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진 산정에서
미나토 가나에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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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진 산정에서 - 미나토 가나에

p.44 "산은 그때그때 쇼를 보여줘요. 산이 등산객에게 주는 상 같아요. 산 하나를 거점으로 활동하다 보면 곧잘 질리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는데, 이십 년을 등반해도 그런 생각은 전혀 안 들어요. 매번 다른 쇼를 볼 수 있으니까요”

산과 여성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여러 챕터로 나누어져 있어 읽는 데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손을 놓지 못할 정도였다. 무거운 이야기를 부담스럽지 않게, 너무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전달을 해주는데, 굉장히 읽기 편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이 이야기는 가장 가까웠던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 또 소중한 사람을 잃지 않기 위해서 등등 산을 통해 그 사람들을 이해하고 또 더 가까워지게 해주는 그런 매력적인 이야기인 것 같다.

무엇보다 다들 무언가를 그리워하면서도 본인의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열심히 전진하는 모습이 참 좋았다.

특히 마지막이 가장 기억 속에서 잊혀지지 않는다. 친구한테 편지를 쓰는 듯한 그런 전개이다. 본인이 여성으로써 가게를 이어받기 위한 험난한 길을 등산 길로 비유하며 글이 진행이 되는데 한때 같이 등산했던 친구에게 등산으로 본인의 인생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했다. 거기다 친구도 답장으로 등산에 비유하여 이야기를 해주는데 참 좋았다.

✔️
p.83 "한 걸음을 크게 떼려고 생각하니까 되레 못 움직이는 거야. 몇 센티미터라도 좋아. 앞으로 움직일 만큼만 떼서 지면에 디뎌. 그걸 좌우 번갈아가며 반복해. 그랗게 하면 자연히 앞으로 나아가. 걱정하지 마. 내가 가장 안전하고 걷기 쉬운 코스로 갈 테니까. 쓸데없는 신경 쓰지 말고, 뒤를 따라오면 돼. 목표지점까지 꼭 데려가줄게.“

p.155 - 너한테 산은 뭐야?
- 재생의 장소.

p.207 "왜 팝송이야?“

그때랑 똑같은 질문을 했다. 똑같은 대답이 돌아온다면 그건 분명 산의 기적이다.

”왜기는, 멋있잖아.“

봐, 일어났어. 퀸이 아리아나 그란데러 바뀐 것 정도는 사소한 차이다.

p.280 더 편리한 곳에 있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몰라. 하지만 산 정상에 도착했을 때 더 가까우면 좋았을 텐게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어.

사람은 만족할 수 있는 것을 만나면 거기까지의 도정이 고생이 아니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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