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뢰즈는 사유를 강제하는 폭력을 ‘기호signe‘라고 부르고 있다. 기호는 선사되는 것이 아니라 만나게 되는 것이다. 만남의 대상은 소여된 것으로는 있을 수 없고 소여와 일치하는 것으로도 있을 수 없다. (...) 즉, 소여의 수동적 종합에 불법침입하여 그것에 폭력을 가하고 소여 그 자체를 변경하는 그러한 기호야말로 사유를 발생시킨다. 바꿔 말하면 현상의 변화에 관계하는 무언가를 받아들였을 때 사람은 사물을 생각한다. 생각하는 것은 변화와 단절될 수 없다. - P102
시간 이미지에 있어서 등장인물의 행동과는 완전히 무관계하게 공허한 시간이 단지 흘러간다. 여기에 있는 것은 그 속에서 일어나는 것과는 무관하게 단지 흘러가는 시간을 직접적으로 제시하는 이미지이다. 의미를 박탈당한 순수한 이미지라는 의미에서 ‘광학적-음성적 이미지‘라고도 불리고 있다. 운동 이미지의 영화에서는 등장인물이 상황에 반응하여 행동했다. 그것을 보는 관객은 등장인물에 동일화할 수 있었다. 시간 이미지의 영화에서는 오히려 등장인물이 관객과 같이 자신이 놓인 상황을 단지 관찰한다. "등장인물이 일종의 관객이 된다"(IT, p.9). - P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