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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문학 - 철학이 사랑한 사진 그리고 우리 시대의 사진가들
이광수 지음 / 알렙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역사학자이고 시민운동가이며 사진비평가로 활동하는 저자가 서술한 책 [사진 인문학], 사진이 인문학과의 만남을 통해 보여 지는 것은 무엇일까? 사진은 존재에 대한 증명이다. 사진은 모사가 아니라 재현을 하기 때문에 사진을 통해 인문학을 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제1부 1장에서 20세기의 문맹은 사진을 모르는 사람일 것이고 벤야민은 예견했다. 21세기가 된 우리의 오늘은 이미지가 이미지를 낳는 복제 시대가 되었다.
‘이미지는 우리가 말로 사용하는 보통의 언어와는 완전히 다르다. 말로 하는 언어는 문장을 이루는 요소가 조금이라도 바뀌면 문장 자체가 달라지게 되는 의미의 불연속성을 갖는 반면에 이미지의 언어는 그 이미지를 구성하는 요소가 조금 바뀌더라도 으미가 크게 달라지거나 옳고 그름이 야기되지는 않는다.’
책표지의 사진인 정택용씨의 목 없는 흑백 사진이 강렬하게 다가온다. 그 시절을 알기 때문에 다가오는 것이 더 강렬한 것일까! 추운 겨울 눈 맞으며 작업복을 입고 스테인레스 국그릇을 안고 있는 이 사진에서 느끼는 것은 없던 시절의 아픔이다. 목과 국그릇으로 이 주는 사진의 메시지를 본다. 사진은 보여 주고, 말하고 있고 모든 것을 표현한다. 무엇이든 담아내서 역사가 되고 예술도 되며 기록으로 남는 대단한 자료가 된다. 오래된 사진은 가끔 찔린 아픔을 준다. 2장에서는 정택용의 사진으로 그 아픈 찔림의 상처를 느끼는 바르트의 풍크툼을 이야기한다. 하이데거가 말하는 존재의 사진적 재현은 이상일의 사진을 보여주고, 칸트의 창조성의 근대적 영역을 보여주는 이상엽의 사진이다. 한국의 포스트모던 시대에 근대의 거대 서사를 붙들고 있는 이상엽, 한금선, 노순택, 정택용, 장영식 등의 다큐멘터리 사진가이다.
2부 사진 속 생각 읽기, 사진은 말하고 있는데 일반인들이 사진을 보고 생각을 읽기란 쉽지 않다. 사진 속 깊이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3부로 사진으로 철학하기까지 이 책은 3부로 나뉘어 사진과 인문학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장자는 “천지에는 큰 아름다움이 있으나 말이 없다.”고 했다. 저자가 택한 사진,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담아낸 조기호의 작품으로 대신한다.
10여 년 전 잠깐 백화점 문화센타에서 사진을 공부한 적이 있었다. 수동카메라와 삼발대도 사고 앵글, 노출 등을 배우며 나름 사진을 찍어 표현하고자 해서 칭찬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사진은 단순히 아름답고 멋진 배경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었다. 사진은 이야기를 하고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가 있음을 배웠다. 그러나 사진은 깊이 들어갈수록 어려웠다. 이 책 또한 깊이가 있어 가볍게 읽어 내려갈 책이 아니라 생각되며 깊이 있게 읽어야 할 것 같다. 다시 제대로 읽는 시간을 가지고 사진과 인문학에 대해 제대로 알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