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한 것들의 세계 - 가장 크고, 가장 빠르고, 가장 치명적인 생물의 진화
매슈 D. 러플랜트 지음, 하윤숙 옮김 / 북트리거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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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주에 대해서 몇 %나 알고 있는가? 아니 그 우주속에 한 푸른 점. 지구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가?

뉴턴은 이미 수백 년 전에 이를 지적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 앞에 펼쳐진 진리의 바다에 대해서는 하나도 모른 채, 나는 그 바닷가에서 눈에 띄는 자갈이나 조개를 주우며 놀고 있는 아이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그런 '우주' 의 비밀은 차치하고 한 참 렌즈를 당겨서, 그 우주속의 미미한 푸른 점.< 지구>를 들여다 본다.

우리는 이 지구의 비밀을 알기에도 너무나 역부족이지만 일단 이 책은 우리 지구를 구성하고 있는 한 부분인 생명체에 대해 그 비밀을 살짝 들여다 본다. 광활한 우주적으로 볼 때는 '살짝'이겠지만 그래도 우리 인간의 지식으로는 너무도 놀랍고, 신기하고, 감탄할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해서, 기본적인 호기심만 있는 나 같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책을 놓지못하고 계속 넘기게 된다.




전쟁, 집단 학살, 영아 살해 의식, 조직 푹력 등 인간 사회의 암울한 주제들을 다루는 저널리스트인 작가는 스스로 이러한 불행을 상쇄하고 균형을 이루고자 "기쁨과 경외감을 가져다주는 일"로서 최상위 생명체들을 취재했다고 한다.







굉장한 것들의 세계는 굉장하다.

작가는 '진화론'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그러나 이 굉장한 생명들을 어떻게 진화론 만으로 다 설명한단 말인가?

<오리진/댄 브라운>에서는 주인공이 '기술로서 생명을 창조할수 있음'을 보여 준다. 부글부글 끓는 화학물질의 회오리 상태에서 생명이 태어나고 그것들은 스스로 진화한다.

스 · 스 ·로.

그들은 초 지능적인 존재들로 진화한다.

그러면 그런 원료는 어디서 생겨나는가? 그 기술은 어디서 생겨나는가? 그 지능들은 ….

자연선택. 성선택. 그 무엇으로 설명을 하더라고 창조론에 뒤지지 않는 미진한 부분들은 남는다. 각설하고.

어쨌거나 이 책은 일단 진화론으로 설명하면서 굉장한 것들의 세계를 그린다.

▶가장 큰 몸집에도 암에 걸리지 않는 코끼리

▶가장 작은 몸으로 방사능을 먹어 치우는 박테리아

▶4,000년 넘게 노화를 모르는 강털소나무

▶1초당 자기 몸길이의 300배 넘게 이동하는 진드기

▶고환이 작을수록 크게 울부짖는 고함원숭이

▶핵전쟁이 일어나도 태연하게 살아남을 곰벌레

▶암을 유발하지만 암에 맞설 무기도 되는 담뱃잎

▶인간보다 훨씬 앞서 지구상에 등장한 지적 존재 문어

인간은 그들에게서 그 굉장한 지혜를, 지능을 배워야 한다.

그러나 그것들을 배우기 위해서 인간은 또 그들을 죽여서 실험을 해야 하고 그래서 그 굉장한 능력들을 인간을 위해서 이용하려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인간은 또 자연을 훼손하게 될까, 아니면 세상을 더 살기좋은 곳으로 만들까?

그런데 인간이 우주의 비밀을, 지구의 비밀을, 자연의 비밀을 하나하나 알아간다는 것에 대해서 나는 희망보다는 염려가 앞서는 것은 왜일까? 열지 말아야 하는 판도라 상자를 여는 듯한 불안감이랄까?

결국 인간이란 존재는 가장 고등동물이 아니라 가장 하등동물이라는 자괴감이 드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아니, 어쩌면 <사피엔스>에서 유발하라리가 말하는대로라면 마침내 자연의 비밀을 알게된 호모사피엔들은 농업혁명으로 인해서 식물에게 길들여지고, 밀경작을 위해서 등골이 휘어진것 처럼, 마침내 그것이 인간에게 끔직한 재앙이 된 것처럼.

자연의 비밀을 캐낸 우리의 과학, 또한 인간에게 재앙이 되지는 않을까? 그 옛날의 농업혁명보다 자연의 법칙은 더욱 살벌하게 깨지고 그로 인해 절대 불평등은 더더욱 심각해 질지도 모른다. 아니 미래 학자들은 이미 그런 예견으로 입을 모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많은 생명체의 비밀을 제공하며 우리의 연구는 계속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 책은 흥미진진한 앎의 즐거움과 그로인한 교훈의 유익을 선물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신기하고 놀라운 것은 완보동물이다.

다 자라야 1.5mm밖에 되지 않지만 끓는 물에 넣어도 끄덕없고 절대 영도(-273.15°c)에도 상관없고 우주 공간으로 날려 버려도 마음 껏 즐질 것이며 방사선을 퍼부어도 별일 아니며, 수분을 모두 없애 버린다면 다시 물만 주면 되고, 몇십년 동안 냉동을 해도 탈수 가사상태라는 과정을 거쳐 역시 생존할 수 있는, 5억년을 걸쳐 진화하지 않는다는.이것은 가장 놓은 산꼭대기든 가장 깊은 바닷속 해구이든 가리지 않고 세계 곳곳에서 발견 된다고 한다.

그리고 나이먹되 늙지 않는 '히드라 불가리스.

1초당 자기 몸길이의 322배(인간 속도로 환산하면 시속 2,000km)까지 이동하는 진드기.

꼬리, 다리, 피부, 턱, 눈, 척추도 수십 번이나 반복해서 다시 자라고 흉터없이 회복 되는 신체재생의 달인 '아홀로틀'. 인간보다 더 똑똑해서 의식이 있고 지능이 있고, 기억하고 학습하고 결정을한다는 절지 동물들과 식물들….

그 외에도 너무 신기하고 놀라운 생물체들의 이야기가 끝도없이 이어진다.

또 그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을 되 씹다보면 과연 인간이 만물의 영장일까? 라는 의문이 들 뿐이다.

겸손해 지는 순간이다.

이들 중 많은 수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그렇듯이 나도 여전히 극단의 생명체에게 마음이 끌린다.

그리고 이런 마음이야말로 우리가 아이 같은 경외감과 흥분으로 세상을 다시 바라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에 등장할 최상위 특징의 생물을 어쩌면 우리 중 한 사람이 발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p.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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