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
가와무라 겐키 지음, 이진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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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살인에 의해 아들을 잃은 가족.
그들은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앙의 힘을 빌려 보려 한다. 그리고 다시 하나의 가족으로 뭉친다.

고통 속에 헤매이는 이들에게 접근하는 사이비 종교.
신을 빙자해 모든 재산을 탕진하게 만들고, 구원을 해줄 수 있다는 달콤한 약속을 속삭인다.
'신은 과연 어떤 존재일까?' 라는 의문을 던지게 된다.

진정한 신은 존재하는가?
그 질문 앞에서 신앙을 반대하는 남편, 아들의 죽음을 잊기 위해 신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아내,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딸이 있다.

엄마를 위해 신을 믿기 시작한 딸.동생을 잃은 죄책감에 사로잡혀 엄마의 믿음을 따라가게 된다.
구원의 손길은 간절한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는 듯 다가와, 결국 모든 것을 빼앗아 가며 신을 합리화한다.

신만이 할 수 있다는 구원, 의심할 수 없는 강력한 힘 앞에서 가족은 하나로 뭉치게 된다.
엄마의 강한 믿음은 죽은 아들을 다시 만날 수 있는 구원의 길이 되고, 신이야말로 행복을 줄 수 있다고 믿게 된다.
가족은 같은 취미로 하나가 되어, 점점 신앙에 깊이 빠져든다.

‘노래’라는 매개체는 그들을 더 깊숙이 신앙 안으로 이끈다.
아빠는 밴드 출신이고, 엄마는 가수, 딸은 노래 부르기를 좋아했다.
공통의 취향이 종교와 맞닿으며, 그들은 더욱 빠르게 신의 이름 아래 묶이게 된다.

그러던 중, 엄마가 한 청년을 전도하려는 계획을 세우면서 딸은 다시 의문을 품는다.
그 청년이 가진 신념을 통해, 딸은 진정한 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다.

사이비 종교에서 벗어난 듯하면서도, 여전히 그 안에 머무는 자신의 믿음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우연히 마주친 신앙의 중심 인물의 충격적인 행동을 보고 결국 반기를 들게 된다.
경찰에 신고하며, 자신이 믿어왔던 신앙을 거부하게 된다.

가족과의 단절을 느끼면서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딸.언제나 무관심했던 아빠, 딸을 저주하는 엄마.갈등 속에서도 딸은 신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현실 사이에서 흔들린다.

결국, 현실에서 마주한 신앙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엄마의 사랑, 아빠의 사랑을 다시 느끼며 가족은 하나가 된다.

신은 믿는 사람에게 전부일 수 있다.때로는 강력한 무기가 되기도 한다.신이란 과연 존재하는가, 그 물음과 함께 이 책은 이별로 인해 한 가정이 겪는 고통, 지옥과 연옥, 천국을 오가는 여정을 그린다.
신앙을 중심에 두었지만, 결국은 가족의 사랑을 확인하는 이야기다.

P.116
영원의 소리에서 무엇이 벌어지고 있는가. 무엇이 아내를 그렇게까지 빠지게 만든 것일까. 알지 않으면 가족을 지킬 수 없다는 생각이 들자. 미치오는 영원의 소리 합창 연습을 견학하기로 했다.

P.123
영원님께 노래하면 가나타를 만날 수 있어. 부탁이야, 믿어줘.이건 진리야. 거기에는 삶도 죽음도 없어. 과거도 미래도 없어. 우리는 영원으로 이어진 거야....

P.155
가나타를 잃고 얼마간 저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저렇게 열중하여 배우던 음악도 저를 구해주지 못했어요. 하지만 영원님 덕분에 그 의미를 찾았습니다.

P.178
선악을 초월한 존재로 나타난 영원님은 악한 인간에게도 문을 열어줍니다. 죄가 많은 인간일수록 진리를 필요로 하죠. 저희는 널리 영원의 소리를 전달하지 않으면 안 돼요.

P.280
가나타가 죽고 나서 지금까지 만족하는 것과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다. 나만 행복해지는 것은 용납하지 않는다. 무언가를 원하고 바라서는 안된다. 그렇게 자신을 달래왔는데 도무지 눈물을 그칠 수가 없었다.

P.291
하지만 믿으려고 하면 할수록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무언가를 믿으려고 했을 때, 그것을 잃는 날을 생각하게 돼요.

P.315
지금 와서는 모르겠어. 하지만 나는 교코와 가온과 함께 있고 싶었어. 이상한 신을 믿더라도, 묘한 노래를 부르더라도••• 엄마를 정말 좋아하니까.

P.338
신의 도시의 종착점에 있는 벽 앞에서 인간은 계속해서 이렇게 통곡하고, 슬퍼하고, 한탄하며 기도해왔다. 그 기도에는 결코 끝이 없는 듯 보였다.

P.364
봄의 푸른 하늘을 덮은 검은 비구름 너머로 태양이 강하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지옥과 연옥과 천국, 모든 것이 이곳에 있다고 전하듯이.

소미미디어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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