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고 있지만 사랑하고 있습니다 - 완치 없는 삶에 건네는 어느 정신과 의사의 위로
장기중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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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치매로 고생하시던 엄마를 떠나 보냈기에 첫
장을 넘기는 순간 울컥했다. 진작에 이런 책을 읽었더라면 엄마를 이해하고 더 세심하게 챙길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 정신과 의사이면서 치매 환자를 돌보는 의사쌤이시기에 충분히 책을 읽는 동안 위로 받을 수 있었다.

엄마는 당신 물건에 집착이 강하셔서 도둑 망상을 가지고 계셨다. 항상 당신의 물건을 보따리에 싸서 침대 머리맡에 두고 계셨다. 처음에는 몰랐다. 의심병이고 화병으로만 여겼지 치매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남을 욕하고 화를 내는 것이 나쁜 치매의 전형적인 현상인데 엄마가 치매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천사처럼 웃어주시기만 했다. 그것은 치매 말기라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됐다.착한 치매가 되면서 자식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엄마를 그냥 지켜보아야만 했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병이 치매라고 본다. 치매로 기억은 잃어갔지만 자식을 바라보는 눈에서는 사랑만이 가득했다.아직도 마지막 엄마의 모습을 기억한다. 그래 왔니 말은 못하셔도 환하게 웃어주셨던 모습

서두르지 않는 수많은 선택이 이어지면 '느리게 사는 삶'이 된다. 어쩌면 느리게 사는 방식에서 우리는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것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P73

삶의 마지막까지 여전히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로 살아간다면 그것이 행복한 삶이 아닐까. 그들이 원하는 것은 결국 나 또한 내 삶에서 원하는 것이었다.P81

내 존재가 사랑하는 사람을 더 빠르게 무너뜨리고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가장 사랑했기에 발생하는 그래서 더 비극적인 병이다.P93

변하는 것은'자기 맘대로 되지 않는 현실'이고, 변하지 않는 것은 '마음'이다.

인간다움을 잃어가는 비극적인 치매 안에서도 인간은 사랑을 추구한다.그리고 언젠가 그 작은 인간다움조차 사라지게 되면 더 사랑할 수 없게 될지 모른다.치매가 끌고 가는 기억에 따라 '사랑'은 변할 수 있어도 '사랑할 수 있다'는 본능은 마지막까지 남아있다. P147~148

자식을 고통스럽게 만들고 병세 악화로 비칠지언정, 치매 노인의 분리불안은 그런 그리움과 애잔함을 자식들 마음에 남긴다.P161

출판사에서 제공된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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