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위안 -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2
보에티우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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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대 로마 제국의 철학자이자 정치가였던 보에티우스(475년과 477년 사이에 태어남).  그는 자신의 철학 사상을 정치적으로 펼치다가  테오도리쿠스 왕의 미움을 샀다. 결국엔 누명을 쓰고 먼 곳으로 유배되고 억류되어 있으면서 처형당할 날을 기다리는 동안에 쓴 책이 이 책이다. 
  이 책은 대부분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등, 이전의 많은 철학자들의 저서들을  인용, 참고로 쓰였다. 형식은 보에티우스 자신이 철학의 여신과 나누는 대화체로 되어 있으며, 시와 산문형식을 갖추었다. 여기서 철학의 여신은 플라톤의 대변자다.

철학 책이 이렇게  쉬울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마치 그리스 신화의 '아리아드네 공주의 실타래'처럼 철학의 미로를 막힘없이 술술 찾아갈 수 있도록 종착지까지 인도한다. 책을 놓을 수 없도록 긴장되는 철학의 웅변은 조금의 빈틈도 보이지 않는다.
그 어떤 무신론자도 철학이 인도하는 실타래에 끌리게 되고 마지막 그의  유신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즉, 플라톤 사상의 완벽한 논증이다

 

 

 

 


보에티우스가  감옥에 갇힌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시를 읊고 있을 때, 철학의 여신이 찾아온다.
철학은 자포자기에 빠져있는 보에티우스를 본래의 모습으로 회복시킬 것을 약속하고 그와의 대화를 시작한다.
보에 티우스의 모든 질문은 바로 우리 인간들이, 자신의 변론, 또는 신에 대한 항의를 쏟아내는  원천적인 질문과 대화들이다

철학은 보에티우스(인간)를  형이상학적인 세계로 인도해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추구하는 거짓 선들을 버리고 참된 행복에 도달할 수 있게 해 주고자 한다.
행운이란 무엇이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 세계에서 인간이 추구해야 할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이며,  또  참된 행복이라는 것. 신정론 문제.  신의 공평성, 인간의 자유의지와 신의 섭리, 신의 예지. 등에 대해서 대화하고  마지막으로 인간에게 진정으로 위안을 줄 수 있는 것은  "인자"이자 "최고의 선"인 신을 아는 지식을 열망하고 그 지식에 도달하는 것임을 논증한다.



신이 존재한다면 악은 어디에서 오는 것이고,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선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52p)

설령 어떤 사람에게 행운이 변함없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결국 그 행운은 그 사람의 죽음으로 말미암아 끝이 나고 만다. 너는 너의 죽음으로 행운이 끝나는 것과 네가 여전히 살아있는 동안에 행운이 너를 떠나 버리는 것은 엄연히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냐.(85p)

다른 피조물들은 신이 각자에게 준 것들만을 자신의 것으로 알고 거기에 만족한다. 그런데 신을 닮게 창조된 인간은 신이 준 지극히 고귀한 본성을 지니고 있는데도, 지극히 비천한 것들로 자신을 치장하려 든다.(99p)

땅과 바다와 하늘을 다스리는 것은 사랑이라네.(119p)

어떤 사람들은 처자식을 돌보는 목적이 처자식이 그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때문인 경우도 있다. 가장 고귀한 선은 우정으로서, 우정은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운명'의 범주가 아니라 '미덕'의 범주에 속하는 것인 반면에, 그 밖의 다른 것들은 권력이나 쾌락을 위해 선택된다.(128p)

진정한 현자는 대중의 찬사를 받았을 때가 아니라 자신의 양심에 부끄럽지 않게 행했을 때 그것을 선으로 여기고 자신의 행복으로 여기기 때문이다.(145p)

아내와 자녀들로 인한 즐거움은 분명히 지극히 고상한 것이겠지만, 자녀들은 부모를 괴롭게 하고 고문하기 위해 만들어 낸 것이라고 어떤 사람이 말한 것도 지극히 옳지 않은가(147p)

부모는 자녀들로 인해 행복할 수 없으니 자녀가 없는 것이 행복이라고 한 에우리 피데스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148p)
신과 행복도 하나이고 동일하며 서로 분리될 수 없다. 따라서 사람들이 완전한 행복에 도달하게 되면, 신의 신성에 참여하게 된다.(161p)

완전한 선이 참된 행복이라는 것을 이미 논증 했기 때문에, 참된 행복은 최고신 안에 있을 수밖에 없다.(162p)
그러므로 모든 행복한 사람은 신이다.(164p)

만유의 질서 정연함은 어떤 단일한 지성에 의한 것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강력하게 논증한다.(175p)

따라서 자신의 질서와 본성에서 벗어나는 것은 존재하기를 그치는 존재한. (196p)

결론은 모든 존재하는 것은 선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선으로부터 떨어져 나오는 것은 무엇이든지 존재하기를 그치게 된다. 따라서 악인들은 더 이상 존재하는 자들이 아니다.(202p)

모든 방식을 포괄하는 불변의 단일한 형태가 섭리이고, 신의 단일한 정신이 작정한 것이 시간 속에서 안배된 만물의 변화를 통해 이루어진 질서가 운명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223p)

이성 안에서 볼 때에 서로 모순되어 보이는 신의 예지와 자유의지는 신적 직관 안에서 서로 조화된다.(265p)

오직 모든 미래를 그 자체 속에 잡고 있고, 그 어떤 것도 시간과 함께 흘러가버려서 과거가 되어 상실하게 되는 것도 없이, 무한한 삶 전체를 동시적으로 완전하게 향유하는 것만이 영원하다.(270p)

그 자신은 미래에 일어나게 될 그 어떤 일들로부터도 제한이나 영향을 받지 않고, 신의 예지도 모든 것들의 본성 자체를 제한하거나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에게는 의지의 자유가 신의 예지에 의해 훼손됨이 없이 고스란히 존재한다.(276p)
당신은 조금 전에 행복에서 출발해서 행복은 최고선이라고 말씀한 후에, 최고선은 최고 신 안에 있다고 말씀함으로써, 신 자신이 최고선이자 완전한 행복이라는 것을 증명하고서, 사람이 신이 되지 않으면 그 누구도 행복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게 일종의 작은 선물로 주셨습니다. 또한 당신은 선이라는 저 동일한 형상이 신과 행복의 실체라고 말씀했고, 만물이 본성적으로 추구하는 저 단일성이 바로 선이라는 것을 내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런 후에는, 신이 선이라는 키를 가지고 만유를 다스리고 있고, 만물은 신의 명령에 자발적으로 복종하며, 악은 진정한 실체가 없는 것이라는 것을 논증하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이런 것들을 논증할 때, 외부에서 가져온 어떤 증거들을 동원해서가 아니라, 참된 명제들 자체 속에 내재된 필연적인 결론들을 이 글의 내는 방식으로 이 모든 것을 증명해 내셨습니다.(180p)
덧없는 기쁨도 버리고
두려움도 버리고
헛된 희망도 버려서
고통이 들어설 자리를 허용하지 말지니,
그런 것들이 지배하는 곳에서는
정신은 구름에 덮인 것처럼 몽롱해지고
영혼은 쇠사슬에 매이노니,(67P)       (이 시에서는 어쩌면 불교의 공空과도 맥을 같이 하는 것 같다.)

나에게는 아직까지도 가장 난해한  부분이  '신의 예지와 인간의 자유의지'이다.
이 책을 통해서 살짝 이해가 가는 것도 같지만 아직까지 100% 이해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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