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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발칵 뒤집은 판결 31 - 법정에서 바라 본 세계사의 극적인 순간들과 숨은 이야기
L. 레너드 케스터 외 지음 / 현암사 / 2014년 5월
평점 :
소설보다 더 흥미로운 이야기
소설책을 보면 엽기적인 살인사건이라던지 황당한 사건사고 같이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을 것같은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등장한다. 하지만 막상 소설을 벗어나 우리 일상을 들여다보면 소설보다 더 엽기적이고 황당한 일들이 종종 일어나고 있으니, "세계를 발칵 뒤집은 판결 31"에 담긴 이야기를 읽고 있으면 정말 실제로 일어났었던 일임에도 너무 엽기적이거나 황당해서 오히려 소설같이 느껴진다. 참 세상엔 별별 일이 다 일어나는 구나 싶다.
책 제목에서 언급했다싶이 "세계를 발칵 뒤집은 판결 31"엔 31가지 법저에서 바라 본 세계사의 극적인 순간들과 숨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스코틀랜드 여왕 메리의 재판, 잔다르크 재판같은 역사적으로 유명한 재판부터 O.J 심슨, 오스카 와일드 같은 유명인의 재판까지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눈길을 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세가지 사건은 <오스카 와일드 재판>, <루스 스나이더-저드 재판>, <도쿄 전범 재판>이다. 이 외에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았지만 우선 이 세 사건을 언급하고 싶다.
- 오스카 와일드 재판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란 작품으로 유명한 오스카 와일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을 읽으며 그의 작품 속에서 동성애적인 분위기를 느꼈으며 그가 동성애자라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읽은 기억도 있다. 그런데 좀 더 자세한 내막은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동성애 애인 더글러스의 부친이 더글러스와의 관계를 끝낼것을 요구하며 오스카 와일드를 괴롭히자 그는 더글러스의 부친을 고소하기에 이른다. 사실 그 당시 동성애는 법적 처벌을 받는 범죄였기에 오스카의 주변인들은 전부 고소를 멈출 것을 요구했지만 오히려 오스카의 애인 더글러스가 고소를 부추긴다. 의기양양하게 시작했던 고소는 결국 상황이 역전되면서 오스카에게 불리하게 진행되고 애인 더글라스는 도망을 간다. 오스카는 결국 역으로 처벌을 받게 된다. 정말 버라이어티한 삶을 산 작가인 것같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속 인물이 곧 자신과 자신의 주변인물들의 이야기였던 것같다. 소설과 작가의 삶을 이렇게 연결해서 보니 참 흥미롭다.
- 루스 스나이더-저드 재판
이 책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건들과 달리 <루스 스나이더-저드 재판>의 허접 그 자체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어설프게 살인을 저지른 걸까? 정부와 살기 위해 돈많은 남편을 살해하지만 결국 정부에게도 버림받고 죽고 마는 여자. 루스 스나이더의 마지막은 더 비참하다. 전기의자에 앉아 죽음을 당하는 장면을 신문기자가 찍어서 온 세상에 까발렸으니 말이다. 이 사건은 정말 황당할정도로 어설퍼서 기억에 남는다.
- 도쿄 전범 재판
세계 대전을 일으킨 일본, 우리나라을 비롯한 여러 나라 민족을 학살한 전범국가. 요즘에도 끊임없는 망발로 한국과 중국의 신경을 긁는 일본. 심지어 과거의 죄를 희석시키는 만행까지 저지르는 일본. 그런 일본의 죄를 단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참 그게 쉽지 않다. 그런데 1946년 5월 도쿄에서 전범 재판이 진행되었다고 한다. 미국등 강대국들의 압력에 의해 진행되어지긴했지만 전쟁을 일으킨 범죄자들을 심판하는 자리가 열리기 했던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결과는 흐지부지 끝나고 만다. 이런 기회가 있었음에도 그 기회를 살릴 수 없었던게 마냥 아쉽다. 역사문제 앞에서 일본은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나 비열하고 염치가 없다.
이 외에도 흥미로운 사건이 많다. 이 책은 처음부터 읽을 필요가 없다. 자신이 읽고 싶은 부분부터 읽으면 된다. 특히 화장실에서 독서하기 참 좋은 책이다. 세계사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 흥미를 유발시키기도 좋은 책이고. 여러모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