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실리콘밸리 길들이기 - 폭주하는 빅테크 기업에 브레이크를 걸다 ㅣ AcornLoft
게리 마커스 지음, 김동환.최영호 옮김 / 에이콘온 / 2022년 4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지브리 스타일의 일러스트를 만들어낸 감독입니다.
얼마 전 챗GPT에서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로 변환하는 것이 유행했죠.
저희 회사는 직원들의 연령대가 중장년층이 대부분인데, 본인의 사진을 지브리풍으로 바꿔보고 싶다고 묻는 분들이 꽤 많았습니다.
저도 호기심에 몇 번 바꿔봤습니다.
내가 직접 그리지 않았는데도 비싼 비용 없이, 공짜로 예쁜 그림으로 바뀌는 게 참 신기하더라고요.
사진을 몇 번 변환해 보고 바로 삭제했습니다.
며칠 후 샘 알트먼이 직접 나서서 지브리 관련 프롬프트 입력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기사가 나왔습니다.
문득 관련 기사들이 무슨내용인가 궁금해져 찾아보니, 미야자키 감독의 인터뷰도 있더군요.
저작권 침해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호기심에 개인이 지브리풍으로 바꾸는 건 저작권 침해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다양한 프롬프트를 입력해 만든 이미지를 가공하고 판매하는 건 어떨까요?
수익이 발생하면 저작권 침해일까? 라는 생각이 들지만, 놀랍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생성형 AI(챗GPT 등)를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은 수익이 발생해도 저작권 침해가 아닙니다.
그럼 무엇이 문제일까요?
AI가 학습한 원 저작물에 대해서는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에도, 생성형 AI가 지브리 스타일의 일러스트를 무단으로 생성해 제공했다는 점입니다.
《실리콘밸리 길들이기》는 이 문제들을 예견하고, 그에 따른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눈뜨고 코 베인 상황이지만, 이런 일이 과연 그에게만 일어난 일일까요?
생성형 AI는 닥치는 대로 모든 것을 학습합니다.
몇 년 전부터 ‘데이터 라벨링’이라는 작업이 생겼는데, 이 과정이 바로 생성형 AI를 학습시키는 기반이 됩니다.
초등·고등학교 교육부터 의료, 교통, 패션, 심리, 유명 인물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왔고,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저자는 여기서 의문을 제기합니다.
"생성형 AI가 학습한 데이터를 과연 믿을 수 있는가?"
게리 마커스는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책 『클루지』의 저자입니다.
그런 그에 대해 팀 스팰딩(라이브러리싱 창립자)이 챗GPT에 이렇게 질문합니다.


“게리 마커스의 전기를 한 문단으로 요약하고, 그가 지능의 본질에 대해 특별한 통찰을 얻게 된 계기가 된 반려동물 이야기까지 함께 들려달라.”
그러자 챗GPT는, 게리 마커스가 한 번도 키운 적 없는 헨리에타라는 애완 닭을 보며 지능에 대해 특별한 통찰을 얻었다는, 그럴듯한 거짓말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이 부분을 게리 마커스는 지적하며 신뢰할 만한 정보를 원한다면 챗GPT에게 묻지 말 것을 경고합니다.
저 또한 챗GPT관련 책 리뷰에 썼던 것처럼, 제가 잘 모르는 정보에 대해서는 반드시 교차 검증을 합니다.
챗GPT가 정리해준 자료에서 틀린 내용을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사실처럼 써놓은 것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우리는 그 흐름에 휩쓸리기도, 경외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 있는 원칙과 윤리에 대해 고민하는 일도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생성형 AI를 활용하면서 우리는 더 많은 창작의 자유를 누릴 수 있지만, 동시에 그 자유가 누군가의 고유한 창작물을 훼손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이제는 ‘어떻게 만들 수 있느냐’보다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옳으냐’를 묻는 시대가 아닐까요.
그에 대한 고민을 해본 적 있다면, 이 책 《실리콘밸리 길들이기》를 읽어보는 것을 권합니다.
#인공지능 #빅테크 #AI시대 #실리콘밸리길들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