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당탕탕 야옹이와 금빛 마법사 큰곰자리 64
구도 노리코 지음, 윤수정 옮김 / 책읽는곰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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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구도 노리코는 구도 노리코다!
다음 이야기는 또 언제 나오려나...
(두번째 이야기 얼마 전 출간된..^^;)

작품 첫머리에 밝히듯 그림책에서 글책으로 넘어가는 아이들에게 더할나위없이 안성맞춤이다.

아이가 그린 듯한 그림, 익숙한 플롯의 거부감 없는 이야기 전개, 상상력을 자극하는 사건과 등장인물,아이 스스로 소리내어 읽기에도 어른이 읽어주기에도 부담이 없는 분량(챕터로 쪼개 읽기), 아이가 혼자 읽기 시도할 때 거부감을 줄여주는 글자크기.

역시나 이런 점에서 작품은 우리 네 식구에게 환영받았다.

6세가 보기에도 삽화가 적절히 배치되어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덕분에 1편을 다시 읽어주는 행복한 수고로움이 뒤따르기는 했지만..;)
9세는 말해 뭐할까, 책이 도착하자마자 눈에는 하트가 그려지더니 그야말로 순삭! 책이 도착한 날 밤, 끝까지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잠이 들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어른의 입장에서 따끔한 문장들이 보였다. 배가 고프지만 한쪽의 빵도 나눠먹기, 식인귀들의 금화 때문에 아이들을 납치해서 먹잇감으로 내어주는 마법사, 편리함과 익숙함에 젖어 감사함을 잊어버리는 태도, 풍부한 자원과 재원을 바르게 쓰고자 끊임없이 고민하는 리더, 필요한 만큼만 소유하는 절제, 불의를 헤쳐나가는 용기, 약자이기에 더욱 단단해지는 협력.

아이들의 책이지만 읽어주는 어른이 순수한 글과 이야기를 통해 배우고 깨닫게 되는 점도 적지 않다.

6살과 9살의 딸처럼, 나도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작품을 만날 수록 애정이 샘솟는 작가 구도 노리코, 그녀를 응원한다.

***위 도서는 책읽는곰 으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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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행동 - 2023 읽어주기 좋은 책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86
재클린 우드슨 지음, E. B. 루이스 그림, 김선희 옮김 / 북극곰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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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겨울, 낡은 옷, 튿어진 신발을 신은 마야가 교장선생님 손을 잡고 클로이의 교실에 들어선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인사를 하던 마야는 클로이와 친구들에게 다가가려고 애쓴다. 그러나 그들은 번번히 마야를 외면한다. 상처받은 마음을 안고 줄넘기를 넘으며 운동장을 달리던 마야는 이사를 간다.

클로이가 떠나고 어느 수업시간, 선생님은 커다란 그릇에 담긴 물 위에 돌을 떨어뜨렸다. 점점 퍼지는 파동을? '세상에 퍼져 나가는 친절' 이라고 가르쳐 주셨다. 클로이는 마야와 그 아이에게 했던 행동들이 떠오른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연못에 돌을 던지며 마야를 생각하지만, 클로이는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을 마야에게 건낼 방법이 없다. 마야에게 준 상처, 스스로 만든 생채기가 정말 쓰리다.

잔잔한 문체의 글이 두 아이가 느꼈을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우드슨의 '시적인 문체' 가 이런 부분이 아닐까. 루이스의 세밀한 수채화는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다. 전체적으로는 따뜻하지만 어딘가 친절하지 않고 거친 느낌이다. 아이들의 외면은 더욱 도드라지게 보이고, 마야의 마음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 두 작가의 콜라보가 엄청나게 융합된 느낌이다.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되는 시기, 아이들은 학교에서 새학기를 시작했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가까워지는, 걱정반 설렘반의 시간을 갖는 중이다. 나와 다르지만 그래서 즐겁고 깨닫고 배우는게 많은 관계가 친구 아닐까?

