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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꾸는 책 읽기 - 세상 모든 책을 삶의 재료로 쓰는 법
정혜윤 지음 / 민음사 / 2012년 6월
평점 :
첫 번째 질문
"먹고 살기도 바쁜데 언제 책을 읽나요?"
: 저자도 마찬가지겠지만 이 질문은 나도 정말 많이 듣는 말이다. "애 키우면서 책 읽을 시간이 어디 있어.", "넌 팔짜도 좋다. 야, 애 둘 키워봐. 그런 시간이 나나.", "전 직장다니다 보니 틈이 없네요."
내가 책을 읽기 시작한 건 책속에서 위로를 받고 싶기 때문이었다. 책을 읽고 그 속에 인물들을 하나하나 만나다보면 어느새 조금씩 치유되는 내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겪은 경험을 힘들어 하는 누군가에게 말해주고 그 사람도 책속에서 위안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에 책읽기를 추천해주면 "어 그래? 괜찮은데, 나도 책 좀 봐야겠다."라는 긍정적반응은 naver! 전혀! 없다. 모두 일관되게, "너 참 팔짜좋다." 라는 반응뿐이다. 하지만 난 도리어 묻고 싶다.
"당신 정말 바빠?"
우선 내가 주부니까. 주부들 이야기부터 해보자. 내가 팔짜가 좋아서 책을 읽는다고?
묻고 싶다. 아줌마. 당신은 책 안 읽고 드라마 보잖아요. 난 그 시간에 책을 읽을 뿐이예요.
애들때문에 힘들다고? 책이란 말이죠. 시집도 책이예요. 애들한테 책읽어 외치지 말고 똥사면서 시한줄 읽어보세요.
책을 많이 읽는다고, 오랜시간 동안 읽는다고 해서 좋은 게 아니예요.
그냥 틈틈이 조금씩 읽어도 괜찮은 거라고요.
애들 공부할때 티비보지 말고 그 옆에서 책한줄 읽어보세요.
두 번째 질문
"책 읽는 능력이 없는데 어떡하나요?"
: 책 읽는 능력같은 거 저도 없습니다. 그냥 읽어요. 몰라도 읽어요. 그러다 보면 어느새 이 책에서 봤던 내용이 저 책에서도 나오죠. 같은 내용이라는 게 아니라. 비슷한 인물이나 비슷한 상황을 말해요. 그런 상황들을 보고 그들의 선택을 보다 보면 어느새 그 안에서 인생, 삶이 보입니다. 그냥 자신의 상황에 맡게 그대로 받아들이시면 되요.
모르면 여러번 반복해서 읽으면 되고요, 그래도 모르겠으면 청소년용으로 나온 좀 더 쉬운 책을 읽는 것도 좋습니다.
세 번째 질문
"삶이 불안한데도 책을 읽어야 하나요?"
: 삶이 불안하기때문에 책을 읽어야 해요. 저도 불안했습니다. 지금도 불쑥불쑥 알수없는 불안감을 느낍니다. 전 그 불안의 해답을 책 안에서 찾습니다. 책안엔 무수한 삶들이 있습니다. 내 삶은 한 번 지나가면 다신 되돌릴 수 없지만 책 속의 삶은 반복해서 읽을 수 있으며 내 맘대로 바꾸어 볼 수도 있습니다. 그걸 그대로 내 삶에 적용하세요. 언젠가 내가 그런 일을 당했을때, 이미 한 번 생각해 본 적이 있다면 좀 더 쉽게 대처할 수 있겠죠. 뭐.....그래도 실수하는 게 인간이긴하지만요.^^;;
네 번째 질문
"책이 정말 위로가 될까요?"
: 제겐 정말 위로가 되었습니다. 남편이 이해가 안갈 땐 남녀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한 심리학책을 몰아 읽었습니다. 내 삶이 용납이 안될땐 나보다 더한 삶을 사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혹은 나와 비슷한 처지에서 도전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읽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을 통해 위안을 얻었습니다. 힘을 얻었습니다.
다섯 번째 질문
"책이 쓸모가 있나요?"
: 당연하죠! 앞에 질문들에 대한 대답만 다시 읽어봐도 충분히 쓸모가 있다는 사실을 아실텐데요.
여섯 번째 질문
"책의 진짜 쓸모는 뭐죠?"
: 우리는 끊임없는 선택을 하며 살아갑니다. 그 선택의 순간에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힘을 우린 책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일곱 번째 질문
"읽은 책을 오래 기억하는 법이 있나요?"
: 한 권의 책을 여러번 읽는 것도 방법일 것이고, 필사를 해보는 것도 방법일 것이고, 좋은 구절에 표시를 해놓는 것도 좋겠죠. 저같은 경우엔 오래 기억하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했습니다. 조금이라도 오래 기억하기 위해 허접한 서평을 씁니다. 전 독후감이라고 부르지만.
여덞 번째 질문
"어떤 책부터 읽으면 좋을까요?"
: 책을 읽고 글을 남기면서부터 종종 듣는 질문입니다. 어떤 책이 재미있나요? 무슨 책부터 읽을까요?
처음엔 정말 고민했습니다. 무슨 책을 추천해 주는 것이 그 사람에게 좋은 것일까?
하지만 지금은 고민하지 않습니다. 정답은 바로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거든요.
내가 아무리 좋았던 책도 남에겐 와닿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람은 각자 자신의 처한 상황에서 필요한 것을 먼저 받아드리른 것 같습니다. 임신한 여자 눈에 임신한 여자들이 쭈욱 보이는 것 처럼.
즉 자신의 상황과 전혀 동떨어진 이야기는 남들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좋지 않은 것 처럼말이지요.
당장이라도 리스트를 보내 드리고 싶습니다. 세상엔 꼭 피해야 할 나쁜 책들도 넘쳐나니까 할 수만 있다면 도움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스스로 한 권씩 짠 리스트가 가장 좋습니다. - p. 181
저자의 말이 제 답입니다.
마지막 비밀 질문 : 요건 책을 직접 읽어보시길...(저자가 차례에 밝히지 않는 걸 내가 까발린다면 스포가 될 것 같아 요 질문은 피하겠습니다.
"삶을 바꾸는 책 읽기" 책을 읽으며 저도 위의 질문들에 대한 나만의 답을 써봤습니다. 물론 저자는 저보다 더 고급스럽게 이야기 해주지요. 재미난 책들의 구절들을 인용해가면서요. 이 책은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엄마, 나 책읽기 싫어."
"엄마, 책은 왜 읽어야해?"
아이들이 묻지 않나요?
그때마다 혹시 얼버무리면서
"그냥 읽어. 다 피가 되고 살이되!"
"시험 잘치려면 읽어야지."
이런 식으로 대답하고 있지 않으신지요.
반성하십시오.
반성하자고요.
이 책 읽고 아이들에게 제대로 설명해주세요.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몰라 방황하시는 모든 분들께 추천해드리고 싶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