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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엔 몰랐던 내한민국
이숲 지음 / 예옥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제목 때문에 20대만 읽어야 할 책으로 간주될 것 같은 이미지이다. 그러나 이 책은 20대 만이 아닌 전 국민이 읽어야 할 책이다. 우리 역사의 소소한 것까지 알고 자부심으로 살 수 있는 긍정의 미래가 있다. 우리 자신이 몰랐던 우리 민족의 자랑스런 기질들이 긍정의 방향으로 너무 많다. 역사에 기록되지 않았을 평범한 민초들의 삶속에서 서구인들은 이때부터 우리 민족의 능력을 간파하지 않았나 싶다. 겉면만 보고 평가해 오판한 소지가 있는 서구인들도 있었지만...
19세기 서구인들이 한국을 여행하고 본국으로 돌아가 자신들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국에 대한 책을 썼다. 그들이 쓴 텍스트에 따라 한국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더럽고 게으르고 미개한 한국인, 선천적으로 나태하고 아둔하고 무기력하고 유약하고 부도덕하고 스스로 통제하는 자질이 없는 한국인의 표상들과 같은 시기 자유분방하고 쾌활하며 호탕한 민족, 선량하고 관대하며 머리가 명석하고 끈기와 열의가 있고 자연스럽고 당당하고 정열적이고 한국인에게는 무서운 잠재력이 있다는 표상들이 등장했다. 개인적으로 전자는 인정할 수 없지만 후자의 자유분방, 쾌활, 호탕한 우리 민족에게 우리가 모르는 이런 면들이 있었나 하는 반가운 표상이었다. 요즘 한류의 성공을 통해서도 느끼지만 이 책을 읽고 우리 민족이 저력 있는 민족이었었다는 것을 새삼 더 느끼게 된다.
강인함과 당당함은 한국 여성의 힘!
‘아내는 스스로 통치자가 되는 대신에 비록 드러내 놓고 그렇게 하지는 않지만 현명하고도 은밀한 방법으로 무기력한 남편을 마음대로 주무른다. 나는 한국의 여인이 일단 악한 마음을 먹기로 작정하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랜도어)
당시 한국 여성들의 숨은 파워가 ‘아줌마 기질의 원조’라고 생각한다.사회는 여성을 하대하는 분위기였지만 실질적으로는 하대할 수 없는 존재였다.더욱이 노동을 우습게 보는 양반들을 받들다 보니 여자는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남존여비의 사회에서 여성은 내면적으로 점점 더 강인해진 것이다.
현재의 한국 아줌마들의 이미지들은 그리 좋아 보이는 것이 아니다. 저자도 어느나라에도 존재하지 않는 무서운 캐릭터의 아줌마로 인식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윗글에서와 같이 아줌마들의 강함은 나쁜 이미지만이 아닌 긍정의 근원이 있었던 것이다.
지금의 한류의 성공적인 모습들은 우리 민족의 개성과 영혼이 짓밟힘 속에서도 뿌리가 튼튼해져 억압에서 깨어나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근대 한국에 대한 독창적인 여성작가의 시각이 당차고 독창적인 역사 해석으로 우리 역사를 찾고 아이들과 청년들에게 자긍심을 길러줄 수 있는 무기가 된 것 같다. 우리가 계속 모르고 살았을 암울한 시대에서 한국인의 보편적인 매력을 발굴한 작가의 역작이다. 작가의 개인적 감정에 치우쳐 쓴 책이 아니라 웁살라대학교의 석사학위 논문으로 선보인 것을 다시 쓴 책이다. 저자의 말대로 우리는 우리를 몰라도 너무 모른 채 1세기를 살아온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이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저자가 유럽에서 찾은 우리의 잃어버린 100년을 보아서 너무나 좋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