누군가의 환경이 다름과 다양성이 아닌 약자의 처지로 비하되지 않기를, 따뜻해지는 햇살처럼 아이들도 온기를 더 많이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봄이 되어 곳곳의 얼음이 녹듯 세상 곳곳에 온기가 돌아 평화롭고 안전해졌으면 좋겠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폭탄도 돈도 아니고 친절함에 있다는 걸 더 많은 어른들이 먼저 보여줄 수 있기를 기도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뒷모습을 배우며 자라니까...

***위 도서는 도서출판 북극곰 으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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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스키 탈 수 있니? - 2023 읽어주기 좋은 책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85
레이먼드 앤트로버스 지음, 폴리 던바 그림, 김지혜 옮김 / 북극곰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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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으면 사물로부터 멀어지지만, 들리지 않으면 사람으로부터 멀어진다"
-헬렌 켈러

귀 모양을 닮은 숫자 '3', 메년 3월 3일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정한 세계 청각의 날(World Hearing Day)이다. 이날은 행복한 소리, 듣는 즐거움을 되새겨 보자는 의미를 담기도 한다.

보조기기의 이용 여부를 떠나 하루쯤은 비난의 쓴소리보다 존중을, 염려의 잔소리보다 인정을, 기계보다는 자연을, 말보다는 심장 소리에 귀 기울이면 어떨까 생각했다.

#너스키탈수있니 의 표지 속 귀여운 주인공은 언뜻 평범해 보인다. 면지를 지나 이야기를 따라가면 이 아이의 '특별함'을 발견할 수 있다. 아빠가 깨우는 소리, 학교갈 준비로 재촉하는 소리, 눈 내리는 소리, 발에 밟히는 눈의 소리, 선생님의 목소리, 책장을 넘기는 소리...주인공은 눈으로, 몸으로, 감각으로 소리를 듣는다.

저자 레이먼드 앤트로버스의 자전적인 이야기는 정말 감동적이다. 일러스트레이터 폴리 던바는 글의 소리를 화면에 그려 넣었다. 주인공의 느낌을 고스란히 전해받으며 몰입할 수 있다.(환상의 조합! 그러니 상을 받을 수 밖에!!)

사람들이 건네는 말이 모두 "너 스키 탈 수 있니?" 같아 당황하는 아이에게 난청 진단과 보청기 사용은 또다른 삶이자 새로운 도전이다. 불편하고 피하고 싶지만 다행히 곁에는 마주보고 크게 책을 읽어주는 든든하고 자상한 아빠가 있다. 아이는 아빠의 손가락 끝에서 만난 달을 하늘로 데려가 쳐다본다. "너 내 말 잘 들리니?" 라고 묻는 달에게 씩씩하게 대답한다. "네, 스키 탈 수 있어요!"

주인공의 대답이 "네, 뭐든 할 수 있어요!" 라고 보인다. 남들과 '다르게' 더욱 섬세하게 소리를 느끼는 감각, 현실의 소리를 듣게 해주는 보청기, 그리고 곁에서 마주보는 아빠라면 스키 타는 것쯤은 문제가 아니다. 아이는 뭐든 할 수 있는 자신감을 회복한다. 어쩌면 보통의 나보다 더욱 자주, 더 많이 행복을 느낄 수 있을지도.

"잘 보지 않으면 세상로부터 멀어지고, 잘 듣지 않으면 사람으로부터 멀어진다" 라고 바꿔 읽어본다. 보는데 문제가 없는데도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평화로운 세상을 잃을 수도 있다. 듣는데 문제가 없는데도 경청하지 않으면 평등하지 않을 수 있다. 잘 보고자, 잘 듣고자 하는 이들이 마땅히 건네야 할 것들이 있지 않은지, 혹시 누군가 의도적으로 가려버리는 것은 아닌지... 아이들 모두가, 우리 모두가 "스키 탈 수 있어요!" 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위 도서는 도서출판 북극곰 으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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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목소리가 사라지는 동안
유디트 바니스텐달 지음, 김주경 옮김 / 바람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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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만난 #유디트바니텐달 의 작품은 또 한번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그녀의 작품은 날카롭고 예리한 매쓰로 상처를 가르고 벌려 눈을 질끈 감게 된다. 실눈을 뜨고 페이지를 넘기다 어느새 상처 속 이물질을 직시한다. 마지막 페이지를 닫고 다시 첫 장으로 되돌아가기를 반복하면서 상처는 봉합된다. 그리고 천천히 느릿느릿 속살이 아물기 시작한다. 고통은 어느새 옅어졌다.

