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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남겨져 ㅣ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박도영 옮김 / 북스피어 / 2011년 6월
평점 :
미야베 미유키, 미미여사로 불리우며 수많은 팬을 보유한 그녀. 전 <하루살이>를 통해 맨처음 그녀를 접했습니다. 처음 하루살이를 읽었을땐 뭐랄까 그냥 '가볍게 읽기 좋구나.', '일본판 전설의 고향같다.'정도 였습니다. 그다음에 접한 소설은 <외딴집>입니다.<외딴집>을 읽고 나서 인간이란 존재의 무거움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가가님의 캐릭터는 최고였습니다.
그 다음에 읽은 책은 <혼조 후카가와의 기이한 이야기>입니다. 이 책도 좀 가볍다고 생각했습니다. 전설의 고향같다고나 할까나, 그런데 <하루살이>에서 느끼지 못했던 묵직함을 맛보았습니다.(아마 하루살이도 지금 읽으면 다른 느낌일 것 같습니다^^;;)
"귀신도 악령도 살아있는 사람이다."
아무래도 미미여사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건 귀신도 악령도 아닌 사람이다.' 라는 것을 늘 염두해두고 글을 쓰는 분이신것 같습니다.
제가 구구절절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홀로 남겨져>에서도 무서운건 사람이였습니다. '미먀베월드' 제 2막이라 불리우는 에도시대 배경의 소설속에서도 인간이 가장 무서운 존재였고, 현대물인 이 소설속에서도 무서운건 인간이더라구요. 뭐랄까 미미여사님의 소설속 귀신은 전혀 무섭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간보다 더 인간적으로 그려지는게 귀신인것 같습니다.
<홀로 남겨져>속에는 초자연 현상을 다룬 7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평소라면 그냥 가볍게 읽었을 텐데 가장 무서운건 사람이다라는 이야기가 떠오르니 7편의 단편들이 마냥 가볍진 않습니다. 5번째 이야기 '속삭이다'에서도 결국 속삭였던건 그 사람의 그릇된 마음, 또다른 자신이 아니였을까요. 6번째 이야기 '언제나 둘이서'속 기미에에게는 동정의 마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뭐 3번째이야기 '내가 죽은 후에'같이 좀 훈훈한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마지막 이야기 '오직 한사람'처럼 리에코이 집착이 섬뜩하게 느껴지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너무 빠져들었던 탓일까요. 책을 읽고 나니 묵직합니다. 사람의 분노, 집착, 원한 등등 결국 무서운건 사람이구나 싶습니다. 왠지 미미여사에게 빠져드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것같습니다.
정말 평소라면 뭐 심심풀이 땅콩같은 이야기 재미는 있는데 뭐..보통 정도라며 별세개를 던졌을텐데, 오늘은 별 네개를 줍니다. 한개는 왜 빠지냐고요? 음...뭐랄까 아직 100%미미여사의 매력에 빠진건 아니라서? ㅋㅋㅋ 여튼 조금 미미여사를 안듯한 기분입니다. 그녀의 다른 작품들도 마구마구 읽고주고 싶은 그런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