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크리스마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스기타 히로미 그림,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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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스토리텔러  '히가시노 게이고'
한국에서 추리소설 작가로 굉장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일본 작가 중 한 명이다.
연애의 행방이란 작품으로 '연애소설' 장르에 도전하더니 이번에 도전한 장르는 '동화'이다.
동화는 단순한 스토리 속에 확실한 교훈이 있어야 한다. 대중에게 쉬워 보일 수 있는 장르지만 그리 만만치 않다. 히가시노의 색깔이 담긴 동화는 어떤 빛깔로 보여줄 것인가?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해주는 '산타클로스'는 혼자만 일하는 것이 아니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멋진 열명의 산타클로스들은  올해도 크리스마스 준비로 분주하다.
미국지부 산타클로스가 은퇴를 앞두고 있어 한명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새로운 산타가 오기로 하는데.. 
9명의 산타는 새롭게 등장한 산타를 보며 눈이 휘둥그레진다. 바로 여자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당황한 산타들은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산타가 되기 위해 이곳까지 온 제시카는 산타클로스는 왜 당연히 남자여야 하는 질문을 역으로 하게 된다.  서로의 말싸움 끝에 산타의 이미지가 얼마나 고정관념에 갇혀있었는지 서로 깨닫게 되는데..

히가시노 게이고는 '편견' 이란 단어가 사람의 사고 폭을 얼마나 협소하게 만드는지 단순한 스토리로 강렬하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세상의 이미지에 주입되어 생각의 틀을 깨버리는 의식이 어른이 돼서는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이들은 알까?  어른인 나도 교훈을 얻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따뜻한 동화.

그래... 세상에 당연한 건 없어!!


p.54 겉모습 따위는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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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양장) 헤르만 헤세 컬렉션 (그책)
헤르만 헤세 지음, 배수아 옮김 / 그책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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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과 싯다르타를 읽고 감동을 받은 독자라면 헤르만 헤세 글에서 원하는 무언가가 생긴다.

영적인 성장을 보여주는 소설이라 독자도 함께 성장해 가는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헤세의 글 속엔 마른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곳곳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는 그럼 힘을 또 한번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싱그러운 미소를 지닌 아름다운 소년 골드문트는 자신의 의지가 아닌 아버지의 바람대로 신부가 되기 위해 수도원에 들어간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사람인지 모른 체 골드문트는 신학공부를 계속 이어나간다.

수도원의 젊은 교사 나르치스는 철학과 신학에 학문의 깊이가 뛰어나며 사람을 꿰뚫어 보는 능력도 있었다. 그런 능력 때문에 그는 골드문트가 수도원 생활과 맞지 않다는 점을 그보다 먼저 알아차렸다. 서로 다른 성향을 지녔지만 골드문트와 나르치스는 강력하게 서로에게 끌리게 되었고 벗이라 칭하며 그들의 내면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골드문트는 나르치스와의 대화중 자신이 잊고 있었던 내면에 어머니라는 존재를 발견하게 되고 자유를 찾고자 수도원을 나와 방랑생활을 하기로 결심한다.



p.262  그가 아는 것이라곤 단지 어머니를 따르고 있다는 것, 어머니를 향해 가고 있다는 것뿐이었다. 어머니에 의해 이끌리고 어머니의 부름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것이 좋았다. 그것이 삶이었다. 어쩌면 영영 어머니를 형상화할 수 없을지도 몰랐다. 어머니는 영원한 꿈으로, 예감으로, 유혹으로, 성스러운 신비의 황금빛 섬광으로 남을 것이다. 어쨌든 어머니를 따라가야 했다. 그는 어머니에게 운명을 맡겼고, 어머니는 그의 별이었다.<br />


