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행동 - 2023 읽어주기 좋은 책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86
재클린 우드슨 지음, E. B. 루이스 그림, 김선희 옮김 / 북극곰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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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겨울, 낡은 옷, 튿어진 신발을 신은 마야가 교장선생님 손을 잡고 클로이의 교실에 들어선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인사를 하던 마야는 클로이와 친구들에게 다가가려고 애쓴다. 그러나 그들은 번번히 마야를 외면한다. 상처받은 마음을 안고 줄넘기를 넘으며 운동장을 달리던 마야는 이사를 간다.

클로이가 떠나고 어느 수업시간, 선생님은 커다란 그릇에 담긴 물 위에 돌을 떨어뜨렸다. 점점 퍼지는 파동을? '세상에 퍼져 나가는 친절' 이라고 가르쳐 주셨다. 클로이는 마야와 그 아이에게 했던 행동들이 떠오른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연못에 돌을 던지며 마야를 생각하지만, 클로이는 목구멍까지 차오른 말을 마야에게 건낼 방법이 없다. 마야에게 준 상처, 스스로 만든 생채기가 정말 쓰리다.

잔잔한 문체의 글이 두 아이가 느꼈을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우드슨의 '시적인 문체' 가 이런 부분이 아닐까. 루이스의 세밀한 수채화는 마냥 아름답지만은 않다. 전체적으로는 따뜻하지만 어딘가 친절하지 않고 거친 느낌이다. 아이들의 외면은 더욱 도드라지게 보이고, 마야의 마음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 두 작가의 콜라보가 엄청나게 융합된 느낌이다.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되는 시기, 아이들은 학교에서 새학기를 시작했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가까워지는, 걱정반 설렘반의 시간을 갖는 중이다. 나와 다르지만 그래서 즐겁고 깨닫고 배우는게 많은 관계가 친구 아닐까?

누군가의 환경이 다름과 다양성이 아닌 약자의 처지로 비하되지 않기를, 따뜻해지는 햇살처럼 아이들도 온기를 더 많이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봄이 되어 곳곳의 얼음이 녹듯 세상 곳곳에 온기가 돌아 평화롭고 안전해졌으면 좋겠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폭탄도 돈도 아니고 친절함에 있다는 걸 더 많은 어른들이 먼저 보여줄 수 있기를 기도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뒷모습을 배우며 자라니까...

***위 도서는 도서출판 북극곰 으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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