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의 근사치 오늘의 젊은 문학 6
김나현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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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보그; 생물 본래의 기관과 같은 기능을 조절하고 제어하는 기계 장치를 생물에 이식한 결합체.( 생물체가 일하기 어려운 환경에서의 활동을 위하여 연구하였는데, 전자 의족이나 인공 심장·인공 콩팥 따위의 의료 면에서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트랜스 휴먼이란, 인간과 닮았지만 개조에 의해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능력을 획득한 사람을 말한다. 인간과 포스트 휴먼(posthuman) 사이의 존재다.

▶포스트 휴먼이란, 인간과 기술(또는 기계)의 융합으로 나타나는 미래의 인간상을 일컫는 말로 정보 통신기술, 인지과학, 나노기술, 바이오공학의 발달로 인간과 기계가 합쳐짐으로써 더 이상 인류라고 봐야 할 지도 불분명한 신인류를 말한다.

▶ 포스트 휴먼 시대란,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사라지는 신인류(포스트 휴먼)들이 살아가는) 불멸의 시대를 말한다.

이들을 편의상 인간이라고 분류하자

▶휴머노이드; 인간의 신체와 유사한 모습을 갖춘 로봇

▶인공지능(AI); 지능을 갖고 있는 기능을 갖춘 컴퓨터 시스템이며, 인간의 지능을 기계 등에 인공적으로 시연(구현) 한 것이다.

이들은 분명 로봇으로 분류된다.

그렇다면 인간을 로봇으로 만드는 것이 더 효율적일까. 로봇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이 더 효율적일까?

로봇 같은 인간, 인간 같은 로봇, 로봇과 인간의 경계가 모호한 시대. 누가(어떤 것) 인간이고 누가(어떤 것) 로봇인지 구별하기가 어렵다.

그런 포스트 휴먼 시대를 그린 SF 소설.

몇 년도쯤인지 시대적 배경을 정확히 밝히지는 않는다. 다만 "70일 동안 내린 비로 엉망이 되어버린 '대재앙'이후의 지구인 것만 알 수 있다.

생존이 위협받았다. 위생과 치안이 유지되지 않았다. 살아 있다는 것은 기적인 동시에 고통이었다. 누군가 자신을 죽이지 않을까. 혹은 자신이 누군가를 죽이지 않을까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그러는 가운데 청소로봇들은 헌신적으로 주위를 청소했다. 그러나 대재앙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화자인 한이소가 일하는 태거 하우스는 그럼에도 희망을 만들어내기 위해 설립된 엔터테인먼트 회사 중 하나다. 주로 하는 일은 물난리로 유실된 필름 데이터를 복원하는 일이다. 그것은 과거를 복원하는 일과 다름없다.

인간과 로봇이 함께 살아가면서 서로가 서로를 모른다. 상대방이 인간인지, 기계인지. 아니 자신마저도 자신이 인간인지 로봇인지 모른다. 다만 서서히 나타나는 상황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인지하게 될 뿐이다. 그래서 인간과 로봇이 사랑하고, 서로 격려하고, 도와주고, 도움받는다.

감성 지능이 있어서 공감 능력을 가진 인간 같은 로봇, 인간이지만 기계보다도 더 차가운 심장을 가진 로봇 같은 인간. 과연 나는 어떤 인간인가? 아니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인간이란 무엇인가?

"나는 인간의 삶이 코드값의 변경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에 따라 변한다는 것을 K를 통해 알았다." ( P.144)

인공지능 개발 회사, '시프트'의 조수로 있던 로봇 타린의 말이다.

인공지능들은 자기 판단 능력이 있어서 인간을 해롭게 하거나 해치게 할 정도가 되면 스스로 퇴화하거나 작동을 멈춰버리게 설계되어 있다. 그래서 시프트 회사는 심각한 차질을 두려워하고 언더급 하우스(잔혹하고 혐오스러운 것을 만들려고 애를 쓰는 곳)에 넘기려고 하는 과정에서 개발자 K와 시프트 회사와의 갈등이 생기게 된다. 결국 K는 시프트 회사의 인공지능 개발자다. K는 이드(로봇)가 상업용으로 팔리는 것에 분개해 시프트 크게 싸우고 떠난다.



사람이란 아주 오래전 진화된 인공지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 '기계에게 인간이 진다'라는 열패감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요? 지금의 인간도 이전에 지구를 지배하던 어떤 생물을 위협하면서 살아남았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 어떤 생물은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인간을 개발했지만, 인간은 그들을 뛰어넘어 스스로 깨치고 살아남은 거죠. 그래서 인간이 악착같이 반목하는 것 중 하나가 다른 존재는 결코 깨우치지 못하도록 억압하는 것이 아닐까요? 물론 전부 농담이라고 생각해도 좋습니다. p.93

작가가 하고 싶은 핵심적 주제인 것 같다.

충분히 설득력 있는 농담(?)이다. 공감한다.

좋아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떠오르는 것들이 있었다. 아주 사소한 것들이었다. 루다의 높게 묶은 포니체일, 햇살을 받은 체리나무의 초록 잎사귀, 끄윽 소리 낼 때 수줍게 닫히는 미오의 부리 같은 것이었다. p.94

최초에 이드는 인간의 두 가지 속성을 배웠어. 하나는 인간의 어리석음, 그리고 하나는 인간의 지혜, 인간은 어리석기 때문에 망하고 지혜롭기 때문에 산다고 했어. -중략- 인간의 가치는 어리석음을 깨닫고 지혜의 길로 나아가려는 데 있어 p.118

그렇다 좋아한다는 건, 그건 바로 행복하다는 것과 이음 동의가 아닐까? 그러니까 행복이란 아주 사소한 것에서 느끼는 것들이다. 아이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조잘대며 풀어내는 썰(?). 머리카락 날리는 시원한 바람 한 점. 좋은 사람과 나누는 대화, 차 한 잔….

포스트 휴먼 시대의 인간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과학과 철학, 휴머니즘을 말하는 책. 사유의 근육을 키우는 책.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고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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