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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의 미, 칠월의 솔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11월
평점 :
김연수라는 작가님의 이름은 참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분의 소설은 읽어본 적이 없더군요. 그래서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사월의 미, 칠월의 솔"엔 김연수 작가님이 쓰신 11편의 단편 소설이 담겨있습니다. 이 단편 소설들을 읽으면서 김연수 작가님이란 분이 어떤 글을 쓰시는 분인지 알 수 있을 것같았거든요.
"사월의 미, 칠월의 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따뜻하면서도 아프고, 잔잔하면서도 쓸쓸합니다. 11편의 단편 소설들은 전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결국 본질은 "우리가 사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야기들 속엔 사랑이 있고, 아픔이 있고, 가족이 있고, 우리 사회가 담겨 있습니다.
11편의 단편들 중 가장 마음에 와닿는 건 두번째 이야기 "깊은 밤, 기린의 말"입니다. 자식을 키우는 엄마의 입장이어서 그런지 아이들의 모습에 마음 한 구석이 짠해졌습니다. 아픈 동생만 생각하는 엄마, 아빠가 야속하지만 동생을 위해 강아지를 찾아 나서는 쌍둥이 누나의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대견합니다. 어린 아이들이지만 엄마, 아빠를 위해 슬픔을 억누르는 모습, 아픈 동생이 미울대도 있지만 그 동생을 위하는 누나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김연수 작가님의 글은 부드러우면서도 참 예쁜 것같습니다. 격정적이진않지만 잔잔함 속에서 감동을 주는 그런 작가님인 것같습니다. 사실 단편 소설이다보니 뭔가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이야기가 그냥 여기서 끝나버리면 안될 것같은데, 좀 더 많은 이야기들이 더 있을 것만 같아 허전한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갈증이라고나 할까요? 서점에서 책을 고를때 미리보기로 책 전반적인 느낌을 아는 것처럼 전 이 책을 통해 김연수 작가님을 아주 조금 맛본 듯한 느낌입니다. 김연수 작가님의 장편 소설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책으로 작가님께 조금 가까워진 기분도 드는 그런 밤입니다.
마음에 드는 글귀 :
그렇게 서귀포시 정방동 13602번지에서 바다 보면서 3개월 남짓 살았어. 함석지붕집이었는데, 빗소리가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 우리가 살림을 차린 사월에는 미 정도였는데, 점점 높아지더니 칠월이 되니까 솔 정도까지 올라가더라. 그 사람 부인이 애 데리고 찾아오지만 않았어도 시 정도까진 올라가지 않았을까?
- 사월의 미, 칠월의 솔 中-
함께 읽으면 좋을 책 : 신경숙 -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