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유명한 더글러스 애덤스를 만나 반가웠다. 함께 은하수를 여행하지 못한 것이 아쉬워 멸종위기 동물 추적 프로젝트를 좇기로 했다. 아이아이 여우 원숭이와 코모도 왕도마뱀, 카카포, 양쯔강 돌고래 등 모두 처음 듣고 보는 동물들이어서 나의 무식함을 개탄스러워하다, “긴긴밤”이라는 책에서 알게된 북부흰코뿔소를 찾을 때는 친한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기뻤다. 우리 인간은 우리에게 필요한 아니 우리의 먹거리가 되는 동식물의 개체를 늘리느라 수많은 동물의 터전을 없애고 심지어 멸종시켜왔다.더글러스 애덤스는 마크 카워다인과 함께 멸종위기 동물을 추적하면서 그동안 우리 인간이 해온 추잡한 행위의 결과를 직시한다. 그리고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존중하면 동물도 사람도 함께 살 수 있다는 명쾌한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우리에게 시간이 많지 않다. 우리가 서두르지 않으면 그 다음 멸종 대상은 여전히 세상에서 가장 잘난 줄 아는 바로 그 존재 ‘인간’이 될 수도 있다.별표를 하나 뺀 이유는 더글러스 애덤스 역시 서구인의 관점을 가졌다는 것이다. 저도 모르게 나오는 서구인 특유의 오만함이 묻어 나온다. 합리적임을 자처하지만 DNA에 흐르는 속성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348쪽 동식물은 인류가 등장하기 전에도 사라졌었다. 하지만 멸종의 속도가 달라졌다. 수백만 년 동안은 한 세기에 평균 한 종이 멸종했다. 그러나 선사시대 이후에 일어난 대부분의 멸종은 지난 300년 사이에 집중되었다.그리고 최근 300년 동안 일어난 대부분의 멸종은 지난 50년 사이에 일어났다. 그리고 지난 50년 사이에 일어난 대부분의 멸종은 지난 10년 사이에 일어났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가속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현재 해마다 1천여 종의 동식물을 지구에서 멸종시키고 있다.: 내게 가장 큰 무서움을 준 글귀다.
자신의 그림자를 팔고 햇빛이 환하게 비치는 곳에는 가지 못한다는 사람. “그림자를 판 사나이”에 대한 짧은 글을 읽고 궁금해졌다. 밝은 곳에는 가지 못하는 걸까, 악마에게 속아 몸이 망가지거나 움직이지 못하게 된걸까?아니면 밤에만 다닐 수 있는 저주에 걸린걸까?그림자가 없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여러가지 의문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처음 들어 본 작가의 이름은 익숙치 않아 어렵고 버거웠다. 서문에 나오는 푸케도 에두아르트도 모르겠고 페터 슐레밀은 도대체 누군가? 나(페터 슐레밀)은 오랜 여행을 끝내고 육지로 돌아왔다. 가진 것 없는 페터는 그 지역 유지 토마스 욘에게 추천장을 가지고 간다. 욘씨는 페터에게 건성으로 인사하고 주변사람들에게 자신의 재산을 자랑하기 바쁘다. 페터는 그들을 따라 다니다 머쓱해져서 자리를 빠져나가려 한다. 욘씨의 곁에서 온갖 물건을 꺼내는 신기한 주머니를 가지고 있던 회색 옷을 입은 사내가 쫓아온다. 머리를 조아리며 너무도 멋진 그림자를 팔라고 한다. 머쓱해진 페터는 놀리는 줄 알고 거절하지만 사내는 온갖 진귀한 물건으로 그를 유혹한다. 금화가 무한정나온다는 ‘행운의 자루’에 홀려 그림자를 팔아 버린다.하찮게 생각했던 그림자가 안보이자 사람들은 그를 안쓰럽게 생각하거나 불쌍해 하거나 무시하기도 한다. 학생들은 그림자가 없다며 그를 비난한다. 간신히 마차를 타고 돌아온 페터는 방에 틀어박힌다. 금화만 있으면 행복해질 것 같았는데 오히려 초라해진 자신의 모습에 괴로워 한다.하지만 돈은 쓰임새가 있다. 다락방에서 호텔로 방을 옮길 수 있고 하인도 둘 수 있다. 충직한 하인 벤델을 얻은 것은 페터에겐 행운이다. 벤델에게 회색옷의 사내를 찾으라 했지만, 배를 타고 이곳을 떠나 몇 년 몇 날에 다시 방문하겠다는 소식을 듣고는 절망한다. 