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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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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도 봤는데 책이 더 재미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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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라이프 특강 - 2년 연속 해외 인터넷 청년 봉사단 활동, 공모전 27관왕 좌충우돌 조 선배의 무한열정 캠퍼스라이프!
조정희 지음 / 라온북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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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위 특성화된 학교라고 불리우는 곳에 다니는 대학생이다. 그래서 대외활동이니 공모전이니 하는 것들에 비교적 자유롭다. 하지만 그만큼의 무료한 대학생활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이번 학기가 시작되면서 이전보다 더 나은, 뜻깊은 대학 생활을 보낼 방법을 찾던 중 발견한 책이 바로 <캠퍼스 라이프 특강>이었다.

공모전이나 대외활동을 무작정 시작하기에는 알고 있는 정보도 너무 없었고, 또 한편으로는 선뜻 시작할 용기가 나지 않았는데 이 책의 소개글을 보고 이제 시작해보려는 나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시작하는 것에 대한 망설임이 더 커 미루는 일이 다반사인 사람들에게 날리는 일침, 대학교를 다니면서 어떤 것이 자신에게 중요한 것인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주는 조언들, 청춘이기에 누릴 수 있는 것들에 대한 격려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글을 읽으며 어른이라면 아이보다는 더 나은, 더 정답에 가까운 것들을 결과로 내놓아야 한다는 압박과 실패하지 않아야 한다는 강박, 20세가 넘어가면 철이 들어야 한다는 사회의 시선들이 얼마나 많은 시작을 멈추게 하였는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일단은 이러한 두려움이 시작을 더디게 만들었으니 도전이란 것을 할 수 있을리 만무하고 도전이 없으니 항상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의 반복인 것이었다.

 

 '어차피 한 번뿐인 인생인데 그깟 철 좀 안 들면 어때?'  

p.39

 

20대 후반에 크다면 크다고 할 수 있는 도전을 하고, 성공을 한 나이지만 새로운 곳에서 또 다른 도전을 해보자고 결심한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전과 같이 무료하고 의미없는 하루 하루를 다시 보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걱정들을 다 뒤로 하고  되찾은 나의 길을 후회 없도록 보내고 싶어졌다. 

 "난 나이만 먹었지. 철은 덜 들었어!" 라고 간혹 사람들에게 말했지만 정말 나이값 못한다고 수근거릴까 망설이곤 했는데, 그렇게 망설이는 동안 후회로 지내온 시간들이 너무 아쉬워져 책을 보는 내내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이제는 시작해야한다고. 더 이상 망설이다가는 또 다시 지금까지와 같은 10년을 더 보내고 난 후에 다시 후회하게 될거라고.

 

 더 많이 공부하고 더 자주 도전할 때 결과도 좋다. 종이는 구겨질수록 더 멀리, 더 높이 날아가는 법이다. 마음이 비참하고 자존심이 구겨진다면 더 멀리, 더 높게 날아갈 징조라 여기자. 한두 번 떨어진 것으로 속상해할 필요도 없고 화낼 이유도 없다. 도전하면 할수록 인생의 성공 확률도 올라가는 것이니까.

p.35

 

실패할 때마다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루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실패와 처벌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이루어졌고, 나는 틀린 답을 말하지 않도록 노력하기 위해 말문까지 닫아버렸었다. 틀릴까봐 떨며 시험을 치뤘고, 실패할까봐 무서워 새로운 것들을 피해왔다. 간혹 틀린 답을 말하고 나면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지만 친구들의 비웃음이 들리는 것 같아 혼자 땀을 뻘뻘 흘려댔다. 어른들의 기대치가 높아질 수록 나는 더 말이 없는 순종적인 아이가 되었고, 습관처럼 굳어져 이는 오랫동안 나를 괴롭혔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위의 구절을 읽고 나서 과거와 현재의 나를 돌아보며 또 하나의 다짐을 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원하는 답과 다른 답을 말하고나면 얼굴에 붉어지지만 그렇다고 이제는 입을 꾹 다물어버리지 않는다. 전과 같으면 못하겠다며 무서워하던 일도 어설프게나마 해내고만다. 그러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내가 느껴진다. 어설프게 도전해서 성공을 하지 못하더라도 그 때문에 자책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엔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기 시작했다. 

 

이 책을 읽고 또 한가지 도전해보게 된 것은 학술세미나에 참석하는 일이다. 학술세미나라는 것이 그 분야의 전문가들끼리 모여서 하는 아주 어렵고도 전문적인 것이라는 생각만 했기 때문에 한 번도 이것에 대해 생각해 본 일이 없었다. 하지만 관심있는 분야라면, 내가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학술대회에 참여한 경험에 대해 적어놓았지만, 나는 작은 것부터 해보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부산대학교에서 열린 교육학술세미나에 참석하였고, 많은 공부를 하고 왔다.  그리고 다른 꿈도 만들어왔다. 

