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거래자의 첫사랑
국슬기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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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억을 지우고 싶으신가요? 누구나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으리라고 본다. 나 또한 잊고 싶은 기억이 있다. 잊는다고 해서 과연 행복할까 싶다. 기억거래자 이지한은 15살때부터 돈 많은 사람들이 와서 지우고 싶은 기억을 지우고 많은 돈을 받으며 살았다. 그렇게 10년이 지난 후에 서영선이란 여자가 나타나면서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자신의 기억에는 없지만 영선의 기억에는 지한의 기억이 있었던 것이다. 지한은 아무런 생각없이 기억을 지워 달라는 의뢰인이 오면 기억을 지워주고 돈만 챙기면 되는 생활이었다. 충격에 빠진 지한은 스승을 찾아나선다. 10년만에 만난 스승과 제자 생각보다 초라한 집에서 초라한 모습으로 살고 있는 스승을 보고 의아해한다.
영선은 대학을 졸업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매일 약국에서 수면유도제를 구입하는 일만 하고 있다. 스승을 찾아서 알게 된 영선의 기억은 자신이 기억을 지웠다는 사실이다. 초등학교 시절 2학년 6반 같은 반을 하면서 서로 친하게 지내다 지한이 아무런 소식도 없이 전학을 간 것이다. 기억거래자 지한은 영선의 기억스크린을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자신이 9살때 영선의 기억을 훔쳐갔다. 그후로 영선은 아버지를 기억하지 못하고 가족 또한 기억하지 못한채 살아가고 있었다. 스승을 만나고 영선을 찾아가 기억에도 없지만 댓가를 치뤄야한다고 말한다. 뭐든 들어주겠다고 영선은 제자리로 돌려놓으라고 한다. 지한은 영선의 기억스크린을 보며 추적에 나선다. 어떻게 영선의 기억을 지우게 되었고, 영선과는 어떤 관계였는지를
흥미로운 소설이다. 눈을 통해 기억을 읽는다니 만약에 상대의 눈을 통해서 모든 기억을 읽는 기분이 어떨까 궁금하지 않은가 의문이 든다. 궁금증을 자아내는 소설이다. 읽으면서 호기심으로 채워지기도 하고 애틋하면서 유쾌한 로맨스 판타지 소설이다.

책속으로
시선을 교환한 이는 스스로 원한 어떤 기억을 잃을 것이고, 그는 그 대가로 상당한 금액의 돈을 받을 것이다. 그의 이름은 이지한. 눈을 뜬 모든 시간 타인의 기억을 읽눈, 언제나 기억리 뒤엉킨 채로 살아가는 대한민국 철부지 기억거래자다.P13

기억거래자가 과거의 기억을 잃는 건, 기억을 빼앗는 자가 치러야 할 마땅한 대가야. 속죄 행위 같은 거지.P43

지한은 지금까지 타인의 생각을 궁금해한 적이 거의 없었다. 궁금해하는 것, 설명하는 것, 이 두 가지는 지한의 인생에서 가장 불필요한 것들이었다.P83

기억스크린은 주인의 감정으로 기록되는 것이었다. 같은 장면도 주인이 그 기억을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보이기도 했다.P104

그녀에게 지한은 초등학교 동창이었고, 엄밀히 말하면 한 때 꽤 좋아했고, 순식간에 사라진 첫사랑이었다.P106

기억거래자임을 증명하는 약속된 표식을 보여주면 의뢰인은 곧바로 알아봤다. 그 자리에 서서 기억거래자의 눈를 보면 끝. 의뢰인으로선 이후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이 절차의 전부였다.

눈을 텅해 읽어. 기억을 .P141

내가 너의 기억을 지웠어.P190

기억은 없어도 분명 내 몸이 기억하는 게 있을 거야. 내가 주인이잖어. 자꾸 생각하다 보면 뭔가 더 기억이 날 수도 있고.P226

밖으로 나온 기억스크린을 그 기억을 꺼낸 사람만이 만질 수 있듯이. 기억스크린은 기억의 주인만이 돌려받을 수 있어.P241

기억은 맞물려 있지 않으면 계속 해서 사라지니까.P279

공간은 느낌으로도 기억되는 법이었다. 변하지 않은 공간이 주는 느낌은 때때로 기억보다 더 충만했다.P287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 서평단 자격으로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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