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이 필요할 때 수필 한 편
오덕렬 지음 / 풍백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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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2cm x19cm. 300쪽. 카키색 표지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예쁘기까지 한 책이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도 마음에 든다. 완전 내 스타일. 만약 나도 책을 낸다면 이렇게 만들고 싶다.

‘힐링이 필요할 때’라는 부제대로 감성적인 서정이 가득실린 수필집이다.




머리말에서는 ‘나는 무랑태수, 즉 문학의 왕으로 진화한 <창작수필>입니다’로 인사를 시작한다.

1부, 2부, 3부에 이어 4부는 ‘수필론’이다. 나의 관심을 끄는 부분이다.

화자를 1인칭 주인공 ‘수필’로 설정하고 수필론에 관한 강의가 시작되는가 하면, 엣세(Essais)가 되고, 또 ‘창작문예수필’이 되어 수필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또 작가가 스스로 의장이 되어 482살 먹은 몽테뉴(프랑스)와, 892살 먹은 홍매수(중국), 8살 먹은 문창수(창작문예수필)를 초대하여 ‘수필의 허구’에 대한 논쟁도 벌인다.

논쟁 결과 <합의문>을 작성한다.

<합의문>

하나, 에세이의 시조는 몽테뉴이고, 창작에세이는 찰스 램에서 싹텄다.

두 장르가 함께 발전하도록 힘쓴다.

둘, ‘붓 가는 대로’는 잡문(메모)론으로 단 한 줄의 창작론도 없다.

이에 우리는 이를 공개 부정, 폐기한다.

셋, 창작문예수필문학이 제3의 창작문학이 되면서,

이제 변방문학 시대를 청산하고 문학의 중심부에 서게 될 날을 기대한다.

제3의 창작문학은 창작의 마루에서 <산문의 詩>로 태어날 것이니,

작품 창작과 이론 개발에 온 힘을 쏟는다.

p.291


그렇다면 이런 4부와 같은 형식이 바로 ‘창작문예수필’ 형식이 될 수있는건가?

복습하는 마음으로 정리를 해 본다.

▶.엣세(Essais)

1)‘시험하다’라는 뜻으로 ‘인포멀에세이’라고도 함

2)몽테뉴가 1580년에 시작 한 것으로 주로 명상적, 주정적으로 사색 하는 경향을 보임, (이 책의 주제는 내 자신이다)

▶.에세이(Essay)

1) 포멀 에세이.

2) 영국으로 건너가 베이컨에 의해 영국 에세이의 비조(鼻祖)가 되었다.

3) ‘객관적 소재’로 사회적인 문제를 다룸.

▶‘찰스 램’에 와서 1인칭에서 3인칭으로 바뀜.

1)‘창작적인 변화를 용인’

2)가명을 써서 소재를 객관화시키기도 함.

3)의인법을 쓰기도 하면서 ‘에세이도 진화 한다.’는 사실을 보여줌.

▶ 최근에 한국의 무명작가 이관희가 ‘창작문예수필’이란 이름을 붙임.

※ 즉, 창작수필은

원관념 소재를 비유-은유·상징적 대상으로 보는 것이다.

대상 사물과 나누는 ‘마음의 이야기’다.

시적 발상의 산문적 형상화다.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수필론을 이렇게 구성 해 놓은 발상이 신선하고 재미있다.

그저 제목 그대로 ‘수필 한 편’읽어볼 요량으로 책을 선택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크나큰 횡재를 한 기분이다.

개인적인 나의 생각으로는 제목을 <오덕렬 수필론>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도 생각 해 봤다. 그래서 4부를 첫 번째로, 1부와 바꿔서 편집을 했으면 좋을 것 도 같다. 물론 나의 개인적인 취향인지는 모르겠지만 수필론 공부를 하고나서 앞의 1, 2, 3부는 예문형식으로 읽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일 수도 있지 않을까?

솔직히 1부와 2부 3부에서는 약간은 진부한 듯, 자칫 흔한 ‘신변잡기’로 느껴지기까지 한 소재들로 이루어져서 눈꺼풀이 서서히 내려 왔었다. 사실 나와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 1945생 작가의 추억이지만 공감이 가지 않는 부분도 있었기 때문이다. 정말로 나의 눈을 반짝 뜨게 한 것은 4부였다. 내가 고민했던 <수필의 허구>에 대해서 친절하고 확실하게 설명 해 놓기 때문이다.

그런데 4부에서 이론 공부를 하고 보니 1부, 2부, 3부를 읽어야 할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이를테면 그런 기존의 형식은 ‘몽테뉴의 엣세’에 해당 되는 것이라고 하면 될것이다.

내가 제대로 이해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 이 책을 읽을 사람이라면 4부부터 읽기를 권하고 싶다.

그리고 이 책은 수필공부를 하는 사람에게는 필독서가 될 것이라고 감히 말 할수 있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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