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각본에 따라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딸 또는 아들로서의 역할을 기대받고,
성인이 되면서 아내와 남편, 어머니와 아버지, 며느리와 사위 등의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가족 각본은 평소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대개의 경우 우리는 정해진 각본대로 따르는 걸 평범한 삶이라고 여기고 질문조차 하지 않는다.
익숙하고 당연하게, 때때로 버겁게 정해진 역할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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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번 공감하는 말이다.
약육강식의 정글의 법칙은 인간 세상에도 여지없이 존재한다.
'힘'이란, 약자를 도우라고 주신 신의 도구라는 걸 강자들은 몰라서인지, 알면서도 무시해서인지.....
아무튼, 모든 불평등은 결국, 힘의 논리다.
물리적인 힘, 경제적인 힘, 권력, ....
그 힘의 논리는 가족 각본에도 여지없이 적용된다.
그래서 나는 진작부터 가족제도에 대해서 신을 원망했다.(불경하게도.).
왜냐하면 성경에서부터 가족제도. 그것도 가부장제는 시작되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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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신기하게도( 신기해해야 하나? ) 현재 지구 어느 곳에는 여성 중심의 모계사회가 존재한다고 한다.
이를 태면 중국의 소수민족 ‘모 쒀 족’. 인도 메갈라야주에 사는 ‘카시족’. 이스라엘의 ‘유대인’ 이 그런 사회라고 한다.
특히 ‘모 쒀 족’에게는 결혼이라는 개념이 없다고 한다. 그러면 그런 가모장 사회에는 불합리한 가족 극본이 없을까?
어쨌든 대한민국에 태어난 나로서는 부러울 뿐이다.
◆ 한국 사회 가족 각본을 해부하다.
보편적인 가부장 제도의 가족 사회에 대한 불합리성에 대해서, 그리고 그에 따른, 소수자의 인권문제에 대해서 파헤친다.
남편 가족과 아내 가족에 대한 호칭부터 불합리함을 지적한다.
여성은 혼인을 통해 출구 없는 노동을 요구받는 것. 지금은 없어졌지만 근래까지 존재했던 호주제. 그리고 반드시 결혼을 해야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사회적 제도, 동성 결혼에 대한 부정적 시각, 법적으로는 일부일처제 지만 사실상 일부다처제를 용인하는 사회적 인식에 대해서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한다.
그러면서 요즘 점점 줄어드는 출생률에 대해서 작가는 따가운 질문을 던진다.
" 한국 사회는 아이가 살 만한 사회인가?"
"나는 내 삶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아이를 잘 살게
돌볼 수 있는가?"
"저출생을 극복해야 할 이유가 사회적 부양과 경제 발전을 담당할 인력 확보를 위해서라고 하면,
과연 사람의 가치는 노동력에 불과한 건가?"
이런 심오한 질문들에 우리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뒤 이어서 던지는 또 다른 질문.
"직접 양육이 어려운 장애인 부부는 임신이나 출산을 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보는가?"
나는 ① "예"라고 대답을 했다. 이성은 아니라고 하지만 솔직한 나의 본성은 "예"라고 대답을 하고 있었다.
나는 "선량한 차별주의자"인가? 사회 각본에 세뇌된 속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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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이 책은 가제본이기 때문에 3장까지 밖에 읽을 수 없다.
곧 정식 출판이 되겠지만 과연 작가는 독자들에게 또 어떤 날카로운 질문을 던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