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나라라는 대가족에서 예술가는 결국 다수의 끈에 의해 다수의 방식으로 구속된다. 니체가 독일 특성을 큰 소리로 혹평하고, 스탕달이 자신은 조국보다 이탈리아를 더 좋아하노라 선언해도, 어떤 독일인, 어떤 프랑스인도 이에 대해 화를 내지 않는다. 그러나 만약 어떤 그리스인이나 체코인이 그런 소리를 떠벌린다면 그의 가족은 그를 혐오스러운 배신자로 여겨 극렬히 배척할 것이다.
남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 뒤에 묻힌 유럽의 작은 나라들(그들의 생활, 그들의 역사, 그들의 문화)은 바깥 세계에 알려지는 일이 거의 없다. 당연히 사람들은 그들의 예술이 국제적으로 알려지지 못하는 주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이 예술이 불구인 것은 모든 사람들(비평, 사료 편찬, 이방인들은 물론 동포들 역시)이 그것을 국가 가족이라는 커다란 사진 위에 붙이고는 바깥으로 나가도록 내버려두지 않는 까닭이다. - P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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