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다고 말 못하는 아기 돼지 네네
사비네 루드비히 글, 사비네 빌하름 그림, 유혜자 옮김 / 은나팔(현암사)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싫으면 싫다고 말해요!

 

 가끔 유치원에 다니는 꽁주가 이런말을 할때가 있습니다. "엄마, 나는 xx를 주기 싫은데, 친구들이 자꾸 달래." 그럼 전 이렇게 말하죠. "한 번씩 번갈아 쓰는 건 어떨까?" "니가 양보하면 다음엔 친구가 양보해줄꺼야." 등등등 가끔은 제가 제시해주는 방법이 먹힙니다. 그런데 말이죠. 정말 자기가 좋아하는 물건은 주기가 싫을때가 있습니다. 또는 지금 당장 내가 필요한데, 이걸 빌려주면 내 일을 할 수 없을 때라던지요. 아이들도 그럴때가 있습니다. 그럴때는 양보도, 번갈아쓰기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않죠. 그래서 꽁주는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물건은 유치원에 절대 가져가지 않습니다. 가져가면 친구들을 빌려줘야하고 혹은 망가지기도하니까, 자기 나름대로 터득한 방법이더라구요. 하지만 쓰고 있는 또는 써야하는 물건을 빌려주는 일은 좀 애매해집니다. 그래도 전 말하죠. "이건 지금 쓰고 있어. 조금 기다려줘."라고 말하라고요. 헌데 한번은 꽁주가 그러더군요. 그렇게 말하면 친구가 싫어한다고요. 그래서 전 다시 구구절절이야기해주었습니다. 하지만 니가 하기 싫은데 억지로 빌려주었을때, 그 친구를 미워하는 마음이 생길 수도 있고, 그 친구로 인해 니가 하는 일이 제대로 끝나지 못할 수도 있어. 그러면 그건 너한테도 그 친구와 너의 관계에 있어서도 안좋은거야.라고요. 그런데 이렇게 이야기하고 나니 아이가 그러더군요. 엄마 쪼금 알것같아. 라고. 그니까 이해가 잘 안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좀 더 쉽게 아이한테 이야기해주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해지더라고요. 그때 이 책이 있었다면 바로 써먹었을텐데!!  

 "싫다고 말 못하는 아기 돼지 네네"이야기는 위에 상황에서 딱 필요한 내용이 담긴 책입니다. 아기 돼지 네네는 바다에 물놀이를 가려고 튜브도 챙기고 공도 챙기고 놀면서 먹을 간식도 한가득 챙기죠. 이제 한가득 챙겨들고 바닷가를 향해 걷는데 강아지가 튜브를 던져보라고 합니다. 던지기 싫은데, 그렇지만 싫다고 말못하는 네네는 튜브를 던지고, 강아지는 튜브를 터트려버립니다. 바닷가로 가는 내내 친구들은 네네의 것을 반강제적으로 빌려달라고 합니다. 네네는 빌려주기 싫은데 빌려주죠. 그러다 결국 바다에는 가지도 못하고 진흙탕에 빠지게 됩니다. 네네는 그제서야 외칩니다. "싫어~~~~~"라고요. 

 


 

 네네가 싫어라고 말하는 순간 네네를 놀리던 친구들이 자신의 조금 미안했는지 네네를 돕기 시작하죠. 다행히 이야기는 해피엔딩입니다. 하지만 네네가 싫어라고 이야기하지 못했다면 네네는 진흙탕에 빠져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 울음만 터뜨렸겠죠. 매번 '싫어'라는 말을 달고 사는 건 보기 좋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이랑은 함께 놀기도 싫고요. 하지만 살다보면 분명 '싫어'라고 이야기해야할 때가 있습니다. 꽁주는 네네를 통해서 그걸 배우죠. 그리고 남의 물건을 마음대로 빌리고, 함부로 다루는 친구들의 행동에 대해서도 생각해봅니다.

 

 제가 어렸을때는 무조건 양보하라고만 가르쳤었는데요, 그러다보니 심지어 착한 아이 컴플렉스라는 것도 생겼죠. 분명 너무 과하게 지것만 챙기게 하는 건 안되겠지만, 이젠 자기 의견을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법을 알아야하는 것도 중요한 것같습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꼭 읽어주면 좋을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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