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되는 순간들 - 이제야p.67 시를 쓰게 된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 그 시는 그저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장면인 줄 알았다고. 몇 차례 고통과의 재회 뒤 에 고통은 다른 얼굴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난다고 그 고통이 잊히지는 않겠으나 고통과의 우정이 깊어져 있을 겁니다. 그 오랜 시간이 시가 되는 순간이고요.__필사하고 싶은 문장들이 한가득이다. 아니 거의 다라고 해야 할까. 사실 나는 시를 생각하면 내가 알지 못하는 단어들이 짧게 나와 하나하나 해석을 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간단하게 말하면 시를 어려워 했다랄까. p.17 참 희한하게도 가장 먼저 잊고 싶던 어느 고통의 순간이 시집의 표제작이 되었습니다. 몇 번 응축되어 얇아진 감정을 독 자들은 담백하다고 읽어주었지요. 이것을 시의 역할이라고 해야 할까요. 시는 한 덩이 아픔을 접고 누르고 매만져 응축해놓은 점토 인형 같습니다.이 문장을 읽고 많은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시라는 것은 고통을 이겨낸 자들이 썼기에 더 어려웠던 걸까하는 생각. 담백하게 보일지라도 그 속은 사실 고통이 가득한걸까하는 생각. 이 책은 개인적으로 시에 대한 작가님의 감정을 꾹꾹 눌러 쓴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작가님의 시를 좋아하는 방식들, 시를 써내려간 방법들과 시를 쓸 때의 감정들까지. 시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겨 있다.편하고 잔잔하게 흘러간 것 같다. 조용한 카페 테라스에서 잔잔한 바람이 부는 그런 곳에서 읽는 기분이랄까. 나를 방해하는 요소가 없는 상태에서 읽으니 더 좋게 느껴졌던 것 같다.내가 좋아하는 장소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장소에서 처음부터 찬찬히 곱씹으며 읽는 걸 추천한다. 짧게 챕터별로 이루어져 있어 부담스럽지도 않기에 그냥 여유가 있을 때 조금씩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시라는 게 참 신기한 것 같다. 그리 많지 않은 단어들로 주제에 맞는 감정을 최대로 끌어내는 것이. 이 책을 읽고 난 후 시에 대한 관심이 가득 생기게 된 것 같다. 그만큼 시에 대한 매력을 한껏 뽐내주기에. 시가 어려워도 도전하게 만드는 그런 매력도 있다. 이 책의 작가님인 이제야님의 시집으로 한 번 시에 대해 도전해 볼까 한다. __p.199 우리에게 언어의 간극을 채워주는 것이 있다면 마음을 나누는 일이 조금 덜 외로울까요. 들키고 싶지 않은 진심이지만 누군가는 알아차리고 있다면, 그리하여 진심이 기댈 곳이 있다는 것. 눈빛, 손짓, 발걸음 등 언어가 아닌 이 모든 것이 오늘도 우리의 진심을 드러낼 겁니다. 시를 쓰는 순간은 여기에서 탄생합니다. 묵묵하고 조용하게 언어가 아닌 모든 것을 위해, 우리가 아닌 우리의 진심이 기댈 곳을 만들어주는 순간에.#시가되는순간들 #이제야 #샘터 #서평 #서평단 #산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