이성과 철학 학문으로 모든 걸 이해하려는 나르치스와 감성과 경험 예술로 인생을 살아가는 골드문트. 그들은 자신이 지닌 가치로 인생을 판단하며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골드문트가 수도원을 나오면서 소설은 골드문트의 시점으로 야기기가 흘러간다. 수많은 여인들과의 사랑, 갑작스러운 살인, 페스트로 인한 타인의 죽음, 조각가로 활동했던 삶등 수도원에 있었으면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수많은 감정들을 경험한다.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의 길을 걸어간 골드문트와 나르치스는 극적으로 재회하게 된다. 오로지 학문과 종교로 인생을 판단하는 나르치스와 경험과 사랑으로 인생의 깨달음을 얻은 골드문트. 누구의 길이 정답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다만 자신이 지닌 가치로 인생의 깊이를 이해하려는 두 사람은 아름답게 느껴진다. 몸은 떨어져 있었지만 마음은 영적인 동반자로 항상 함께 했던 두 사람.  골드문트가 나르치스에게 남긴 마지막 말 때문에 나르치스도 나도 한동안은 가슴이 먹먹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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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 인물 열전
소준섭 지음 / 현대지성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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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는 삼국지로나마 가깝게 느껴졌지 그 양이 방대해서 접근조차 두렵게 느껴지는 분야이다  사마천의 사기로 중국의 역사를 접근해 보려 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중국사 인물 열전은 나처럼 중국사에 대한 관련 지식이 없는 이에게 한결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어보려 한 마음이 들게 한건 목차 때문이었다. 목차를 살펴보면 평소에 잘 알던 인물들과 한 번도 접해보지 못했던 인물들이 시대의 흐름 순으로 나열되어 있다. 요순임금의 시대부터 현대의 중국까지 인물을 통해 중국 역사의 큰 흐름을 파악해 볼 수 있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물을 제외하곤 처음 접해본 인물들이 꽤 있었는데 의외로 잘 몰랐던 인물들이 나에게 큰 인상을 남겨주었다. 특히 진나라를 강대국 반열에 올린 상앙과 한나라 양책의 대상위였던 여불위, 한나라 최고 미녀 왕소군의 이야기가 기억에 많이 남았다.



p.48  "행동을 주저하면 명성을 얻지 못하고 일을 추진하면서 머뭇거리면 결코 공을 이룰 수 없습니다. 식견이 높은 사람은 세상의 비난을 받기 마련이며 독창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도 대부분 백성들의 조롱을 받습니다. 어리석은 자는 일을 분별하는 데 어둡지만 현명한 사람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기 때문입니다. "   - 상앙 변법 중 -<br />

잘 알던 인물이었지만 다시 본 인물도 있었다. 칭기즈칸은 세계를 정복한 인물로만 생각해서 장수의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현명한 지도자였다. 인재를 보는 눈이 탁월하여 사람을 기용하는 재주가 뛰어났고 의외로 적들에게 관용을 베풀 줄 아는 사람이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인물을 통해 중국사를 살펴볼 수 있기에 역사서 치고 지루할 틈 없이 읽을 수 있다. 하지만 흥미로운 인물들이 등장했을 때 좀 더 내용이 많았으면 하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전체적인 흐름을 맛보기 좋았지만 깊이 있는 내용을 알기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중국사를 처음 접근하는 사람들의 입문서로 좋은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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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만 나면 딴생각 - 아무 것도 아니지만 무엇이든 되는 생각
정철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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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광고 문구나 공익광고 표어를 볼 때면 저런 문장은 어떻게 만들까? 란 궁금증이 들곤 한다. 

특히 대통령 선서 시절 문재인 대통령이 내세웠던 '사람이 먼저다' 란 글귀는 자신이 중요시하는 가치를 한문장 안에 잘 담았다고 생각했던 글이다. 만든 사람에 대해서는 전혀 정보가 없었는데 알고 보니 예전에 읽었던 '카피책' 저자 정철 카피라이터가 만든 문장이었다. 카피라이터가 집필한 책은 처음 접했기에 신선하고 흥미로웠던 기억이 난다.



'카피책'이 글 쓰는 스킬을 알려주는 책이라면 '틈만 나면 딴 생각'은 생각하는 스킬을 알려주는 책이다. 평범한 소재라도 꼬리의 꼬리를 무는 생각이 때로는 기발한 문장을 가져와준다는 것인데 책 제목처럼 틈만 나면 딴생각을 하라고 말한다. 하나의 사물을 보고 모순된 능력을 찾아내기, 격언 속담 등을 패러디하거나 문장을 한번 비틀어 버리기, 단어 하나를 찍은 다음 꼬리를 살짝 바꿔 연관성 찾아내기 등 정철은 다양한 방법으로 딴생각하기 스킬을 알려준다.



