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휴먼스 랜드 (양장) 소설Y
김정 지음 / 창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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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정 :

2044년 제1차 세계 기후 재난 선언

2050년 제2차 세계 지후 재난 선언

2051년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한 <오클랜드 협약> 체결

노 휴먼스 랜드 = 아무도 살지 않는 나라

기후 재난으로 인해 수십억의 사람들이 굶주리는 상황에서 2067년 드디어 UNCDF(유엔 기후 재난 기구)에서는 식량난을 해결하고, 폭염, 한파, 지진, 홍수, 가뭄, 산불 등으로 파괴되어가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서 세계 57%의 땅을 <노 휴먼스 랜드>로 정한다.

대한민국도 <노 휴먼스 랜드>로 지정되고, 바로 그곳에 다국적 인원인 다섯 명의 조사단이 파견된다.

노 휴먼스랜드로 지정된 후의 효과를 점검하고, 환경의 복원 상태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름 그대로 사람이 살아서는 안되는 그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고, 수상한 일들이 연이어 일어나고, 비밀에 비밀이 꼬리를 물고 드러난다.

더욱이 다섯 명의 조사단들의 출신이며 정체들도 역시 비밀에 싸여 있는데, 과거 도시, 난민 거주지, 그레이 시티, 등 다양한 곳의 출신들이다.

차례

1 부

노 휴먼스 랜드. 숨겨진 임무. 과거 도시인.

모래로 만든 집. 단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밤.

혼란의 순간. 말할 수 없는. 드러난 정체. 막다른 길.

잃은 것과 얻은 것. 이상하고 낯선. 별을 따라서

2 부

마주한 의문. 유일한 답. 다가오는 일.

되찾아야 하는. 감춰진 이야기. 수수께끼.

어떤 깨달음. 궁지에 모여. 어쨌든 꽃은 필 거야.

해야만 하는 일. 있어야 하는, 없어야 하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

3부

경계 너머. 남아있는 시간. 마지막 선택.

숨이 막힐 정도로. 달이 빛나는 밤. 폭발, 그 이후.

에필로그

기후 재난을 예견했던 화학전공자 '미아'의 할머니는 세계적인 식량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유전자 변형 식물을 키우는 <이터널 플랜트>라는 연구소를 세우고 사업에 성공한다. 그러나 할머니는 윤리적 자각으로 사업을 접으려고 하지만 그의 후배인 '앤'은 끝내 혼자서 '플론'이라는 식물을 재배하는데 성공한다.

사업장은 <노 휴먼스 랜드>중의 한 곳인 대한민국 서울이며, 현 서울 대학교가 있는 자리로써 지하 공간은 이터널 플랜트 연구소다.

그 연구소의 밑층에는 자신의 뜻에 반대하고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수용하는 수용소다.

'김미아'의 1인칭 관찰자 입장으로 쓰인 SF인 이 소설은 그야말로 다섯 명의 조사단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긴장감과 거듭되는 반전으로 '페이지 터너'소설이라 하기에 충분하다.

동료의 죽음, 타인의 존재에 대한 비밀은 서로 경계할 수밖에 없는 긴장과 두려움을 유발하지만 결국 그들은 좌충우돌하는 중에 서로를 오픈하게 되고, 돕고 이해 함으로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은 기후 위기라는 암울한 주제에도 불구하고 끝내는 독자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기후 재난으로 고통 당하는 인간들을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앤'의 <플론>이라는 식물은 아쉽지만 전혀 새롭지 않은 부분으로 비친다. 플론의 향이 결국은 인간의 자아를 잃어버리게 만든다는 설정은 마치 <멋진 신세계>의 '소마'를 비롯한 이미 많은 SF에 등장하는 환각제를 재 사용한 것 같아서 약간은 식상했다.

플론에 중독되면....... 자아의 경계가 흐릿해져.

주위에 존재하는 것이 누구든, 혹은 무엇이든 아무 상관이 없어. 눈에 보이는 전부가 내가 되는 거야.

그렇게 나는 공간과 시간을 초월해서 결국 모든 것과 연결되는 거지. 세상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는 거야. -191쪽

그렇게 자아를 초월한 깨달음을 얻은 사람들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 굳이 남에게서 무엇을 빼앗으려 하지 않지. 그건 나에게서 빼앗는 것과 마찬가지니까. 누구를 다치게 하지도, 무언가를 파괴하지도 않지, 그렇게 사람이 만들어내는 모든 종류의 문제가 자연히 사라지는 거야. 폭력, 절도, 전쟁, 기후 문제까지. 플론은 사람들을 고통과 슬픔, 외로움과 두려움에서 영원히 해방시킬 거야. - 192 쪽

플론의 영향을 받은 집단에서는 공격적인 행동이 전혀 관찰되지 않았어요. 반면 같은 기간에 플론의 영향을 받지 않은 집단은...-


UNCDF.

유전자 변형 식물 플론을 최후의 이상적인 방법으로 택하려는 '앤'

그것을 없애려는 다섯 명의 조사단, 그리고

기후재난을 기점으로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사회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플래그 리스'라는 단체,

불법 거주민.

이 모든 입장들은 나름대로 자기들만의 방법이 최선이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그것을 지켜내기 위해서 나름대로 목숨을 걸고 싸운다.

과연 누구의 판단이 옳은 것인가?

옳고 그름의 기준은 어디에 두어야 할 것인가?

그러나 나의 생각은 이렇다.

결국은 그 어느 것도 완벽한 위기 대책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그 무엇이든.....

과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환경 재난 문제의 심각성을 비롯해서 긴장의 흥미, 미래에 대한 통찰, 그리고 인간이란 어떠한 존재인가?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문제까지를 아우르는 심오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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