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심이 - 안현심 자전에세이
안현심 지음 / 천년의시작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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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부리에 걸리는 돌멩이가 있다.

차마 버릴 수 없는 얼굴이 있다.

그렇다면 차라리 으스러지게 안아보자.

-20128년 깊은 겨울 안현심 쓰다-

언제나 혼자였던 아이.

1957년 아직도 남성중심의 시대에 태어난 그의 겨드랑이에는 날갯죽지가 근질거렸다. 그것은 '문학'이었다.

하지만, 기울어가는 집안에서 그녀는 향학열을 접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한때는 수틀에 갖혀지내기도 했다.

출판사일로 생계를 이어가며 마흔 다섯에 다시 향학열을 불붙여 석사, 박사과정을 이수하고 지금은 활발한 문학활동을 하고 있다.

드디어 그의 삶에 우담바라가 피었다.

심장이 무르녹고

눈물조차 혼절할 때까지

쇠망치 내리쳐 짓뭉개다가, 견고한 본성이 고개라도 들면 몸서리나는 얼음물에 집어넣더니

두드려보시오

물과 바람과 불을 품은 울음이

얼마나 먼 하늘을 팽팽하게 당기는지.

-「방짜 징」전문-

스스로 <방짜 징>이라 칭하는 그녀의 이름은, 어둠에 존재하기를 강요당하면서도 겨드랑이 깃털을 포기하지 않은, 콘도르를 숭배하는 '용감한 하늘 같은 사나이'다.

그러나 그 내면은 누구에게도 뒤 지지않는 생명존중가, 자연애호가이다.

온몸에 호스를 박고 신음하는 고로쇠나무을 보고 , 곰의 가슴에 구멍을 뚫어 쓸개즙을 마시는 흡혈귀같은 인간의 모습을 보고, 산채로 가죽이 벗겨지는 청여우의 피눈물을 보고 경악하며, 움츠린 작은 풀포기에도 눈물 흘릴줄 아는 여린 여인이다.

춤과 음악을 사랑하는 여인, 시를 위해 태어난 여인. 그것은 어쩌면 엄마의 끼를 오롯이 물려받은 건지도 모른다.

태어나지 못한 것,

젊어서 공부하지 못한 것,

 

강사로서 살아가는

삶의 주인이 되지 못한 채 에움길을 걸어왔다.

부유한 환경에서  것,

 

남편과 더불어 살지 못한 것,

모두가 나그네의 필요충분조건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나그네적 요소들이 힘을 합쳐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주인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믿는다.

그 주인은 바로 '문학'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이다.

에움길은 최고의 주인을 만들기 위한 눈물이었을 뿐이다.

-책머리에서-

 바로 나의 이야기, 내 이웃의 이야기같은 '공감의 삶 '을 볼수 있는 책이다.

"산을 넘고 급류를 헤쳐온 한 사람의 노래가 동시대 나그네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란다."는

그녀의 바람대로 이 책을 읽는이들에게 충분한 위로가 되는 책이다.

동시에 그의 '용감한 하늘같은 사나이'라는 열정에서 도전정신도 함께 배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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