p.109  남의 말을 새겨들으면 바른 길이 보이고 뒤집어 들으면 새로운 길이 보이지.<br />
p.132  행복의 반대말은 불행이 아니라 불만이다.<br />


정철은 사물과 동물을 보아도 똑같은 시선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사람들과 똑같이 생각하면 똑같은 글밖에 나올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듯 엉뚱하게 바라보고 엉뚱하게 질문하고 엉뚱한 대답을 찾는다.  끊임없이 관찰하고 생각하는 걸 보며 이분의 삶도 어쩌면 시인의 삶과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무언가를 창조한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 역시 카피를 새롭게 탄생시키는 일이라 힘들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지만 이렇게 일상생활에 접목시켜 사소한 것도 새롭게 발견하는 기쁨을 느낄 줄 알기에 진정으로 자신의 일을 즐기는 것 같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사람이나 카피라이터의 뇌구조가 궁금한 사람들에겐 흥미로운 책일 것이다. 



p.339  "안녕하세요. 안녕히 계세요."

무슨 뜻일까. 왜 이런 낙서를 했을까. 어려웠어. 한참을 담벼락 앞에 서 있었어. 다리가 저릴 때쯤 의미를 알 것 같았어.

나는 낙서 제목을 '인생'이라 붙였어. 인생을 압축하고 또 압축하면 바로 이 두 번의 인사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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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수학자 - 캔버스에 숨겨진 수학의 묘수를 풀다 미술관에 간 지식인
이광연 지음 / 어바웃어북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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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직업에 따라 작품을 감상하는 관점이 판이하게 달라지곤 한다.

미술 전공자의 눈으로 작품을 감상할때 그림의 색상 배치 구도 그리고 숨겨진 작가의 해석을 찾는다.

하지만 수학자의 눈으로 본 작품은 내가 기존에 해왔던 작품의 감상법을 완전히 뒤엎은 방법이었다.

제대로 된 방법으로 그림을 그리려면 기하학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 저자의 말에 처음엔 동의하지 않았지만 책을 읽을수록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어렸을 때부터 배워왔던 원근법과 황금비율은 그저 선생님이 그렇게 그려라고 지도했기때문에 그렸지 수학적으로 이해해본 적은 없었다.

저자는 왜 이 그림이 좋은 그림이고 유명한 작가들이 수학이란 학문에 조예가 깊었는지 이론을 내세워서 차근차근 풀어준다.

예전에 사람을 그리면 신체비율이 이상하게 그려질 때가 많았는데 그때 내가 인체에 대한 황금비율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임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p.77  뒤러는 <아담>과 <이브>를 완성하기 위하여 무려 3백 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모두 발가벗겨서 인체의 비례를 측정하였고, 마침내 모든 인류의 아버지와 어머니인 아담과 이브의 비례를 얻었다고 한다. <br />


박물관이나 미술관 관람을 좋아하는 나로선 무릎을 치게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바로 조각상의 관람 지점을 만들자는 저자의 주장이었다.

사람들이 황금비율을 제대로 못 느끼는 이유는 관람 지점이 저마다 엉뚱한 곳에서 보기 때문이라 한다.

예전 루브르 박물관에서 사람들이 몰려 정말 터무니없는 곳에서 관람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을 읽으니까 다시 가서 제대로 감상해야 할 것만 같았다.



p.83  생각건대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이러한 최적의 관람 거리를 구해서 해당 지점을 조각상 앞에 표시해 두면 어떨까? 그리고 최적의 관람 거리를 구한 과정을 작품 해설관 근처에 함께 밝혀놓으면 수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한 번 더 눈여겨 볼 수 있지 않을까?

바로 그 최적의 관람 포인트야말로 수학과 예술이 가까워지는 지점 아닐까? 수학자가 미술관에서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생겼다고 생각하니 왠지 뿌듯해진다.


그 외에도 노아와 방주의 강수량 측정 계산법과 프랙털, 거듭제곱의 위력 등 생소했던 수학이 많아 지루하지 않게 수학자의 관점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분명 똑같은 그림인데 수학자의 눈을 걸쳐 감상하는 작품은 내게 또 다르게 다가왔다.

솔직히 이론은 어려워서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접근하여 작품을 해석하는 이야기가 신선해 다른 이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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