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두리 없는 거울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박현미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나비, 고양이, 만발한 꽃. 봄날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표지. 하지만 표지를 하나하나 뜯어보면 뭔가 괴이함이 묻어난다. 쓰러져 얼굴을 알 수 없는 소녀. 다리 밑 흥건한 붉은 빛. <테두리 없는 거울>은 표지느낌 그대로의 소설이었다. 아름다워보이지만 뭔가 오싹함이 있는 소설. 



 



 <테두리없는 거울>속엔 5편의 단편 소설이 담겨있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저마다의 색깔을 지니고 있다. 그립기도하고, 애처롭기도 하고, 오싹하기도 하다.  <계단의 하나코> + <그네를 타는 다리> + <테두리 없는 거울> 이 세편은 도시괴담을 바탕으로 한다.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 하얀 휴지 줄까?라는 유명한 괴담, 약간의 변형은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충 화장실에 느닷없이 나타나서 색깔 휴지를 고르라고 하고 죽여버리는 이야기다. 내가 어릴적엔 빨간 휴지를 받으면 피를 흘리며 죽고, 파란 휴지를 받으면 똥물에 빠져죽고 하얀 휴지를 받으면 하얗게 질식해서 죽는다고 했었는데, <계단의 하나코>는 살짝 다르다. 그녀는 화장실이 아닌 계단에서 나타난다. 그리고 휴지가 아닌 상자를 준다. <그네를 타는 다리>는 분신사바에서 약간 병형된 큐피트놀이로 인해 벌어지는 일을, <테두리 없는 거울>은 미래를 보는 거울이야기다. 내가 어릴적엔 밤 12시에 화장실에 쭈그리고 앉아 입에 칼을 물고 거울을 봐야 한다고 그랬었는데..ㅋㅋㅋ <테두리 없는 거울>은 나이 숫자만큼 빨간색 초에 불을 켜면 볼 수 있다는 식으로 전개된다. 이러고보면 일본이랑 우리나라의 괴담이 비슷한 점이 참 많다.(어디서 들었는데 일본에서 전혀졌다라는 말도 있긴하더라.) 괴담이야기는 여기까지. 단순한 괴담이면 매력이 없겠지요? 세 가지 이야기가 괴담을 밑바탕에 깔고 있긴하지만 그 안에 츠지무리 미즈키만의 매력이 담겨있다. 츠지무라 미즈키는 특히 여자들의 감정을 참 잘그려내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테두리 없는 거울에> 특히 그런 장점을 맘껏 발휘했다. <계단의 하나코>는 일본에서 짧은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고한다. 아래의 링크를 따라가면 볼 수 있다. 뭐, 그렇지만 난 드라마보다 책이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드라마는 너무 모호하고 애매하게 만들어놓았다. <그네를 타는 다리>는 너무 모호해서 살짝 아쉬웠다.


<아빠 시체가 있어요>는 정말 기이하게 끝난다. 뭐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모호하다. 시체를 발견하고도 아무렇지 않게 처리하는 그 가족들이 무섭다. 마지막 <8월의 천재지변>은 무섭기보다 그립고 애처로운 이야기이다.  



 <테두리 없는 거울>은 가독성이 참 좋다. 기담이나 괴담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 작품이다. 따뜻한 봄날 약간의 오싹함을 느껴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이 책을 살짝 내밀어주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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