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빌리의 노래 - 위기의 가정과 문화에 대한 회고
J. D. 밴스 지음, 김보람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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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공이나 육체노동을 하는  미국의 백인을 <힐빌리>라고 말한다.
이 책의 저자는 스코틀랜드계 아일랜드인 출신의 힐빌리다.
1984년에 태어난 J.D 밴스는 나이 서른 살 되는 해에 이 책을 쓴다. 소설이 아닌 회고록이다.  즉 nonfiction이다.

 

 

 

 

백인 노동 계층의 미래가 가장 어두운 곳 그레이터 애팔래치아 지역에서 J.D 밴스는 태어났다.
그곳은 미국에서도 가장 악착같고 고집스러운 문화를 아직까지 고수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다.
가난과 무식과 이혼과 게으름과 아편과 폭력, 살인이 만연한 그곳에서 아메리칸드림, 즉 신분상승의 꿈을 이룬다는 것은  그야말로 “개천에서 용이 나는” 일이다.
그가 태어난 미들타운은 산업혁명의 쇠퇴로 점점 내리막길로 접어들고 빈민층이 늘어나고 사람들은 자포자기, 사회에 대한 불만, 게으름으로 자가당착에 빠져 지낸다. 이러한 힐빌리들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정책방안이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노력 부족을 무능력이라고 착각해서 스스로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을 자각하는 데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J.D 밴스는 아메리칸드림을 기어코 이루어 내고 만다.
그것은 가족들의 변함없는 사랑과 가르침 덕분이라고, “뭐든 할 수 있다. 절대 자기 앞길만 막혀 있다고 생각하는 빌어먹을 낙오자처럼 살지 말거라(288p)”라고 통렬하게 꾸짖은 할모 덕분이었다고  작가는 회고한다.

 

그의 엄마는 늘  약물 중독으로  감옥을 드나들고 새로운 아버지 후보자들은 줄을 서고 있었다. 그런 엄마를 보면서 분노하고 원망하고 증오한다. 그러나  그에겐 거칠지만 사랑으로 돌봐주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가 있었다. 다행히 그 할머니와 할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평화스러운 소년 시절을 보낸다.
또한 자신의 주어진 환경에 대한 많은 갈등과 분노를 이겨내고 궁여지책으로 해병대에 입대한다. 거기서 진정한 용기와 끈기를 배우고  예일대 로스쿨에 입학하면서 그의 삶은  바뀌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런 신분상승의 이면에서 또 다른 면을 보게 된다. 엘리트 세상에 필요한 인맥, 허위, 가식......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옮겨간 문화적 이주자로서, 두 부류의 차이점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선진국인 미국에도 노동자들의 삶, 가난한 자들의 삶은 우리와 다를 것이 없다는 사실을  느끼게 된다. 이때까지 흑인들의 비참한 삶은 책으로 많이 접했지만 미국 백인 노동자들의 삶과 문화를 샅샅이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다.

 

가난을 타고났을 때 생기는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게 되는지에 관한 나의 실제 경험담을 들려주겠다는 것이 이 책의 근본적인 목표다.(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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