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클럽 잔혹사
이시백 지음 / 실천문학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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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장편소설이기보다는 작가의 자서전인가 생각할 정도로 사실적인 묘사와 작가 특유의 입담으로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하였다. 모처럼 재밌게 읽은 책이면서 다 읽고 난 후에는 뭔가 얻어맞은 듯한 뭐라 말할 수 없는 멍함이 있었다. 이 책은 1970~1980년대를 배경으로 주인공이 중학생 시절부터 현재의 장년까지를 삼십년의 간격을 둔 채 두 개의 시간 층으로 나누어 씌어져 있다. 소위 386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학창시절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그 시대의 상황을 공감하며 키득키득 재밌게 읽었다. 요즘세대의 청년들이 읽으면 과연 어떤 생각을 할까하는 궁금증도 생기면서 작가가 말하는 어쩔 수 없는 환경 속에서 견뎌나가며 성장하는 어린 남학생들의 삶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었으며, 주인공이 의도치 않는 관계없는 정치 상황들과 엮이며 어찌할 수 없는 현실의 삶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386세대 남자들의 슬픈 인생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제목 그대로인 사자클럽의 잔혹사였다.

 

학창시절에 불렀던 선생님의 별명들 흡혈귀, 드라큘라 등 선생님들이 벌주는 특유한 행동 귀를 물어뜯는 선생도 있었고, 지금에서야 추억이지만 무서운 선생님 앞에서는 꼼짝 못하는 무능한 학생일 뿐이었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학창시절의 낭만인 음악을 빼놓지 않을 수 없다. 클리프 리차드, 엘비스 프레슬리, 제임스 브라운, 자니 호턴 비틀즈, 존 레논, 닐 다이아몬드등의 노래와 세미클래식 음악들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들리는 대로 따라 부르던 팝송들 유식한척 할 수 있는 노래.. 뽕짝은 공돌이 공순이 들이 부르는 노래라는 인식이 있었던 노래도 사회계급으로 정해져 버린 문화적 식민지시대의 역사다.

제임스 브라운이 부른 아이 갓 유(I Got you)라는 곡의 가사 ‘so good, so good I got you’쏘가리 쏘가리 아가리유.”로 발음하며 공원 한명이 온 몸을 비틀며 불렀던 팝송 얘기 등. 그냥 흐르듯 유머 없는 주인공이 말하는 작가의 넘치지 않으며 쏠쏠한 재미를 주는 작은 이야기들이 많은 공감과 재미를 주는 책이다.

 

무장공비가 우리 집 고추장 독에 빠지지 않았다면 내가 말더듬이도 되자 않았을 테고 나의 인생은 달라졌을 텐데.. 중학교 시험에 국어문제 하나만 틀리지 않았어도 사자클럽에 들어오지 않았을 텐데,. 하면서도 주인공 영탁의 이것도 저것도 아닌체로 살았던 중도의 실체. 반성도 없는 자신의 삶에 대해 냉소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사자클럽회장이라는 감투에 뿌듯해 하는 인간의 실상을 보여주고 있다. 감수성이 예민하고 인간의 가치관이 형성되는 시기에 폭력적인 문화에 노출되어 자라온 사자클럽 회원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온전치 못한 가치관과 살아가는 모습들은 어떻게 삶을 살아야하는지를 작가의 눈으로 현실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시대의 환경은 다르지만 오늘날의 청소년들에게 노출된 현실도 과거로 돌아간다면 이 책에서 살았던 사자클럽 회원들처럼 똑같은 문제가 되풀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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