면 위로 올라와 뭉툭한 콧구멍으로 두 가닥의 새하얀 물줄기를 뿜어낸다. 새하얀 물줄기가 떨어진 자리에 파란 구슬 방울이 튀어 오른다. 검은 방수천 같은 몸체엔 파란색 줄무늬가 죽죽 그어져 있다. 주둥이와 콧구멍으로 물줄기를 털어내며 가라앉는다. 파랑이 조약돌 같은 눈알을 적시며 그를 덮친다. 해변으로 떠밀린 굳은 몸이 말라버린 파란 비늘을 떨군다. 난파된 배 한 척의 뼈대가 푸르게 얼룩졌다. 파란 종소리 아래로 파도가 일렁인다. 밖에서 본 여자 대학-깃털처럼 새하얀 달은 한순간도 놓치지 않고 하늘을 밝혔다. 그러다 마주치게 되는 건 여자들의 얼굴뿐으로, 바람은 평범하고 무심한 표정으로 그들의 방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그중 유난히 밝은 빛이 새어 나오는 것은 안젤라의 방이다. 버지니아 울프 단편집을 읽으면서 깨끗하고 자연스럽고 글을 정말 잘쓴다고 생각했다. 많은 단편집이 있는데 그 소설을 쓰신것도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다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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