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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붕어의 여름방학
샐리 로이드 존스 지음, 레오 에스피노사 그림, 이원경 옮김 / 보림 / 2020년 7월
평점 :
큰 도시 한가운데 헨리, 올리, 에밀리 삼 남매는 할아버지와 같이 살고 있다. 찜통 같은 더위가 계속되는 여름방학, 떠나지 못한 도시 아이들은 어항 속 금붕어와 같은 하루하루가 계속된다. 아이들의 유일한 즐거움은 창밖 오래된 분수를 바라보는 일. 여기저기 깨지고 넝쿨로 뒤덮여 있지만 세 아이의 눈에는 웅장한 독수리 조각상이 곧 날아갈 것만 같다. 그러던 어느 날, 분수 정원 앞에 이상한 표지판이 등장한다. "해밀턴 분수 정원 2주 후에 개장합니다! 여름 별장이 필요한 금붕어는 누구나 환영합니다." 금붕어의 여름방학을 기다리는 아이들만큼이나 해밀턴 분수 역사와 함께 살아온 할아버지도 이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 같은 이야기지만 90년대 뉴욕에서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그림책이다.
코로나 재확산으로 아이와 함께하는 여름방학이 다시 시작되었어요. 떠나지 못한 삼 남매가 바라보는 창가의 풍경은 매일 집안을 맴돌며 창밖을 바라보는 아이의 모습 같아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외출도 하지 않고 아이가 좋아하는 유치원도 잠시 쉬고 있거든요. 오늘도 아이는 뒹굴며 책을 읽고 상상 속의 친구를 불러내고 안쓰럽지만 혼자서 놉니다. 2주 후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끝난다는 기약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2주 뒤에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면 얼마나 설렐까요? 그림책을 읽으며 놀라운 기적을 상상하게 됩니다.
독수리 날개 앞으로 모여든 아이들의 표정 그리고 아이들의 손에 들린 금붕어를 바라보며 희망을 생각합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2주 뒤에는 좀 더 나아질 거라고, 마스크를 벗고 신나게 뛰어놀 수는 없겠지만 어린이집으로 유치원으로 학교로 아이들이 돌아갈 수 있을 거라도 믿고 싶어요. 각자의 위치에서 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지만 그래도 그림책 내용처럼 가끔은 놀라운 일이 벌어지기도 하는 세상이니까요.
* 보림 출판사로부터 서평단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