 








 

 

<캠퍼스 라이프 특강>은 활기차고, 의미깊은 대학생활을 보낼 수 있는 정보들의 집합체이다. 학점관리 방법부터 시작하여, 공모전 자료 모으기 위한 웹사이트 정보, 책 추천, 공모전 도전 수기와 유용한 팁, 돈과 건강 관리 방법, 인간 관계와 관련한 것들, 여행, 면접법 등.

한 장, 한 장, 마음에 들어오는 한 구절, 한 구절 나를 성찰하게 하고,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주었다. 

 

데카르트는 말하기를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과거에 가장 뛰어났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것과 같다.' 라고 하였다.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책을 읽었을 때만큼 기분 좋은 일은 없는 것 같다. 무언가를 시작해보고 싶었던 때에 적절하게 만난 이 책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져와 실천 의지를 북돋아주었다. 가끔씩 잊어버릴 때마다, 그냥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마다 뒤적여 보며 앞으로도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으려 한다. 

 

'Don't wait until everything is just right. It will never be perfect. So what? Get started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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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국제기구에 거침없이 도전하라
김효은 지음 / 엘컴퍼니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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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접했을 때, 생소하게만 느껴졌던 국제기구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몇 년 전 정치 공부를 시작하면서였다. 가까운 주위에만 맴돌던 내 관심사가 더 넓게 뻗을 수 있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글로벌 시대라고 하는 현대 안에서 살아가면서도 멀리까지 내다볼 줄 모르던 나에게 국제기구라는 곳에서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졌었다. 그 당시, 국제기구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알게 되면서 세상을 넓게 보는 눈이 더 일찍 뜨였더라면 어땠을지, 내 앞에 더 넓은 길이 펼쳐졌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운 생각도 했었다.  지금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스스로에 대해 만족하고 있지만 내가 앞으로 만날 아이들에게 내가 그 나이대에 알지 못했던 더 넓은 세계를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이에 대해 이 책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교관인 이 책의 저자는 파리의 OECD 본부에서 국제기구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젊은이들을 위한 설명회를 열기 위해 일을 추진했다. 노력 끝에 개최된 설명회엔 200명의 한국인이 모여들었고, 정보를 하나라도 더 얻기 위해 열성적인 그들의 모습을 보고 감명받은 저자는 국제기구에 진출하고 싶어하는, 하지만 그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이 책엔 국제기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궁금해할 정보들이 한 곳에 모여있었다. 지식인에 국제기구 취업에 관련된 것을 검색해보면 자주 볼 수 있는 질문 중의 하나인 전공관련에 대한 이야기부터 필기시험에서 주의해야 할 점들, 국제기구에 진출하기 전 쌓아야 할 것들 등, 국제기구에 진출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것들에 대해 실례를 들어가며 자세히 풀어놓았다. 또한, 저자는 국제기구에 한국 젊은이들이 더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사회와 대학에서 어떤 일들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제시해 놓았다. 런던정경대학에서는 매년 국제기구들의 날이라는 행사를 열어 국제기구인사당담자들을 초청해 학생들에게 생생한 정보를 들려주고 있다는 것을 한 예로 들었다. 

 

 1부에서는 국제기구에 진출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것들에 대해 서술해 놓았다면, 2부에서는 WTO, OECD등 여러 국제기구의 탄생 배경부터 역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같은 국제기구에 대한 정보를 담아 놓았다. 정말 많은 국제기구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책에 등장한 국제기구가 이렇게나 많다. 국제기구 진출을 위해 꼭 필요한, 정해진 전공이 없다는 말이 이해되었다. 이렇듯 많은 국제기구가 존재하지만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그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국제기구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사실 또한 알 수 있었다.

 

 3부에서는 국제기구 진출을 희망하는 사람에게 절대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들을 담아냈다. 채용 공고를 어디에서 확인할 수 있는지에서부터 정규직으로 채용된 한국인의 인터뷰 내용, 지원서 작성 방법, 필기시험 보는 방법, 마지막 관문인 인터뷰 잘 하는 방법까지 실례를 들어가며 상세히 적혀있다. 

