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바로 현대식 죽음의 속성이지요." 머레이가 말했다. "현대의 죽음은 우리와 독립된 별도의 생명을 갖고 있습니다. 그건 아주 거창하고 폭넓게 자라고 있죠. 전에없이 활발하게 퍼지고 있구요. 우리는 그것을 객관적으로 연구합니다. 그것의 등장을 예견하고 몸속에서 움직이는 경로를 추적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의 횡단면도를 찍고 몸속에서 움직이는 전율과 파장을 테이프로 기록할 수도 있어요. 우리가 그것에 이렇게 가까이 간 적도 없거니와, 그 습성과태도에 이렇게 친숙한 적도 없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아주친밀하게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것은 계속 자라서 폭과 넓이를 획득하고, 새로운 출구와 새로운 통로와 수단을 얻고 있어요. 우리가 그것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될수록 그것은 점점 더 크게 자랍니다. 이건 어떤 물리법칙 같은 건가요?
지식과 기술이 진일보할 때마다 그에 걸맞게 새로운 종류의죽음이, 새로운 변종이 나타난다는 식이죠. 바이러스 매체처럼 죽음도 적응을 해나갑니다. 이것이 자연법칙일까요? 아니면 나만의 사적인 미신일까요? 죽은 자들이 그 어느때보다 우리에게 더 가까이 있다는 게 느껴져요. 죽은 자들과 같은 공기를 마시며 살고 있다는 게 말입니다. 노자(老子)의 말을 기억하십시오.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에 차이란 전혀 없다. 그들은 생명력의 한 통로다‘라는 말을 기억하세요. 노자는 예수가 태어나기 육백년 전에 이렇게 말했어요. 이 말은 다시 생각해봐도 맞는 말입니다. 어쩌면 그 어느때보다 더맞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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