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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는 어떻게 태어났어요? ㅣ 세용그림동화 9
산드라 프아로 쉐이프 글.그림, 안지은 옮김 / 세용출판 / 2012년 4월
평점 :
울 토실이를 임신했을때, 그땐 정말 전 철부지 엄마였습니다. 아이를 가진다는 거, 그냥 엄마라면 당연한거겠지라며 막연하게만 생각했더랬습니다. 막상 아이를 낳고 아이를 사랑으로 기른다는게 얼마나 어려운일인지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아이를 낳아봐야 엄마 아빠 고마운걸 안다더니 딱 제가 그짝입니다. 내 자식을 길러보니 친정 엄마, 친정 아빠가 달라보였습니다. 한 땐 엄마처럼 혹은 아빠처럼 그렇게 안키울꺼야!라고 호언장담했었는데 하다보니 그게 쉽지만은 않더라구요. 아이에게 소리지르지 않기, 아이에게 화내지않기, 아이를 때리지 않기 등등 이런 것들이 얼마나 인내심을 요구하던지, 쉽지않았습니다. 엄마, 아빠란 존재는 정말 아이를 통해 다시 한번 성장하는 구나 싶었습니다. 요즘 가끔 토실이랑 싸우고 나면 (고작 4살짜리 꼬맹이랑 싸우다니..ㅡ.ㅡ;;) 초심으로 돌아가자라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뱃속에 있었을때 그 감동, 그리고 내가 이 아이에게 해주려 했던 보든 것들을 되돌아 보려합니다. 그리고 아이에게도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엄마가 널 어떻게 낳았고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엄마, 나는 어떻게 태어났어요?>란 그림책은 크라코트 부부가 아이를 가질 준비를 하고 임신이 되어 아이를 뱃속에 가진 순간부터 아이를 낳기까지 사랑으로 아이를 기다린다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딱 우리 부부 이야기 같더라구요. 모든 부모들이 읽으면 아~ 내 이야기구나 할꺼예요. 이런 이야기를 아이에게 하기는 은근 쉽지않습니다. 그런데 책을 통해 이야기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아이가 내 뱃속에 있었던 시절이 떠올라 그 이야기를 들려 줄 수 있었습니다.

엄마가 임신사실을 알고 초음파 검사를 하는 장면을 보니 우리 토실이를 초음파로 처음 만났던 때가 떠올랐습니다.
"토실아~ 넌 맨 처음 작은 콩알이었어.", "정말?" 자연스럽게 아이를 초음파사진으로 만났던 그때 이야기를 책 읽어주는 중간 중간 해 줄 수 있었습니다. 신이 나서 초음파 사진을 들고와서 다시 보여주었지요. 몇번을 보았던 거지만 막상 책을 읽고 접하니 좀 색다르게 느껴졌나 봅니다. 무척 신기해 하더라구요.

크라코트씨가 부인을 위해 음식을 사다나르는 장면을 보고 있자니 울 신랑의 헌신적인 노력이 떠오르더군요. ㅎㅎ
먹고 싶다는거 있음 다 사주고, 멀리 부평까지가서 떡볶이 사다주고, 오죽했음 울 친정엄마가 "내가 니 시엄마라면 좀 샘나겠다."그러실 정도였습니다. 울 신랑의 지극정성은... 울 토실이에게 이 이야기도 들려주었습니다. "니가 뱃속에 있으면서 먹고 싶은게 어찌나 많은지, 엄마 빵이 먹고싶어, 엄마 고기가 먹고 싶어. 자꾸 이야기해서 엄마가 포식했다니까. 그래서 봐 엄마가 살이 절로 쪘어."라고요.. ㅎㅎㅎ
책 읽는 내내 집안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집니다. 아이도 자신이 엄마 뱃속에서 어떻게 자랐는지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기분이 좋은가봅니다.

그림도 일러스트마냥 무척 예쁘고, 색채도 따뜻합니다. 아이를 가지고 아이를 기다리는 사랑으로 가득찬 엄마, 아빠의 감정을 그림이 대신 표현해주는 것만 같습니다.
아이를 가졌을때의 느낌을 자연스럽게 아이에게 들려 줄 수 있어서 넘 고마운 책이었습니다.
"토실아, 니가 태어나서 엄마 아빠는 너무 행복하단다. 고마워~"라고 아이에게 다시금 이야기 해줄 수 있었던 그런 너무 예쁜 그림책이었습니다.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꼭 함께 읽어 보세요. 온 집안이 사랑으로 가득차는 그런 느낌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