덩치큰 벤델은 페터의 그림자가 되어 어디든 따라 다닌다. 하지만 그림자 없는 사나이에 대한 소문이 퍼져 결국 페터는 자신이 누군지 모르는 곳으로 떠나기로 한다.페터는 새로운 곳에 터를 잡고 페터 백작으로 살아간다. 착하고 사랑스러운 미나와 결혼을 꿈꾼다.페터는 그림자가 없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고 미나와 결혼할 수 있을까? 미나는 그를 인정해 줄까?페터는 어떤 삶을 살아갈까?다 읽고 나니 서문이 이해되었다. 샤미소의 친구를 참칭한건지 친구가 재미를 더하고자 서문에 서문을 끼워 넣은 건지 모르지만 재치있다. 주인공 페터 슐레밀은 왜 그렇게 그림자가 없음을 절망했을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이 문득 떠오른다. 인간은 혼자서 살 수 없다. 또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어야 한다. 환한 세계만으로는 모든 생물이 살 수 없다. 샤미소가 살던 시대는 자본주의가 꽃피우려는 시기다. 돈이 모든 것을 지배하리라는 전조가 여기저기 보인다. 하지만 샤미소는 돈보다 소중한 것이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영혼일 수도 있고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일 수도 있다. 아니면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고 돈을 무조건 비판하지는 않는다. 돈은 사람을 파괴할 수도 있지만 누군가를 구할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200년이나 된 책을 고전이라 부르며 여전히 읽는 것이 아닐까.#그림자를판사나이 #아델베르트폰샤미소 #최문규 #세계문학 #독일소설 #열림원
눈을 감고 있는 아이의 얼굴이 슬프다. 평화롭게 잠든 모습이 아닌가 보다. 눈물인지 콧물인지 모르는 것이 흐른디. 어두운 아이의 모습을 빛들이 감싼다. 밝은 오렌지빛 표지가 따뜻하게 다가온다.주인공 빅키는 여덟 살이다. 인도 자이살메르 골목에서 인도의 전통 음료 차이를 파는 아저씨 가게에서 일한다. 친구 티티는 음식점에서 허드렛일을 한다.빅키와 티티는 부모님이 진 빚때문에 고기잡이 배에서 목숨 걸고 엉킨 그물을 푸는 일을 하다 도망쳤다.티티는 음식점에서도 여전히 매를 맞고 손님들이 남긴 음식으로 끼니를 때운다. 티티는 빅키에게 다시 도망치자고 한다.티티는 큰 도시 델리에 가서 구두닦이를 하겠다고 한다.빅키는 차이 만드는 법을 배우겠다고 한다.둘은 세상에서 가장 구두를 잘 닦고, 차이를 잘 만드는 사람이 되어 만나기로 한다.티티가 떠나고 빅키는 어떻게 버틸까?티티가 떠나며 준 ‘아기 안은 엄마’ 모양의 돌을 만지며 온기를 느낀다.6월 12일은 세계아동노동 반대의 날이다. 하지만 세계에는 여전히 비키나 티티같은 아이들이 많다. 작가는 인도 자이살메르에서 여행 중에 맞닥뜨린 아이들의 노동하는 모습이 잊히지 않아 이 글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나도 몇 년전 태국여행에서, 학교 갈 시간인데 바나나를 파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마음이 편치 않았던 적이 있다.티티는 자신이 아무리 고되고 어려운 삶을 얘기해도 동전 몇 푼 던져주는 외국인들의 모습에 실망하고 스스로 훌륭한 어른이 되어 아이들을 돕기로 마음 먹는다. 부끄러웠다. 나도 그런 외국인이 었구나.티티와 빅키는 이미 빛나고 있다. 스스로를 돌보며 빛낼 줄 안다.그들은 우리와 같은 자리에 있다. 책 속에서 엄마를 보고 싶은 마음 굴뚝같았지만,다시 우리 동네로 돌아간다면 나쁜 사장이 나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여기까지 여행 올 수 있는 사람들이 그런 푼돈을 아끼겠어? 자기 나라에 가면 잃어버려도 찾지 않을 만큼 적은 돈이야.”나는 그 말에 충격을 받았다. 잃어버려도 될 만큼의 돈이라니. 그런 돈이 있다니.“다시 지옥으로 돌아온 것 같아. 맞는 게 너무 끔찍해. 돈도 안 주고. 난 얼른 돈을 모아서 학교에 다니고 싶단 말이야.”하루에 열다섯 시간 동안 일을 해도 부모님의 빚은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다.“빅키, 너는 인도에서 가장 맛있는 차이를 만드는 사람이 되는 거야. 나는 세상에서 가장 구두를 잘 닦는 사람이 될 거야. 그래서 우리 다시 만나자.”걸레질을 하고 있어야 할 티티가 보이지 않았다. 탈출에 성공한 모양이었다. 눈물이 작은 자갈처럼 투둑투둑 떨어졌다. #빛날수있을까 #동화 #어린이책 #그림책 #초등추천도서 #샘터어린이 #샘터 #샘터사 #서평이벤트