 

 국제기구에 관해 그저 객관적인 정보들로만 채운 책이 아니라 국제기구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부터 진출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 뿐만 아니라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그리고 그저 장밋빛 화려한 환상만 가지고 국제기구에 진출하려는 이에 대한 저자의 충고까지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내용들이 가득 담겨있는 그런 책이었다. 국제기구 진출에 관심이는 청년들 뿐 아니라 더 어린 학생들이 읽어보아도 좋을 그런 책이었다. 꼭 국제기구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어떤 분야의 일을 하든지 갖추면 좋을 내용들도 담고 있어 다른 길을 걷고 있는 나에게도 도움이 될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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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타임 놀 청소년문학 23
에드워드 호건 지음, 유영 옮김 / 놀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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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머타임은 여름철에 긴 낮 시간을 유효하게 쓰기 위하여 그 지방의 표준시보다 1시간 시계를 앞당겨 놓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유럽 여러 나라의 서머타임은 매년 3월 마지막 주 일요일에 시작되어 10월 마지막 주 일요일에 끝난다. 미국은 2007년부터 미년 3월 둘째 주 일요일에 시작되어 11월 첫째 일요일에 끝난다. 데이라잇 세이빙 타임(daylight saving time)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책 앞 쪽 일러두기 중-

 

 

 

 

 다니엘의 가족의 평화는  엄마의 바람이 들통 나면서 산산조각이 났다. 다니엘 집 현관에 있는 감시카메라가 집의 TV에 연결되어 있었는데, 다니엘이 감시카메라 화면을 보다가 엄마와 마을 보건의의 키스 나누는 장면을 보고 만 것이다. 그 일이 머릿속에 맴돌아 다니엘은 이상 행동을 보였고, 이미 감은 가지고 있었던지 다니엘의 아버지는 다니엘에게 엄마가 바람피는 장면을 보았냐고 묻는다. 대답하지 못하고 당황해 하는 표정을 보고 확신을 가진 아버지는 엄마를 용서하지 못했고, 그 바람에 엄마는 집을 나가고 아버지는 술을 많이 마시기 시작했으며, 다니엘은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던 어느 10월에 아버지는 다니엘에게 휴식을 취하자며 레저월드라는 스포츠 휴양단지로 함께 갈 것을 권유했고, 다니엘과 아버지는 그곳에서 일주일을 보내기로 한다. 다소 뚱뚱했던 다니엘은 스포츠에 흥미가 없어 그저 시간을 때우다가 우연히 한 소녀를 보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호수에서 물살을 가르는 소녀. 

싸늘한 피부에 몸과 얼굴에 멍을 달고 있는 기묘한 소녀, '렉시'

 

 그 소녀를 알게 되고 다니엘은 그녀에 대해 더 알고 싶어하지만, 렉시는 자신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를 꺼려했고, 이상한 점은 아무도 그녀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렉시와의 사이가 점점 깊어져 가면서 다니엘의 몸에는 이상한 상처들이 늘어나고. 렉시에 대한 의문을 떨쳐버리지 못한 다니엘은 렉시에 대해 혼자 알아보다가 과거에 큰 일을 당한 사건을 신문을 통해 알게 된다.

초현실적인 사람과 함께 비현실적인 일을 겪으며 다니엘은 자신이 강한 사람임을 깨닫게 되고, 죄책감도 어느 정도 이겨내게 됐으며, 아버지의 변화를 만들어 내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현실적인 가정문제와 비현실적인 만남의 이야기가 뒤섞여 아주 무겁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은 소설이었다. 300페이지 가량의 분량을 거침없이 읽어나갈 수 있었고, 조금 아쉬운 면도 있었지만 그럭저럭 재미도 있었던, 그런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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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홀 사계절 1318 문고 78
박지리 지음 / 사계절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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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언가 창의적인 생각들을 불러올 것만 같은 겉과는 다르게 속은 어둡고, 외롭고, 서글픈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아버지로부터 가정폭력이라는 고통을 안고 혼자가 되어버린 소년의 이야기가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빠르게 전개된다.

 

 

 주인공인 소년은 하루가 멀다하고 엄마와 누나, 자신에게 손을 대는 아버지로부터 도망치는 일이 일상이었다. 너무나도 증오스러워 '아버지'가 아니라 '그 사람'이 되어버린 남자와 매일 맞으면서도 반항 한 번 하지 않고 다음날이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아침밥을 해다 바치는 엄마를 진저리 칠 정도로 미워하며, 소년에게는 오로지 네살 위의 누나만이 위안이었다. 같은 고통을 느끼며 아버지와 엄마를 향해 함께 증오의 말을 내뱉는 것만이 소년과 누나에게는 위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고, 폭력을 피해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맨홀' 아래의 수로관이 둘에게는 유일한 안식처가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자 소년이 유일한 편이라고 여겼던 누나마저 변해 전처럼 소년과 맨홀 안으로 들어가 손을 꼭 붙들고 증오의 말을 뱉어내는 대신, 집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연극의 일부라고 상상하며 다른 안식처를 찾아 그것에 몰두하게 된다. 그러다 연극을 하겠다며 집을 나가서는 3년 후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집으로 돌아온다.


