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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주식 어떤 기업에 투자할 것인가
고은미 지음 / 토네이도 / 2026년 1월
평점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이 책은 미국 주식 투자 입문서처럼 보이지만, 실은 독자를 가려내는 책에 가깝다.
끝까지 읽고 나면 “그래서 어떤 주식을 사야 하지?”라는 질문보다 “나는 이런 투자자가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떠올랐다.
책에서는 끊임없이 ‘기업’을 보라고 말한다.
주가, 차트, 이슈보다 기업이 어떤 문제를 풀고 있는지, 그리고 그 문제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이 과정은 생각보다 피곤하다. 빠른 수익을 원하는 사람에게 이 책은 만족스럽지 않을 것이다. 대신 느리고 지루한 질문을 반복해서 던진다.
인상적인 점은, 저자가 특정 기업을 ‘정답’처럼 제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독자가 스스로 걸러내도록 만든다.
“이 기업의 성장은 구조적인가?”,
“일시적인 유행에 기대고 있지는 않은가?”,
“경쟁자가 쉽게 따라올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다면, 그 기업은 자연스럽게 후보에서 탈락한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나면 투자 리스트가 늘어나기보다는 오히려 줄어든다.
살 기업보다 사지 말아야 할 기업이 또렷해진다. 이 지점이 이 책의 진짜 효용이다. 투자는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불필요한 선택을 줄인 사람이 오래 살아남기 때문이다.
버티는 힘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이 결국 투자 이야기를 하면서도 ‘사고방식’을 다룬다는 점이다.
미국 주식 시장은 한국보다 크고, 빠르고, 잔인하다. 그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정보가 아니라 태도라는 메시지가 곳곳에 깔려 있다. 조급함을 버리고, 확신이 없는 기업에는 손대지 않는 태도 말이다.
『미국 주식, 어떤 기업에 투자할 것인가』는 수익률을 약속하지 않는다. 대신 한 가지를 분명히 알려준다.
이 책의 기준을 견디지 못하는 투자자는, 시장의 변동성도 견디기 어렵다는 사실을.
결국 이 책은 “어떤 기업에 투자할 것인가”보다, “어떤 투자자로 남을 것인가”를 묻는 책이다.
그 질문이 불편하다면, 이 책은 끝까지 읽히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질문이 마음에 남는다면, 이미 투자의 방향은 조금 바뀌기 시작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