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라도 만일 내가 다른 곳에서, 다른 나라에서 다른 때에 태어났다면 내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법이다. 이 질문은 가장 널리 퍼진 인간의 환상 가운데 하나 즉 우리 삶의 상황을 단순한 배경이나, 아니면 항상 독립적이고 지속적인 우리의 ‘자아‘가 단순히 지나치는 우연적이며 바뀔 수 있는 상황으로 인식하게 하는 환상을 내포한다. 자신의 다른 삶, 여남은 개 되는 가능한 다른 삶을 상상하는 일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그러나 몽상은 이제 그만! 우리 모두는 출생의 날짜와 장소에 구체적이고 유일한 상황을 벗어나서 생각할 수 없으며, 이러한 상황에서만 그리고 그를 통해서만 이해될 수 있다. 낯선 두 사람이 조셉 K가 기소당했음을 알리기 위해 아침에 그를 찾아오지 않았더라면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딴판의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 P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