저자는 '죽음을 직면'한 자, 그로 인해 사랑에 '잘림을 당해' 슬픈 자, 죽음 뒤에도 '영원'을 믿는 자, 보살펴야할 대상이 있어 죽음이 더욱 '두려운' 자...네 명의 삶을 조명했다. 붉은색, 초록색, 검은색 그리고 흐릿한 하늘색. 평범한 대사, 그래서 등장인물들의 감정이 더욱 생생하고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암 선고를 받고, 치료를 받고, 수술을 받은 후 목소리를 잃은 아버지는 죽음을 요구한다. 그렇게 사랑하는 아내가 말하던 '제자리를 맴도는 항해'는 끝나고, 새로운 항해가 시작된다. 마지막 페이지에서 항해를 떠나며 뒤를 돌아보는 다비드는 미소를 지었다. 아무련 미련도 후회도 원망도 없이.

먼저 세상을 떠난 전처가 암선고를 받고 두려워하는 다비드의 꿈에 나타나 말했다. '죽음은 어둡지만 따뜻해.'
그는 따뜻한 곳에서 항해를 떠난다. 그의 뒤에 남은 아내와 두 딸 역시 따뜻한 시간을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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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염장이 - 대한민국 장례명장이 어루만진 삶의 끝과 시작
유재철 지음 / 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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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총령의염장이 저자 #유재철 명장은 장모님의 장례를 시작으로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가족의 죽음이라...내가 정말 단단해진 뒤에 겪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간절한 이기심이 앞선다. 여태 무른 내가 단단해질리도, 단단하다고 슬픔과 충격이 덜 한 것도 아닐테지.

가족, 친구, 아이부터 노인, 일반인, 스님, 재벌, 대통령에 이르는 수 많은 사람들의 사고부터 잠자듯 죽음으로 넘어간 다양한 죽음을 코 앞에서 매일 마주하는 사람이 있다. 무쇠 멘탈에 강한 자부심, 노련한 기술의 염장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죽음이라는 거대한 운명을 목격하는 유재철 명장은 마치 거친 들판에서 온갖 바람을 맞으면서도 높게 자라는 억새같다. 유연하지만 절대 꺾이지 않는다.

죽은 사람에 대한 연민, 세상과 사랑하는 사람 곁을 떠나며 일생을 마무리하는 그들과 그 모든 삶을 존중하는 경건함이 있다. 유족에 대한 연민, 사랑하는 사람을 영원히 잃어버리는 아픔과 슬픔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따뜻함이 있다.

그는 따뜻하고 굳은 심지로 진심을 담아 죽은 자와 산 자를 위한 시간과 공간을 준비한다. 감히 애도와 그 시간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없다. 다만, 죽은 자의 일생을 잘 갈무리하고, 유족들이 충분히 슬퍼하고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다면 일말의 서러움은 덜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한 사람의 시간이 끝나기에, 다른 사람들의 시간은 다시 시작한다.

언제인지 모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어떻게 마주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다만, 언젠가 마주할 나의 죽음을 어떻게 준비하고 싶은지는 조금 더 선명해진다. 남은 사람들에게 부담과 어려움을 남기고 싶지않다. 그들의 기억과 추억 속에 미소로 남는 사람, 그런 시간을 살고 싶다.

아침에 죽음을 생각하라.
매 순간 죽음을 생각하라.

유재철 장례명장이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아니었을까. 우리 삶의 끝에 죽음이, 그 죽음의 시작에 삶이 있다. 오늘도 감사한 하루를 살라.

*** 위 도서는 김영사 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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