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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슴은 내거야! ㅣ 그림책 도서관
올리버 제퍼스 글.그림, 박선하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6월
평점 :
올리버 제퍼스는 앤서니 브라운, 존 버닝햄의 뒤를 잇는 천재 그림책 작가라고 불릴 정도로 요즘 핫한 그림책 작가로 많은 상도 수상한 작가입니다. 제가 올리버 제퍼스라는 작가를 처음 만난 건 "나무 도둑"이란 책이었습니다. "나무 도둑"은 숲에서 나무가 사라지고 동물친구들이 직접 나서 범인이 누구인지 잡는 유아를 위한 추리 그림책이라고나 할 수 있습니다. 그때 그림도 너무 귀엽고 내용도 너무 예뻐서 너무 맘에 들더군요. 그 작가의 신간이 나왔다니 안 읽어볼 수가 없더군요. 게다가 "이 사슴은 내 거야!는 "2013년 아일랜드 최고의 어린이 도서상", "2012년 아마존 최고의 그림책 선정", "2012년 아일랜드 올해의 책 아동서 부문 수상"할 정도로 핫한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에 대한 기대치가 마구마구 올라갔죠. 그리고 올리버 제퍼스는 역시나 절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유화를 배경으로 한 멋진 그림부터 제 맘과 아이의 맘을 사로잡습니다. 아이도 예쁘다고 난리입니다. 내용은 더 매력적입니다. 교훈적인 내용을 아이들의 눈에 맞춰 유머러스하게 풀어냅니다. 어느 날 우연히 지오는 야생 사슴 한마리를 만납니다. 지오는 야생사슴을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여러규칙을 정한 뒤, 자신의 규칙대로 야생 사슴을 길들이려고 합니다. 하지만 야생사슴은 야생사슴일 뿐 지오의 뜻대로 되지않습니다. 이런 지오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동물을 대하는 인간의 자세에 대해 돌아보게 됩니다. 지구엔 인간을 비롯한 여러 생물과 동물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인간은 지구의 지배자인냥 군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지구상에 사는 모든 생물과 동물을 마음대로 조정하려고 하죠. 그 결과 자연은 망가지고 동물들은 멸종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오의 모습을 통해 동물을 비롯한 모든 자연은 우리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이런 교훈적인 이야기를 작가는 이야기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고 있죠.

지오는 사슴이 자신의 규칙에 맞춰 자신을 구해줬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림을 잘 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사슴은 그져 사과를 먹고 싶었을 뿐이죠. 우연찮게 지오를 구했을 뿐이고요. 또한 서로 사슴을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실소를 불러일으킵니다. 자연은 인간의 마음대로 되지않습니다. 작가는 이렇게 자신의 생각대로 멋대로 자연을 해석하고 지배하려드는 어리석음을 야생사슴 한마리의 행동으로 유머러스하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정말 멋진책입니다.

게다가 "나무 도둑"에 등장했던 나무 도둑이 이 책 속에 등장해서 너무 반가웠습니다. "나무 도둑"을 읽었던 딸아이는 나무 도둑이었던 곰이 등장하자 너무 반가워했답니다. 이런 작가의 위트는 정말 깜찍하기 그지없습니다.
다섯 살 딸아이는 마지막에 등장하는 아저씨가 가장 재미있었다고 합니다. 뭐 결국엔 "그래서 엄마, 사슴의 주인이 누구야?"라고 묻긴했지만요. 다섯살 딸아이가 이 책에 내포된 의미를 찾아내는 것은 조금 어려웠습니다만 제가 "사슴의 주인은 없어. 사슴은 사슴이야. 사슴은 주인이 필요없어. 야생사슴은 혼자서도 잘 살거든. 지오도 할머니도 아저씨도 전부 사슴의 주인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아니란다."라고 말해주니 고개를 끄덕입니다. 음, 사실 얼마나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계속 이 책을 읽어달라고 들고오는 것을 보니 꽤 마음에 들었나봅니다. 아이가 좀 더 크면 그 교훈적인 의미를 깨닫게 되겠죠?
너무나 사랑스럽고 재미있었던 "이 사슴은 내 거야!"였습니다. 이 작가의 다음 그림책도 무척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