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욕망의 곤충학 - 자원 곤충, 인간의 물질문명을 진화시키다
길버트 월드바우어 지음, 김소정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징그럽고 무섭고 못생긴 벌레, 곤충으로만 생각했던 것이 이 책을 읽으므로 곤충들의 새로운 진면목을 발견하게 되었다. 곤충들이 우리 생활에 큰 유익을 주고 없어서는 안 되는 생태 동반자였다는 사실이 놀라게 한다. 곤충에 대해 문외한이었던 내게 곤충의 징그러운 존재가 사랑스러운 존재로 다시 보게 되었다. 단지 누에가 고치를 만들어 비단을 만든다는 것, 굼벵이를 약으로 쓴다는 것, 반딧불이, 무당벌레, 나비 등 이런 정도만 알았지 우리 실생활에 이리도 깊이 관여한 것이었다는 것은 정말 몰랐었다.
곤충이 없이는 인간의 문명이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붉은색 염료를 만드는 깍지벌레, 우리에게 달콤한 꿀을 주고 꿀벌의 밀랍은 양초를 만들어주고, 말벌의 집이 인간의 문자를 기록하게 해주고, 말벌이 인간에게 종이 만드는 비결까지 가르쳐주었다. 벌레혹은 잉크의 재료가 되고, 굼벵이(매미, 풍뎅이, 하늘소 같은 딱정벌레목 곤충의 애벌레), 메뚜기, 번데기 등은 온 몸 내주어 인간의 입맛과 뱃속을 채워준다. 게다가 곤충은 맛있고 영양가가 풍부한 식품이란다. TV에서 보면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썩은 나무에서 애벌레를 잡아먹는 모습을 보는데 단백질이 풍부한 최고의 영양가가 많은 음식이라서 애벌레로 영양을 보충한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날 서방세계 사람들은 곤충이 더럽고 혐오스러워서 절대 먹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납득할 수 없는 편견 때문에 곤충을 먹지 않는다.
“인간이 지금 단계로 진화해, 우주에서 자신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깨닫기 전까지, 인간은 흰개미를 먹었다. 피부색이 검고 덜 문명화된 인간의 사촌 종은 지금도 같은 것을 먹는다.” 허버트 노이스가 1937년에 쓴 글이다.
도대체 이런 편견은 어떻게 생겼을까? 서양 문명은 그리스와 로마의 문명과 성경이 뒤섞여 만들어졌다. 성경을 쓴 사람도, 그리스와 로마 시대 사람들도 모두 곤충을 좋아하고 즐겨 먹었다. 현대에 사는 우리도 갑각류인 가재, 게, 새우는 맛있게 즐겨 먹는다. 사실 갑각류는 곤충처럼 마디가 있는 다리가 있고 조금 더 화려하게 생긴 벌레일 뿐이지 않은가? {p156}
이 내용을 보니 곤충에 대한 우리의 편견이 고정관념화 되어 먹는 음식에 대한 기준을 그어버려서 곤충을 식품으로 취급하지 않고 미개인이 먹는 혐오스런 것으로 치부해 버린 것인지 모른다. 인간에게 유익한 선물을 주고도 미움을 받는 존재이면서 생태동반자인 곤충이다.
상처부위를 꿰매주는 개미머리, 장폐색 수술을 할 때, 절개한 내장벽을 봉합하기 위해 살아 있는 개미를 썼다고 한다. 그것도 3000년 전에 말이다! 최고의 상처 치료제 구더기, 죽은 살을 떼어 먹는 검정파리구더기는 살을 썩지 않게 하고 새살이 돋아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곤충들을 잘 활용하는 인간의 지혜에 감탄한다.
이 책은 곤충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준다. 혐오스러운 곤충부터 달콤함을 주는 곤충 등 영역별로 구분지어 속속들이 잘 설명해 준다. 그리스 이솝우화 속에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는 이솝이 베짱이를 잘 몰라서 쓴 이야기이다. 베짱이가 게을러서 일하지 않고 노래만 부른 것이 아니라 수컷 베짱이가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다. 베짱이는 짝짓기를 끝내면 수컷과 암컷 모두 곧 죽는다. 하지만 알은 흙 속에서 안전하게 겨울을 난다.
아! 처절한 베짱이의 마지막 노래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