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던 일을 멈추고 바닷속으로
조니 선 지음, 홍한결 옮김 / 비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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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던 일을 멈추고 바닷속으로 - 조니 선

한 사람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유쾌하면서도 어딘가 짠한 느낌이 들었달까..

여러 챕터로 나누어져 있고 또 그 안에 짧은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거기다 그림들도 있어 보는 재미도 있었다.

일부러 휴식을 하며 짧게짧게 본인의 힘든 점이나 어릴적 있었던 일을 돌아보며 주변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며 쓴 일기 같은 느낌.

바쁘게 살아온 조니 선은 쉼을 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만들어진 이 책.

쉬면서도 생각을 하고 그림을 그리며 결국 책을 완성하기까지.

나도 한 번쯤 이 작가님처럼 해보고 싶다. 책을 출간하지는 않더라도 쉬면서 주변에 있는 흔한 것을 지나치지 않고 자세히 들여다보며 세상 흘러가는 대로 주변을 바라보고 싶다.

가장 인상깊은 것은 계란 요리에 관한 이야기인 것 같다. 계란으로 할 수 있는 많은 요리들이 하나씩 나오며 그 안에 담겨있는 소소한 추억 같은 이야기들이 굉장히 재밌었다.

요리에도 많은 기억이 남을 수 있다는 게 참 좋은 것 같다. 주말에 놀러다니며 어릴 적 다녔던 곳을 다시 찾아가 어떻게 변했는지 무엇이 변했는지 보며 이야기를 나누던 게 생각이 난다.

주변을 돌아보며 휴식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주변을 돌아보게 되면 휴식이 온전한 휴식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지만 작가는 하나씩 돌아보며 감상문 같은 그런 일기를 남겼고 보는 사람으로써 하여금 유쾌하면서도 살짝 찡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막연히 나는 쉬게 되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가만히 쉬기만 할 거야라고 생각했었지만 이 책을 읽고서는 생각이 바뀐 것 같다. 하던 일을 멈추되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닌 하던 일과 상관없는 이태껏 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하고 싶었던 것들을 목표없이 그저 천천히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하나 생각나는 것이 있다. 바로 식물이다. 이 책은 식물이 자주 등장한다. 본인이 어렸을 적 키웠던 식물부터 어른이 되고 키우게 된 식물까지. 식물을 키우며 또 다른 삶을 이야기하는 파트들이 나오는데 식물의 생명에 대해 재밌게 읽을 수 있던 것 같다. 또, 식물들 그림을 보면 굉장히 식물에게 다정한 사람 같기도 하다.

p.20 아무리 달려도 슬픔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슬픔은 이미 도처에 있다. 슬픔이 우리에게 찾아오는 게 아니라, 우리가 슬픔에게 찾아간다.

p.103 외로움이란 어딘가에 도착한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지 이동중인 사람이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고, 속으로 되뇌어본다.

p.136 건강한 방법인지는 모르겠지만 불안을 나에게서 떼어 놓고 보는 데는 도움이 된다. 불안은 내 본질이 아니고, 내 인격도 아니고, 나를 대변하지도 않는다. 단지 나라는 사람이 일상을 영위하기 위해 치러야 할 세금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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