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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신청 후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상상력이라는 키워드에 정의처럼 표현됐던 것을 본 적이 있다. 딱 그 표현과 맞아 떨어지는 책이다.
책에게 말할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작가와 독자만이 누릴 수 있는 권력이다. 이 책은 그 보이지 않는 책과의 대화를 가시화해 보여준다. mbti N이시면 꼭 읽어보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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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농장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44
조지 오웰 지음, 문지혁 옮김 / 휴머니스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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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도서제공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은 고전 중 고전이다. 많은 출판사에서 번역본을 내놓았다. 그런데 굳이 휴머니스트의 번역본을 골라야 할 이유가 뭘까? 요즘 떠오르는 "MZ한" 느낌의 출판사?

아니다. 당연하게도 번역 맛집이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차이나는 번역은 바로 "number 6 shot" 부분인데, 보통 그 부분은 누락되거나 오역된다고 한다. 오역으로는 '여섯 발을 쏘았다'라고 표현되는데, 사실 number 6 shot은 '새를 쏘는 데 사용하는 특정 크기의 사냥용 산탄'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역자는 누구인가? 바로 문지혁 작가이다. 작가로만 알았는데 언어에 재능이 뛰어난 분인가보다. 번역체도 좋았다. 어색한 부분이 없이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번역이었다.


책도 얇고, 가벼운 편이라 들고다니면서 읽기에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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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몸으로
김초엽 외 지음, 김이삭 옮김 / 래빗홀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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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몰두’ 하지 않는 사람.

→ 몰두 : 허무에 빠지지 않고 살아가기 위한 규칙. 즉, 이 세계가 마치 물리적 현실인 것처럼ㄹ 살아가는 행위.

‘달고 미지근한 슬픔’의 세계관

: 거대한 양자 컴퓨터 속 큐비트서버로 구현된 시뮬레이션. 더는 진짜 인간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 세계. ‘데이터 세계’

  • 하지만 그 어떤 것도 그들에게 살아 있다는 감각, 현존감을 주지 못했다. (31p)

실험이 거듭될 수록, ‘세계가 물리적 현실의 완전한 복제가 아니라 모사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더 선명’해질뿐이었다.

  • 하지만 이미 시작된 생각은 멈추지 않았다. 점차 감각이 이상해졌다. 일주일 뒤에는 단하의 눈에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 피부에 흐르는 땀, 토스트의 맛 같은 것이 전부 비누 거품처럼 미끄럽게 흘러내리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34p)

첫 번째 단편인 '달고 미지근한 슬픔'을 읽으며 남긴 메모들이다. 흥미롭기도, 다시 몸에 느껴지는 감각들을 되돌아보기도 했던 단편이다. 


몸을 주제로 기억, 조우, 불가능에 대한 이야기들을 한 SF 앤솔러지가 반갑다. 

특히 '내일의 환영, 어제의 휘광'은 언어와 기억을 엮어 잘 녹여낸 소설이다. 단편이라 중간에 갑자기 전개가 급해지는 부분이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좋았음을 부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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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소문과 영원의 말
나인경 지음 / 허블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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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 얼마나 짙어야 이런 서사가 가능할까?
모든 기억을 삭제당했는데도 잔존하는 것들로 이어지는 서로에 대한 그리움이 ... 너무.... 날 힘들게 해..

그리고 그 그리움의 대상이 보내는 신호라고 믿고자 한 목소리에 대해 프로그램의 오류라고 말하는 여자가 있다. 여자의 오류를 제거할 수 있다고 하는 말에 오히려 두려움을 느끼는 안 ... 왜냐면 신호일 수도 있잖아!!!!!!! 그리고 목소리랑 그동안 대화해왓잔아...!!!! 그런 목소리를 프로그램의 오류라고 하고 제거하는 작업을 하면 ... 그걸 인정하는 게 되니까 더 슬프자나요...

너무 재밌고 슬픈 소설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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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 싶은 엄마에게
한시영 지음 / 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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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고싶은엄마에게 #달출판사 #서평단


*이 게시물은 서평단 활동으로 게시되었습니다.


흔히들 K-장녀라고 불리는 딸들은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알았을 것이다. 이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엄마의 유일한 소통창구가 된 장녀들은 사랑과 증오가 뒤섞인 혼란을 겪는다. 누군가의 감정 쓰레기통이 된다는 것 자체도 사실 버거운 일인데, 그 상대가 엄마라면 장녀들은 기댈 곳 없이 그저 휘날려 다니는 삶이었을테다. 

엄마한테 이런 감정을 느낀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은 학창시절부터 20대 중반까지 쭉 함께했다. 독립하고나니 멀어짐으로써 괜찮아졌지만, 종종 걸려오는 전화가 날 붙들었다. 누구보다 사랑하지만, 누구보다 버겁고 힘든 존재가 엄마라는 게 이 서평을 쓰면서도 마음이 좋지 않다. 


그렇지만, 딸들도 엄마가 된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삶을 선택한다면) 한시영 작가도 그런 경험을 한다. 그리고 엄마와 자신의 관계를 반복할 때를 발견하게 된다. 물론 아이를 낳음으로써 어떻게 자식에게 그럴 수 있었지, 라는 원망이 들기도 할테다. 하지만 나 자신도 완벽한 엄마가 될 수 없기에 나의 엄마가 떠오르면서 엄마가 보낸 사랑의 흔적들을 발견하기도 한다. 엄마가 됨으로써. 


부모자식간의 사랑은 왜 더 특별할까, 그 중에서도 모녀간의 사랑은 왜 가장 특별할까.


같은 여자라서 겪는 가부장제의 일들을 공감하거나 공감해주지 못하거나, 구하지 못하거나, 막아주지 못하던 그때의 서로를 이제는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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