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자의 마음 - 도망친 곳에서 발견한 기쁨
정고요 지음 / 엘리 / 2025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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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산책자의 마음 》
ㅡ정고요

● 도망친 곳에서 발견한 기쁨

➡️. 달빛과 파도, 솔숲의 아름다움에 보폭을 맞추며 일상의 문법을 다시 배우는 시인의 시간.

✡️. 걷고, 멈추고, 다시 걸으며 오롯한 하루를 살아내는 연습.


ㅡ이 책의 제목과 더불어 부제가 눈에 띈다.
'도망친 곳에서 발견한 기쁨'
도망친 것인가? 왜? 어디서? 어떻게?

인생은 아주 긴 산책을 가는 것과 같다.
그 길에서 보이는 수많은 것들은 때론 너무도 아름다워 감격스럽기도 하지만 한시라도 바삐 그 자리를 떠나고 싶을만큼 피하고 싶은 일도 많다.
피하고 싶은 일에서 도망쳤다.
보고 싶지 않은 것을 보지 않으니 그 자체만으로도 기쁘다.

정고요 작가는 시인이다.
시인은 살던 곳을 떠나 떠도는 중이다.
특별시 다음에 광역시, 다음에 소도시, 다음에 군과 읍리. 시작은 한 사람의 실직 때문이었지만 중심에서 멀어져 바깥으로 바깥으로 떠도는 데 생각보다 그들에게 잘 어울리는 삶이 되었다.
분명히 도망쳤는 데, 생각지도 못한 기쁨을 느끼는 중이다.

해변을 거닐고 조개껍데기를 주으며, 내가 맞이하는 공간들을 예뻐하고 사랑한다.
산책하다 만나는 동물들과 사람들, 꽃들을 보며 그날그날 새로운 감성에 사로 잡히고 계절의 변화도 바로바로 느낀다.
도시와 달리 읍. 리의 산책은 그때그때 변화가 즉각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매력이다. 그래서 더 재밌다.
교통수단 없이 오롯이 두 다리로 거니는 길이기에 모든 것은 느리게 움직인다.
빠를 땐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고, 바쁠 땐 무용해 보이던 것들도 꽤나 유용해 보인다.
이 모든 감정들은 도망쳐 보지 않은 이들은 절대 알 수 없다.

하루의 스케쥴이 빼곡히 차 있지 않고 그날그날 매순간 즉흥적으로 마음가는 대로 움직이고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지 모른다.
바쁜 세상에서는 그런 삶을 루저, 한량, 백수 등의 표현으로 낮추어 부르지만 정작 루저, 한량, 백수들은 이미 천국에 살고 있는 지도 모른다.

"산책은 어느 땐 일상의 사치가 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그렇듯 일하는 데 하루의 시간 대부분을 써야 하는 시간 가난자라면 시간을 부러 내서 산책은 사치다. "
그러니 이들이 얼마나 부자인가? 매일매일 사치를 부릴 수 있으니.
산책이라는 사치를 부려 본 적이 없는 이들은 죽었나 깨어나도 모를 풍요로움이다.

최근에는 나도 산책을 별로 나가보지 못했다.
그런데 다행히도 이 책을 읽는 동안, 저자가 거니는 다양한 산책에 동행하는 기분이 들었다.
기분좋은 파도소리, 상쾌한 바람, 알록달록 꽃과 푸르른 나무들이 내 눈앞에 펼쳐진 기분이다. 그러고보면 독서도 여유로움을 가진 이들이 즐길 수 있는 사치인가 보다.

작가의 느슨한 산책론에 빠져,
나도 한번 여유를 부려본다.
더 큰 행복과 기쁨을 느낄 수 있다면 남들 눈에 도망쳐 보인들 어떨까? 도망쳤다고 손가락질 하는 이들은 도망칠 용기가 없는 자신을 위로하고 있을 수도 있는 데.
그저 나에게 맞는 속도로 나에게 맞는 삶을 사는 것이 최고인 것을.


[ 엘리 @ellelit2020 출판사에서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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