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목 박완서 아카이브 에디션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내 어찌 이 작품을 편애 안 하랴."
박완서 작가에게 각별한 사랑을 받은 작품
40세에 첫 장편소설이 탄생한 책이 바로 나목이다.
표지부터 가슴을 설레게 하는 책이라 읽는 동안 행복했다. 세상을 떠나셨지만 아름다운 작품에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이유는 시대를 앞선 내용들이 많기 때문이다.
나목은 전쟁이 끝나기 바로 전 삶과 사랑, 한 여인이 사랑을 찾아가는 내용이다.자신의 대학 낙방이 더 슬퍼 사랑해준 아버지의 죽음을 크게 슬퍼하지 않지만 두 오빠의 죽음앞에 크게 슬퍼할 수밖에 없는 이경. 엄마와 단 둘이 고가에서 살지만 엄마는 자식의 죽음으로 인해 삶을 포기한 모습에 미워할 수밖에 없다.미8군 PX 앞에서 미군들의 여자들의 초상화를 그려주는 환쟁이들에게 그림을 나눠주고 셈을 해주던 경아는 새로 들어온 환쟁이 아니 진정한 화가 옥희도 씨를 만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서는 볼 수 없는 어둠의 그림자를 느끼게 되면서 사랑에 빠지게 된다. 가엾은 경아는 사랑이 어떻게 그려지는지 소설 내용으로 들어가 보자.
경아의 사랑이 당돌하면서도 안타깝다.스크린에 옮겨 놓은 것처럼 읽는 동안 한편의 영화를 보는 둣 했다.
오래전에 '그 남자네 집'이 드라마로 방영되어서 책으로 다시 읽었던 그때처럼 화면으로 영상화를 시키며 읽었다.

책속으로
'그는 딴 사람과 다르다. 그는 딴 사람과 다르다.'나는 마치 꿀 샘을 찾아낸 곤충의 예민한 촉각처럼 나의 새로운 생각에 강하게 집착했다.P54

나는 이제 옥희도 씨를 사랑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고, 그런 생각은 때론 아프고, 때론 감미롭고 어쩌면 두렵다 하여 어떤 뚜렷한 감정을 추려낼 수는 없어도, 그 생각에서 조금도 헤어나지릏 못했다.P67

차분한 분위기에 쾌적한 온도와 맛난 냄새와 사랑하고픈 사람에게 시중드는 시간을 나는 마치 섬세한 유리그릇처럼 소중히 다루고 있었다.P80

내 몸의 어떤 부분도 그를 향해 열리지 않았다. 내 심장은 조금도 규칙을 어기지 않고 조용히 뛰고 내 체온은 난로가 달구어놓은 것 이상 달아오르지 않았다.P147

역시 사랑이란 말은 하도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리느라 옥희도 씨를 향한 내 지극한 열망을 담기에는 너무 닳아 있었다.P221

나는 그의 목소리만 들어도 오늘 그의 눈에 따뜻함보다 상심이, 상심이라기보다는 섬뜩하도록 처량한 풍경 같은 것이 담겨 있는 것을 알 수 있다.P231

그의 따듯한 시선이 지켜준다면 얼마든지 나는 착할 수도 있는데. 그는 그것을 거부하고 자기만의 일을 갖고자 하고 있다. 그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나는 무슨 일이고 저질러놓고야 말 테다.P257

"어쩌면 하늘도 무심하시지. 아들들은 몽땅 잡아가시고 계집애만 남겨놓으셨노." P313

어머니의 눈에 다시는 어떤 느낌이 담기지 않았다. 부연 눈이 다만 죽지 못해 살고 있을 뿐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 목숨을 끊을 수 있는 사람보다 더 확실하게 삶을 거부하고 있었다.P317

나는 어머니가 아주 나쁜 상태라는 걸 막연히 알았다.
아버지나 오빠들의 죽음을 보았지만 그 죽음들은 슬픔이나 놀라움을 준비할 새도 없이 일순에 기습해왔었다. 등잔에 기름이 다하듯이 사람의 생명이 차츰 다해가는 모습을 혼자서 보기는 처음이었다. 혼자서라니.P350

남편 태수가 미처 소유하지도 상처 내지도 못한 또 하나의 나. 그의 체온이 끝내 덥힐 수 없었던 또 하나의 나.P382

봄에의 믿음. 나목을 저리도 의연하게 함이 바로 봄에의 믿음이리라
나는 홀연히 옥희도 씨가 바로 저 나목이었음을 안다. 그가 불우했던 시절, 온 민족이 안담했던 시절, 그 시절을 그는 바로 저 김장철의 나목처럼 살았음을 나는 알고 있다.
나는 또한 내가 그 나목 곁을 잠깐 스쳐간 여인이었을 뿐임을, 부질없이 피곤한 심신을 달랠 녹음을 기대하며 그 옆을 서성댄 철없는 여인이었을 뿐임을 깨닫는다.P391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