 

 집에서는 폭군처럼 굴며 가족들에게 폭력을 행사했지만, 밖에서는 다른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소방관이었던 아버지. 그 아버지가 갑자기 화재 현장에서 열여섯명의 사람을 구출하고는 사망하게 된다. 훌륭한 일을 하다 숨진 아버지를 추모하는 행렬들로 장례식을 북적이는 와중에도, 예전에는 그렇게도 증오해 마지않던 누나가 "아버지"를 부르며 오열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소년은 그저 이제야 평안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과 변해버린 누나에 대한 배신감으로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장례를 치룬다. 집에서는 그토록 끔찍한 사람이었던 아버지가 밖에서는 의롭고 훌륭한 사람으로 평가되는 것이 소년에게는 우습게 생각되었던 것이다. 그래도 아버지는 아버지라며 예전에 엄마가 했던 말을 똑같이 하는 누나를 보며 분노를 느끼는 동시에 죽음이라는 게 그 모든 고통스러운 기억과 증오를 다 잊게 할만큼 강한 것인지 소년은 좀처럼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소년은 가정폭력으로 인해 가질 수 있었던 많은 것들을 얻지 못했다. 편안함을 느껴야 할 집과 사랑받는다는 느낌들, 그리고 행여 은연중에라도 가정폭력의 그늘이 드러날까 친구들과도 거리를 두어 그 흔한 친구도 가지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한 기회에 한 무리의 친구들 사이에 끼게 되어 함께 어울려 다니다 네팔인 외국인 노동자 살인사건에 휘말리고, 소년이 그토록 증오해하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다른 아이들의 형량에 훨씬 못 미치는 벌을 받게 된다. 재활센터에서 16주를 보내고 나와서는 1년 보호관찰이 전부. 사람을 죽인 살인죄를 저지른 범죄자에게는 한없이 가볍게 느껴지는 재판 결과였다. 재활센터에서 16주의 시간을 보내고 나온 소년은 집으로 돌아가 검정고시 준비하며 시간을 보낸다. 얼마 후, 느닷없이 자기 아들이지만 두렵다며 오열하는 어머니를 두고 집을 빠져나온다. 모두에게 작별을 고하는 소년의 마음 속 말로 글이 마무리가 되는데, 죽음을 암시하는 듯해 마음이 많이 안 좋았다.  

 

 

 가정폭력이 가져온 다른 가족들의 불행한 삶을 보면서 화도 나고 동시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누구보다 가까워야 할 아버지를 증오하는 것이 어린 소년에게 얼마나 큰 고통이었을까. 엄마가 불쌍하게 느껴지면서도 밉고, 아버지를 마지막까지 용서할 수 없었던 소년에게 가정이라는 울타리는 가장 감추고 싶고, 끔찍한 악몽이었다. 아버지의 폭력을 피해 숨어들었던 맨홀 아래의 어두운 수로관만이 이 소년에게 안정을 줄 수 있었던 것이다.

 

 

 보호 받고 사랑 받아야 할 나이에 집이 가장 공포스러운 곳이라면 어떨지. 읽는 내내 소년의 마음이 전해져 가슴이 아팠다.

가정폭력 속에서 자란 사람들이 범죄를 저지르거나 정신적인 고통으로 괴로워하는 경우를 종종 미디어 매체를 통해 봐왔다. 어쩌면 먼 이야기가 아니라 내 주변에도 이런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타인에게 받은 폭력이라면 밝히고 치료를 받을 수 있겠지만, 가정폭력은 그 수치심때문에 숨어들고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치료를 받을 수가 없으니 그것이 나중에 더 큰 문제가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소년의 눈과 마음을 통해 본 가정폭력의 그 그늘은 말로 다 설명할 수도 없는 고통과 슬픔 그 자체였다. 어렸을 때 받은 상처가 쌓이고 굳어져 깊게 박혀버렸는데, 다 성장한 후 심리적 치료를 통해 치유한다고 완전히 없던 일처럼 치유될 수 있을까?

이런 슬픈 일이 어떻게 해야 사라질 수 있는 것이지. 잘 모르겠다.

그저 이런 고통을 받는 아이들이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만 맴돌았다.

오랜만의 묵직한 소설이었다.

가슴이 먹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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