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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산의 현대시 산고 - 황현산 유고 평론집
황현산 지음 / 난다 / 2020년 9월
평점 :
문학평론가 황현산 선생님의 유고 평론집 <황현산의 현대시 산고>를 읽었다. '흝어져 있는 글을 모으다'라는 산고의 제목처럼 황현산 선생님이 [문예중앙]에 연재했던 글을 묶었다. 이육사, 백석, 김수영과 같은 한국 시인의 시와 말라르메, 보를레르와 같은 프랑스 시인의 시까지 황현산 선생님의 깊이로 풀어낸다. 느긋하게 책을 읽었지만 어쩐지 그 깊이를 10%도 채 소화하지 못한 것 같다.
"시의 말은 발음됨과 동시에 그 물질성이 사라지면서, 그것이 지시하는 사물에 대한 우리의 구체적이고 잡다한 경험들이 아니라 그 순수 관념을 드러내야 한다."
p.49 <황현산의 현대시 산고>
"번역이 비록 한 편의 시를 흠집 없이 옮겨놓는 일에는 실패해도, 바로 그 흠집을 통해서 적오도 그 시의 언어 의식을 인상 깊게 체험하고 그것을 자기 언어로 구체화하려는 노력으로 보편적인 '시'의 길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 번역을 비롯한 문학번역의 번역 가능성을 전망해야 할 것 같다."
p.59 <황현산의 현대시 산고>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챕터는 [미라보 다리]의 추억이었다. 하나의 시가 번역자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번역되었는지 읽어보는 재미와 시인이 시를 쓰게 된 배경과 이야기를 함께 읽으니 [미라보 다리]의 시가 마음에 다가왔다. '시는 잃어버린 것을 마음에 묻어두고 다시 얻어야 할 것을 생각해낸다.'라는 황현산 선생님의 글처럼 잃어버린 사랑과 남은 기억 사이에서 아폴리네르의 시를 읽는다. 쉽게 다가갈 수는 없었던 시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 난다 출판사로부터 서평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