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행은 항상 이런 식으로 전개되기 일쑤다. 그 이유는 내가 언제나 패배자의 면모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며, 또 내가 사물이나 사람들에게 너무 애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행은 더 이상 여행이 아니라 서로 헤어져야만 하는 이별의 장이다. 사람들과 이별하고, 그들을 다시 기억하고, 그리고 작은 비석들처럼 내 수첩 속에 주소들을 수집하며 나는 나의 수많은 시간을 보내 왔다.-119쪽
어쩌면 우리는 모두 누구든지 우리 생애 가운데 가장 행복하다고 손꼽을 만한 어느 한 시절을 가지고 있는지도 몰라.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거야. 지나간 시점이나, 그걸 언급하고 있는 현재의 시점이나 우리가 불행하긴 다 마찬가지거든. 그럼에도 우리는 일반적으로 우리의 행복을 가급적이면 미래보다는 과거에 놓으려고 하지. 그렇게 하면 만사가 한결 단순해 보이거든.-14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