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안개 속을 나아가는 자다. 그러나 과거의 사람들을 심판하기 위해 뒤돌아볼 때는 그들의 길 위에서 어떤 안개도 보지 못한다. 그들의 먼 미래였던 그의 현재에서는 그들의 길이 아주 선명하게 보이고, 펼처진 길 전체가 눈에 들어온다. 뒤돌아볼 때, 인간은 길을 보고, 나아가는 사람들을 보고, 그들의 잘못을 본다. 안개가 더는 거기에 없다. 하지만 모든 이들, 하이데거, 마야코프스키, 아라공, 에즈라 파운드, 고리키, 고트프리트 벤, 생존 메르스, 지오노 등, 모든 이들이 안개 속을 걸어갔으며, 우리는 이렇게 자문해 볼 수 있다. 누가 더 맹목적인가? 레닌에 대한 시를 쓰면서 레닌주의가 어떤 귀결에 이를지 몰랐던 마야코프스키인가? 아니면 수십 년 시차를 두고 그를 심판하면서도 그를 감쌌던 안개는 보지 못하는 우리인가?
마야코프스키의 맹목은 영원한 인간 조건에 속한다. 마야코프스키가 걸어간 길 위의 안개를 보지 않는 것, 그것은 인간이 뭔지를 망각하는 것이요,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를 망각하는 것이다. - P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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