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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를 믿다
나스타샤 마르탱 지음, 한국화 옮김 / 비채 / 2025년 2월
평점 :
야수를 믿다 - 나스타샤 마르탱
p.161 이것은 현실과 신화의 만남이고, 과거와 현재의 만남이고, 꿈과 실재의 만남이다.
생각보다 더 심오한 내용인 듯 하다. ‘미에드카’ 곰과의 조우에서 살아남은 자. 반은 인간 반은 곰이라는 생각을 나타낸다고 한다. 인간과 곰은 다르지만 같은 세상에 있고, 힘의 차이가 있지만 거기서 살아남았다고.
이 책을 읽고 살아가고 있는 지금 내 삶이 조금 애틋해진 기분이다. 내 해석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만서도 글을 쓴다. 내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서. 그렇기에 미리 주의를 하기 위해 이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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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에벤 이름 마추카. (에벤어 ‘마추카’ 암곰이라는 뜻. )
p.27 내 얼굴에 맞닿은 곰의 키스를, 정면으로 닫히던 곰의 이빨을, •••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불현듯 생각을 바꿔 끝내 나를 잡아먹지 않은 나의 곰을 생각한다.
사실 읽으면서 조금 어렵다는 생각도 들었다. 곰에게서 살아돌아왔지만 곰을 용서하고 다시 돌아가서 인류학자로서의 일을 하겠다는 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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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0 엄마는 남아 있는 모든 힘을 다해 나를 품에 끌어안고, 오빠는 우리 둘을 모두 감싸안으며 다른 시선들을 가로막아 우리의 젖은 얼굴을 가려준다. 우리는 함께, 드디어 현실에서 함께 운다.
현실이라 표현을 한 이유가 무엇일까. 단지 고통 속에서 벗어났기에? 그렇다면 현실을 나두고 다시 돌아간 이유는? 곰의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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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6 시선의 교차는 마주한 자의 타자성에 자신을 투사하면서, 자신에게서 자신을 구한다. 시선의 교차는 그들을 살아 있게 한다.
타인을 통해서 본인을 구한다. 곰을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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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03 엄마, 저는 다시 겨울을 나고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 깊숙한 굴로 들어가 마추카가 되어야 해요.
본인을 마추카라 칭하며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곰과 한 몸이 되었나. 사실 잘 모르겠다. 오래전부터 입맞춤으로 향하는 토대를 마련해왔다는 말도 사실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미에드카를 두려워하는 자도 있다. 완전한 자기 자신이 아닌 곰의 일부를 포함하고 있기에. 그들은 평생 곰에게 뒤쫓기는 운명을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 꿈이든 현실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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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타샤 마르탱은 공격당했다고 말하지 않고 만남이라고 정의한다. 사건은 곰 한 마리와 한 여자가 만나 세상의 경계가 파열한 것이다.
곰에게 물렸다고 좌절하지 않고 다시 간다는 모습이 참 대단하다고 느꼈다. 무섭고 두려울만도 하지만 오히려 곰을 이해하기 위해, 또 본인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다시 돌아간 그 모습.
언어가 통하지 않지만 같은 세상에 있다. 참 많은 생각이 든다. 곰과 인간의 세계에서, 두 종족들 사이에서 다른 종족을 이해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걸 해내기 위해서 기꺼이 본인을 희생했다고 생각한다. 누가 시켜서는 하지 못할 그런 일이기에.
책을 읽자마자 바로 글을 쓰게 됐다. 책을 읽고 난 느낌을 바로 적고 싶어서. 그러다보니 정리되지 않은 듯한 그런 글이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은 날 것 그대로 느낀 그대로 바로 쓸 수 밖에 없었다. 그냥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아서.
많은 분들이 읽어봤으면 좋겠다. 어렵고 심오하면서도 여태 느껴보지 못한 그런 감정들이 가슴 속에서 소용돌이 친다. 속이 답답하면서도 어떻게 표현을 해야 할 지 모르는 이 감정들을 다 쏟아내지 못해 아쉽다.
시간이 좀 지나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그 때는 다르게 느껴질 것 같고, 주인공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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