김제동은 웃기는 사람이다. 그의 입담에 배꼽이 빠지게 웃다가, 정색을 하며 논리적으로 반론하면 그 박식함에 놀라다가, 그쵸그쵸 하며 짓는 미소에 감동과 따뜻함을 받게 되는 사람이다. 몸과 마음이 지쳐 있을 때였다. 인스타그램에서 8년 만에 <내 말이 그 말이에요>라는 공감에세이를 발표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제목 자체가 위로가 되었다. 그의 재치와 위트, 그리고 절로 끄덕여지는 말투가 나를 푸근히 안아줄 것 같았다. 머리말을 읽다가 힘들 때, 기쁠 때, 문득 아무 페이지나 펼쳐 주세요. 그리고 말합시다. 이야기합시다. 그래야 우리가 삽니다. 이 구절을 만나는 데 눈물이 툭 쏟아질 뻔 했다. 내 마음을 토닥여 주는 것 같았다. “내 말이 그 말이야.”하는 것 같았다. 책은 여덟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김제동 특유의 입담과 자기자랑이 싫지 않을 만큼 꼬박꼬박 나온다. 나에게는 반려견이 없지만 함께 사는 가족이 있다. 탄이와 김제동이 함께 사는 것과 우리 식구가 함께 보듬으며 사는 것이 다르지 않다. 짧은 이야기를 읽으면서 얼마나 많이 눈물을 글썽거리다가 또 킥킥 거리며 웃었는지 모른다. 옆에서 게임을 하던 아들이 자꾸 쳐다본다. 본 책이 나오면 꼭 읽고 싶다. 나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읽고 울다 웃다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책이 많이 팔리면 제동씨도 좋은 일 많이 할 테니 그 역시도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책 속 이야기1장 봄 그리고 밥나의 베이스 캠프, 나혼자 먹는 밥이 서글플 때도 있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내 손으로 나를 먹이는 일만큼 더 행복과 위로도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꽃들에게, 당신에게 “너로 충분하다. “오롯이 너의 결대로 살아도 괜찮다.”듣기만 해도 마음이 편해지는 말들입니다. 사람을 살리고 기운을 북돋우는 말들이지요.2장 이래야 우리 삽니다 그런데 놀랍습니다. 같이 살고 난 이후로 탄이의 똥이 더럽지 않습니다. 희한합니다. 남의 개똥은 아직 더럽거든요. 그래도 길 가다가 남의 개똥 안 치운 것도 가끔 치우고 갑니다. 혹시 개 키우는 사람들 싸잡혀 욕먹을까 봐 어쩔 수 없이 치워요. 그런데 우리 애 똥은 더럽지가 않아요.:아기 낳아 키울 때 경험하는 신비로움. 제동씨도 경험하다니. 7장 외로운 사람 모여라!팬클럽 베드로!:공식은 아니라지만 기꺼이 인천 베드로가 되련다!
도서관에서 우연히 만난 <채소 식탁> 지구 온난화도 내 가족의 건강도 늘 최우선 순위이기에 냉큼 빌려왔다. 비건 레시피들은 생각보다 복잡한 게 많아서 마음은 가지만 제대로 차리기가 어려웠다. 어렸을 때 집에서 엄마가 해주던 나물 반찬과 된장찌개가 거의 다였다. 이 책은 채소로 차리는 아주 쉽고도 다양한 메뉴가 가득하다. 심지어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는다. 식구들 매일 달라지는 음식이 맛있고 다양해서 좋다고 한다. 덮밥 종류도 많아서 혼자사는 이들도 쉽게 해먹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계속 두고 보고 해봐야겠기에 ebook으로 주문을 해서 아무 때나 보고 음식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